수업일기(2013년도 6학년)

[324-24] 추석 면담 발표와 수학 익힘 탐구문제

참다리 2014. 2. 7. 11:48

땀샘학급살이통신문 324 덕정초 24

2013년 9월 22일

추석 면담 발표와 수학 익힘 탐구문제

 

옆 반 선생님 둘과 함께 면담을 하고 추석을 보냈다. 면담을 두 번하면서 질문 만들기 실습을 한 셈이었다. 이번 추석에는 과제를 냈다. 친지가 모이면 한 분을 정해서 면담하는 과제를 냈다. 아버지, 어머니, 삼촌, 이모, 사촌 형과 누나와 같이 여러 사람이 나왔다. 자기가 직접 질문을 만들고 사회를 보는 과제다.

 

 

번호를 뽑아서 칠판에 붙였다. 발표 차례다. 발표를 마치면 앉은 사람은 평가를 해준다. 5점 만점이다. 준비 못한 사람은 다음 날에 한다. 다 할 때까지 하루씩 미룬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준다. 보통 사흘 안으로 다 해낸다. 지금까지 그렇게 왔기 때문에 안 하고 넘어가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오늘은 한 사람만 빼고 모두 발표했다.

 

 

발표는 일이 분이면 끝났다. 맨 뒷자리 사람까지 잘 들을 수 있는 목소리 높이로 한다. 재미있거나 인상 깊은 내용이 있어야 좋은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두 선생님 면담 때 한 질문을 모두 모아서 복사해서 주었다.

면담은 무엇보다 질문이 재미있거나 좋아야 한다. 질문 자체가 호기심과 관심을 끌 수 있다. 앞 두 번의 수업은 아이들이 질문만 만들었다. 사회와 진행은 담임이 했다. 본보기였을 뿐이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 직접 자기가 해보라는 것이었다. 질문과 진행을 직접 하는 과제였다. 면접 대상이 아는 사람이라서 부담도 덜했을 것이다.

 

 

왜 공부를 했느냐, 그 직장을 그만둔다면 무엇을 할 것일까? 로또에 당첨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이 귀에 띄었다. 한 사람 한 사람 진지하게 발표할수록 다음 발표자들은 반쯤은 듣고, 반쯤은 준비하느라 바빴다.

 

 

한 사람씩 끝날 때마다 다섯 손가락으로 평가했다. ‘평가’가 목적이 아니라 잘 새겨 들어보자는 뜻이다.

가장 많은 손가락 점수를 대표 점수로 삼았다. 자기가 직접 평가에 참여한다는 마음이 집중도와 참여율을 높인다. 남 것을 잘 봐야 자기 것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한 차시를 넘겨 둘째 시간도 이어졌다. 두 번째 시간은 시청각실로 옮겼다. 역시 시청각실 자체가 발표를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보통 이런 식으로 발표를 끝까지 하고나면 다른 교과 시간을 잡아먹는다. 그래서 교과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예상 못한 시간 운영 때문에 한 주의 교과 시간 계획을 뭉치거나 미루기도 한다. 오전 오후 시간을 바꾸기도 한다.

시간표대로 맞춰 나가기보다 과제를 ‘끝까지’ 챙기는 일이 때로는 더 중요하다. 시간에 쫓겨 ‘대충’ 넘기면 아이들도 ‘대충’ 과제를 하고 ‘대충’ 시간 때우기 식이 과제 해결이 될 수 있다. 한 번 벌린 일은 끝까지 챙겨야 한다. 제대로 못하면 또 다시 할 수 밖에 없다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모든 교과가 다 소중하지만, 교과 특성과 내용이 천천히, 빨리, 묶어서, 재구성해서 가르칠 것도 생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가 발표하고 실습할 필요가 있는 단원도 있다. 그런 단원이 한 주에 두 개가 걸리지 않도록 교과를 조정해야한다.

한 주에 한 과목 정도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집중이라 해서 다른 교과를 소홀히 하라는 말이 아니다. 집중해서 학습할 시간을 모으거나 묶어서 시간표를 조정해보자. 이렇게 하면 결국, 교사 설명보다는 아이들 발표 시간이 더 늘어난다. 결국 빠짐없이 다 한다, 해야 한다,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마음이 들게 해야 한다. 그런 마음을 튼튼해지면 다음에 다른 학급이나 교과 학습도 소홀하지 않게 끝까지 한다. 못하고 빠뜨려도 혼내거나 화내지 않고 끝까지 하도록 모두 함께 봐주고 챙겨야 한다.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수학 탐구활동 문제 풀이

 

 

국어 면담 공부가 이번 주 학습 중심이었다. 이때 수학은 원뿔과 원기둥 단원이었다. 비교적 아이들과 수월하게 해결하는 단원이다. 직감으로 맞출 수도 있는 문제가 많다. 진도도 빨리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한다. 쉽다고 여기는 부분이 막상 문제를 풀게 해보면 틀린다. 이런 부분을 놓치면 안 된다.

 

6학년을 벌써 이어서 다섯 번을 하니까 어느 부분에서 많이 혼란을 겪고 실수하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다. 교사에게 큰 배움이다. 전문성을 살리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단원에서는 회전체를 그리는 것과 회전축을 품은 평면으로 자른 단면 모양, 수직으로 자른 단면 모양을 헷갈려 한다. 언뜻 보면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한 사람씩 직접 그려보라고 하면 대충의 회전체 모양만 그리고 만다.

 

위 사진에 나오는 문제를 한 번 보자.

 

가로가 5cm이고 세로가 7cm인 도형을 회전하면 어떤 회전체가 되는지 그려보라는 문제가 있다. 세 아이에게 동시에 풀게 했다. 역시 짐작대로 막대 얼음과자처럼 그렸다. 모두 틀렸다고 표시를 해주었다.

 

그때부터 다른 아이들이 조용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회전하면 원통모양이 맞는데 왜 틀렸다고 했을까? 잠잠하더니 다시 셋을 시켰다. 한 아이만 정확하게 맞다. 한 아는 반쯤, 한 아이는 또 틀렸다. 5cm 가로를 회전하면 지름이 10cm인 원이 되고, 7cm 세로는 그대로 원통 높이가 된다. 그래서 높이가 긴 막대 모양보다는 밑면 지름의 길이가 긴 납작한 모양이 된다. 원통 모양이지만 막대와 납작 모양까지 생각해서 구분하지 못했다. 회전체 밑면의 지름과 높이를 표시해도 모양과 길이를 따로따로 여기는 아이도 있다. 쉬워 보이지만 헷갈린다. 이런 부분을 꼭 짚어서 지적 자극을 주어야 한다.

또 자주 틀리는 게 있다. 회전축을 수직으로 자른 면의 모양이다. 원인데 타원으로 헷갈려 하기도 한다. 넓이를 맞게 구하는데 그림은 타원을 그려 놓기도 한다.

안다고 여기지만 막상 풀면 틀리면 공부하기 좋은 상황이다. 지적 호기심이 일어나고 집중력도 놓다. 함께 풀어 가는 지적 즐거움을 함께 얻을 수 있다. 지적 즐거움을 느끼며 깨치는 과정이 수학 공부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해마다 같은 학년을 하면 아이들이 자주 틀리거나 헷갈려하는 부분이 보인다. 교과 내용 전달 방법보다 오류와 실수 부분을 찾아 긁어주는 능력이 전문성이 아닐까.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