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31] 스마트폰과 수학여행
땀샘학급살이통신문 331호 / 덕정초 31호 |
2013년 10월 스마트폰과 수학여행 스마트폰을 샀다. 언젠가는 사겠다는 마음은 먹었다. 자주 여행갈 기회가 생겨서 장만했다. 수학여행이 있어서 제대로 ‘스마트’하게 써보다는 마음으로 2주 정도 앞서 준비했다. 스마트폰 없어도 ‘스마트폰’ 맛을 다 보고 있었으니까 큰 문제는 없었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두드렸다. 스마트폰 특징 가운데 손꼽히는 것이 응용프로그램, 앱이다. 어떤 앱을 얼마나 쓸 것인가에 맥인 것 같다. 예전에 피시 통신 시절 각종 자료실에 올라온 응용 및 개인 개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본 느낌 아니까. 스마트폰도 그때 기분과 상황이 비슷하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것인가, 소비시간만 잡아먹을 것인가는 평소 씀씀이대로 드러난다. 평소 눈도장 찍은 앱, 추천받은 앱, 있으면 좋겠다 싶은 앱을 다 깔았다. 다 깔아놓고 하나씩 지웠다. 몇 번 해보고 나면 남겨둘 것, 바로 지울 것이 드러난다. 금방 지울 것도 있지만 오래 두고 볼 것도 있다. 일주일 뒤 다시 점검한다. 며칠 지나도 쓰지 않으면 지운다. 그래도 아까우면 한 달 뒤에 지울 것이다. 데스크톱 컴퓨터 시절 응용 프로그램처럼 스마트폰 앱이 비슷하게 돌아간다. 모임(오프라인)하는 사람들에게는 평소 정보와 자료를 다루니까 자연스럽게 SNS로 이어지는 것 같다. 누리집이나 블로그 활동이 스마트폰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무엇인가 만들어내는 이들에게 ‘스마트’할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반대로 소비 위주인 사람들에게는 더 쉽게 소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의 자료를 받거나 쓰거나 인터넷 서핑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 깊숙이 빠질 가능이 짙어 보인다. 여기에서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있는 듯하다. 평소 정보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씀씀이에 따라 스마트폰 활동의 수준과 질도 극과 극인 것 같다. 카톡과 밴드에 가입했다. 우리 반 모임에서 아이들이 주고받는 말을 보니까 어떻게 쓰는지 한눈에 들어왔다. 의성어, 의태어, 한 글자로 이어 말하기, 자음으로 글 남기기 따위고 주를 이룬다. 아이들 나름 표현이겠지만 그냥 접속되어서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글자를 뿌리는 것 같았다. 조금씩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과 기회를 찾아보아야겠다. 가족 여행, 수학여행을 다녀오면서 카톡 그룹, 밴드, 지도, 위치 찾기, 나침반 같은 앱을 깔아 써보았다. 시험하고 있는 앱을 정리해 보았다. 1. 선생님들끼리 카톡 그룹채팅으로 정보 교환하기 2. 반 아이들끼리 그룹채팅으로 사진 교환하고 모으기 3. 길(자기 위치)찾기, 지도, 날씨 앱으로 현장에서 바로 활용. 3. 수학여행 장소에 대한 정보 앱(교육용 앱) 4. 만보기 앱, 걷는 코스 기록 앱. 5. 각종 사전과 영어 공부 앱. 6. 우리 말 문제, 한국어 시험, 한국사 시험 공부할 수 있는 앱. 7. 차에서 할 수 있는 머리 쓰는 퀴즈 앱 8. 고전, 명언, 신문 보기 앱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 아이들한테 알려주고 반응을 지켜보니까 몇 가지 문제점이 쏙쏙 나왔다. 스마트폰 배터리 문제가 가장 컸다. 빨리 전원이 닳는다. 그래서 아이들이 숙소에서 가장 먼저 충전기 꼽는 자리부터 찾았다. GPS기능을 켜 놓으면 배터리를 많이 잡아먹는 것 같다. 그래사 아이들이 GPS를 활용한 앱도 별로 쓰지 않고 있었다. 다음은 데이터 문제다. 필요한 앱을 미리 와이파이에서 깔아 두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한 달 데이터 용량이 모자라서 제대로 써먹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게임을 위해 남겨두는 아이들도 보였다. 카톡과 밴드에는 여전히 심심풀이 말을 주고받는 수준으로만 쓰고 있는 듯하다. 때로는 말 꼬리를 잡아 서로 말 싸움이 나기도 한다. 소통보다 막통(막힌 소통)이되는 느낌이었다.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서 쓸 만한 앱이 있지만 배터리와 데이터 문제가 걸린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아껴서 관리하는 수준에 머무는 듯하다. 스마트폰이 사람의 필요에 도움되도록 관리해 주어야 하는데 거꾸로 사람이 기계를 관리하는데 더 시간과 에너지를 더 쓰는 것 같다. 좀 더 발전하면 해결되겠지만 아직은 시험 단계에 있는 듯하다. 스마트폰 기계가 화려하고 멋있어 보일지 몰라도 유지 관리 부분과 소프트웨어 부분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아직 나도 잘 몰라서 그런지 모르는 부분이 많겠지만 피부로 와 닿는 것은 현재 이렇다. 기다리고 있기에는 유혹(의미 없는 소비와 시간 때우기)이 너무 많아서 잘못된 습관으로 물드는 것에 조심해야할 것 같다. 스마트폰 때문에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든다면 더 기계에 종속된 삶이 될 것이다. 아직은 이제 첫 걸음이다. 맛깔스러운 씀씀이를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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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