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일기(2013년도 6학년)

[346-46] 크리스마스의 추억

참다리 2014. 2. 7. 12:01

땀샘학급살이통신문 346 덕정초 46

2013.12.23.

크리스마스의 추억

아침부터 빙 둘러앉았다. 동그랗게 만들 마주 보았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의 추억이란 주제로 이야기 한 번 하려고 합니다.”

국어 마지막 단원에 희곡이 나온다.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책과 영화도 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했다.

별다른 추억이 없다면 크리스마스에 대한 생각을 말하면 된다.

“음, 저는 3학년 때 자다가 엄마 아빠가 이야기하는 것 보고 산타할아버지가 없는 줄 알았어요!”

“저는 유치원에서 무슨 선물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그게 나중에는 우리 선물로 되더라고요.”

“그냥 크리스마스 전날에 텔레비전에 ‘나 홀로 집에’라는 영화를 본 기억에 밖에 없어요.”

“음, 그냥 피시 방에서 놀았어요. 3학년 때부터일 걸요.”

“식구들끼리 따로따로 놀았어요.”

“크리스마스라고 따로 놀러 간 적은 없어요.”

“한 번은 다른 집은 어디를 놀러 가는데 우리 집은 왜 안 가느냐고 물었다가 아빠가 가자고 해 갔는데 시골집이었어요.”

이야기가 하나씩 풀려 나온다. 이야기 사이사이 질문도 던졌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 본 사람?”

“집에만 있었던 사람?”

“놀러 간 사람?”

“어른이 되면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 줄겠다는 사람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본 아이는 전체 1/3 정도다.

어른이 되면 아이가 비록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안다고 해도 선물을 챙겨 주고 싶은 사람이 반이다. 처음부터 없다는 것을 일러 줄 거라는 의견도 반이다.

가족 행사를 하는 가정은 1/3 정도다.

생각보다 적다. 대부분이 뭐라도 할 줄 알았는데 텔레비전과 게임이 반이 넘었다.

이제 학예회와 학급문집 글 모음도 마무리되었다. 방학 전 며칠 동안은 이렇게 둘러앉아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해마다 그랬다. 한 가지 주제를 잡아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예전은 ‘나만의 공부법’, ‘독서법’, ‘살아가는 방법,’ ‘중학교 가서 하고 싶은 것’ 따위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의 추억’으로 시작이다.

내일은 크리스마스이브이다. 영화 보고 나서 내일 카드 만들기를 안내했다.

각종 언론 매체에서 크리스마스 노래가 들려온다. 울린다. 화려한 조명과 풍요로운 여가 생활 모습이 비친다.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에서 가득하다.

하지만 현실이 다 그렇지 않다. 아직도 텔레비전이나 피시방에서 연말 가요 및 연예 대상 프로그램을 보며 구경꾼이 되어 방을 지키고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 영화를 보았다. 몰입한다. 진지하다. 올해 애들은 더욱 영상 매체에 잘 빠진다.

다 보고 칠판에 이렇게 썼다.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이다.

‘문학은 삶, 재미, 감동이 있다. -> 삶을 바꾼다. ->미래가 보인다.’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현재다. 바꾸지 못할 미래라면 희망이 없다. 무슨 낙으로 살 것인가. 스쿠르지가 자기 미래를 보고 영령에게 기회를 주라고 외친다. 바꿔보겠다. 이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현실로 돌아온 스쿠르지는 삶이 바뀐다. 바꾼다. 즐거워지고 행복하게 베풀며 산다. 베푸는 기쁨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게 결국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에는 삶이 있다.

내가 살지 못한 삶, 나도 그렇게 살 수 있는 삶, 저렇게 살 수도 있는 삶,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 한다고 여기게 하는 삶이 있다. 우리 삶은 하나다. 여러 인생을 살 수 없다. 겪을 수 없다. 오직 이 세상에 하나뿐인 인생이다. 직접 겪어보지 못하니까 이런 문학 작품으로 다른 삶을 느껴본다. 공감해 본다.

그게 재미다. 끝까지 읽어 내는 힘은 재미가 있어서 그렇다. 문학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자기 이해의 폭이 넓어서 재미를 더 진하게 느낄 수도 있다.

삶에 대한 성찰과 재미, 여기에 감동까지 덧붙어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 뭉클함이 우리 삶을 바꾸는 힘이 된다. 올바르고 진실한 삶의 길을 안내한다. 미래가 보인다. 미래를 밝힌다. 책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지 않았겠나.

그냥 재미만 보고 사라지는 구경꾼 소비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 무엇을 보고 듣더라도 그게 내 삶을 가꿀 기회와 용기, 힘을 얻었다면 얼마나 보람찬 하루가 되겠는가?

어제 내가 무엇을 했기에 오늘 지금 여기 있는가?

오늘 나는 무엇을 해서 내일 어떻게 되겠는지 되새겨보자.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다.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