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39] 수학 시험공부, 틀린 문제 보기
땀샘학급살이통신문 339호 / 덕정초 39호 |
2013.12.5
수학 시험공부, 틀린 문제 보기
“다음 부르는 사람은 오후에 남으세요.” 오후에 열 사람 남겼다. 여러 가지 교과서 문제를 풀이를 보니 특정 부분만 유독 틀리는 게 보였다. 틀린 아이들을 남겼다.
분수가 있는 방정식만 틀렸다. 남겨서 다시 풀게 했다. 칠판에 두 사람씩 나와서 푸는 과정을 써가면서 풀도록 했다. 과연 어디서 막히는지 살펴보자.
칠판에 나와서 한 사람씩 풀게 해보니까 하나씩 매듭이 풀렸다. 자연수와 대분수의 뺄셈을 헷갈려 하는 아이도 있고, 대분수와 자연수 곱셈에서 분자와 곱해야 할 것을 분모를 지금까지 곱하는 줄로 아는 녀석도 나왔다. 가분수를 대분수로 고치는 게 서툰 아이도 있다. 분수의 나눗셈을 곱셈으로 바꾸면서 역수로 곱한다는 것을 잊기도 하고, 같은 분모끼리는 분자만 더하면 되는데 분모, 분자 나란히 더해 버리기도 한다. 덧셈을 곱셈처럼 약분하기도 하고, 곱셈을 통분하려고 덤비기도 한다.
그동안 세밀히 챙겨보지 못했던 것 같다. 서로 물어 가며 해결할 수 있겠다고 믿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여러 문제 가운데 한두 문제로만 나와서 틀려서 그냥 넘어가 버렸던 것 같다. 기초적인 문제인데 이해 못 했으면 분수가 나오는 문제는 다 틀렸을 텐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원기둥의 겉넓이와 부피, 경우의 수, 확률에서 소수점 계산이나 통분 과정 없는 식이 많았다. 분수 셈이 잘 나오지 않아서 오개념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통분, 약분, 분수의 혼합계산이 뜸해서 잊은 것이다. 아직 확고하게 혼합계산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남겨서 이 부분을 집중 다시 공부했다. 남긴 아이 반 정도는 금방 이해하고 다 풀어냈다. 다섯 정도가 헤맨다. 대분수를 가분수로 바꾸어 푸는 문제, 자연수와 대분수의 덧셈과 뺄셈, 가분수와 자연수의 곱셈, 양변에 같은 수를 더하거나 곱할 때, 어느 것을 먼저 할 것인지를 헷갈려 한다.
잘 됐다. 아이마다 지닌 오개념을 찾았다. “아, 그래서 틀렸네!” 자기 자신도 어디서 막혀 왔는지 알아서 기뻐했다. 나도 기쁘다. 자주 막히는 곳, 잘못 아는 부분을 찾는 게 공부다. 똑똑해 보이고 평소에도 곧잘 잘 풀어도 한두 가지 오개념을 지니고 있다. 특히 분수의 혼합계산에서 자주 그렇다. 집중해서 체계를 잡아 풀지 않으면 암산하면서 오류를 만든다. 머릿속에 담은 계산을 잘못 풀면서 틀린다. 그래서 알면서도 틀리게 된다. 푸는 과정은 거의 다 맞는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무너져 버린다. 가분수를 대분수로 바꾸거나, 약분과 통분 과정에서 헷갈려 대충 끼워 맞추려다 틀린다. 이런 문제를 풀고 틀렸다고 매겨놓고도 왜 틀렸지 따져 보지 않고 그냥 넘겨버리니까 또다시 만나면 틀리기를 되풀이한다.
오늘도 문제 풀이하고 답만 불러주려다 거두어 살펴보면서 발견했다. 아이들이 학습지를 푸는 성향, 방법,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문제를 풀었다는 자체만으로 ‘공부’했다고 여기는 듯하다. 문제를 풀고 틀린 부분을 표시만 할 게 아니라 왜 틀렸는지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물어보고 알아내야 ‘공부’다. 문제풀이의 1차 과정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찾는 것이다. 2차는 모르는 것에 대해 도전해서 풀이 과정을 알아내고 이해하는 것이다. 답지를 보고도 모른다면 계속 모르는 것이다. 그것은 ‘공부’가 아니다. 알 때까지 찾아야 한다. 친구나 선생님께 물어야 한다. 잘못 안 부분이어서 그런지, 아예 몰라서 그런지, 계산 실수인지, 풀긴 해도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지도 찾아야 한다. 자기가 늘 푸는 방법으로 해결했다고 해도 좀 더 손쉽게 푸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며 친구나 선생님께 물어보면 좋다. 한 문제에 여러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 다양한 방법, 여러 가지 관점의 눈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재미있다. 도전해보고 싶다. 즐겁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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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