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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05 아이처럼 살다 가신 세 분의 삶(이오덕, 권정생, 하이타니 겐지로)

아이들처럼 살다가신 세 분의 삶

-이오덕·권정생·하이타니 겐지로의 삶과 책-

 

 

이오덕 선생님은 대학 때 책으로 알았다. 교사가 되고 나서는 글쓰기 모임에서 늘 가슴에 품고 사는 스승님이시다. 권정생 선생님은 동화 공부와 동화책을 읽으면 꼭 한 번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하이나티 겐지 선생님 세 분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이름을 듣게 되었다. 앞으로 좀 더 공부해아할 할 분이다.

 

 

0. “아이처럼 살다특별 전시회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제2청사를 열면서 이 세 분의 삶을 모셨다

22일부터 310일까지 아이처럼 살다라는 제목으로 달고 열린다.

예전 서울에서 똑같은 전시가 열렸을 때 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가지 못하다가 이번에 우리 지역에 이런 기회가 생겼다. 예전 글쓰기 모임을 다시 하는 기분이라서 아무 생각없이 이 곳에 오랫동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넉넉했다.

 

경상남도교육청에 새 건물이 하나 더 생기면서, 반은 책방, 반은 전시회 자리로 만들었다. 간단히 차도 사서 마실 수 있다. 북카페다. 손님이 오시거나 점심 저녁 시간에 잠시 들러서 머물다 가기에 좋다.

이오덕·권정생·하이타니 겐지로의 삶을 모은 아이처럼 살다.’ 전시회는 정말 아이처럼 살다 가신 세 분의 삶의 기록들이다.

올곧게 아이들처럼 어떻게 살아가셨는지 세 분의 어린 시절부터 돌아가시기까지의 흔적들이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앞을 밝혀주신다이오덕,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교사였고, 권정생 선생님은 작가다.

 


1. 이오덕

 

이오덕 선생님은 대학 시절 책에서 만났다. 아마 삶의 믿음이 교실이란 책일 것이다. 글을 그렇게 쉽게 빨리 읽으면서도 속 시원했던 기억이 난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단박에 알려주신 분이고, 그 뒤로 이오덕 선생님 책은 모두 사서 모으기도 했다.

 

암굴왕이란 책을 읽고 감동을 하였다고 하셨는데, 몽테크리스토 백작이란 책이다. 그 당시에는 외국책이 일본어로 번역되고 다시 우리나라로 번역되면서 본래 작품과 좀 차이가 생겼다. 요즘은 다시 제대로 번영된 책들이 나오게 되면서 그때 나왔던 책(명작이라 불렀던 책들)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지금은 40대 이후 분들쯤 되겠다.

이오덕 선생님이 동화를 쓰시면서 아동 문학가로 첫발을 내디디면서 이원수 선생님과 인연도 두터워졌다. 이원수 선생님도 우리 지역에 사셨다. 합포만이 보이는 마산, 창원 쪽에 사셨고, 함안까지 직장을 다니셨다. ‘고향의 봄이란 노래는 애국가만큼이 많이 불리고 있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라는 책은 나도 있다. 노란 손때가 묻고 표지가 너덜너덜하다. 학교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어른들과 이 사회를 고발하는 이야기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화나게 하는 일들이 그대로 고스란히 담아냈다. 교사라면, 아 그 시대 생각이 바로 박힌 사람이라면 누가 보고 듣고 겪어 보았을 불의, 불합리, 비민주적인 삶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를 주었는지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교육 민주화라는 말이 나오게 되고, 요즘은 경제 민주화라는 말까지 나오게 된 것 같다. 그렇지 여전히 경제만 챙기고 민주화는 챙기지 못해서 민주보다 경제가 앞서거나 민주를 무시한 발전만 강조하는 꼴이라 국가의 정체성까지 의심이 들게 한다.

선생님은 이후에 아이들을 살리는 노력으로 글쓰기 교육을 하셨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다. 그때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가 생겼고, 내 삶 또한 삶을 가꾸는글쓰기 모임에 뿌리를 내렸다.

 

글쓰기 교육, 우리 말과 글 살리기 운동과 함께 시 정신 유희 정신과 같은 책처럼 평론서에 선생님의 꼼꼼하고 분석, 올곧은 생각이 담긴 볼 수 있었다. 평론가의 길, 아동문학 운동을 펼치셨다.

학교를 나오시고 나서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셨다.

 

내 대학 시절 축제에 한번 우리 학교에 오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어떤 분인지 몰랐다. 대학 4년쯤에서야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무너미 마을로 옮기고,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전국모임도 한 번씩, 무너미에서 치렀다. 그때 한 번 선생님 모습을 보았다. 그 뒤 몇 년 뒤 돌아가셨다.

  

이오덕 선생님이 쓰신 책을 웬만한 것을 다 있다. 대부분 글쓰기 모임에서 공부하는 책이기도 했고, 늘 새 책이 나오면 먼저 사 놓고 읽기도 했다삶을 가꾸는 글쓰기교육, 우리 문장 바로쓰기, 우리 글 바로 쓰기, 시 쓰기 이 좋은 공부가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다. 자주 보고 줄 긋고 보면서 내가 걸어갈 교사의 길을 다져주었다.

 

태어나고 돌아가시기까지 삶, , 고민과 활동을 자세히 풀어놓고 마무리로 연도별로 특징 있는 사진으로 묶어서 다시 정리해두었다. 가지런히 읽다 보면 복습이 된다.

 

돌아가시지 이틀 전까지 일기를 썼다는 선생님의 삶은 우리 글쓰기 회원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글쓰기 교육을 위해 아이들에게 쓰게 하는 노력보다 스스로 본보기가 되어서 쓰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사 모임에서도 스스로 쓴 글 발표하기가 가장 잘 안 된다. 남의 글을 읽고 말하기는 하면서 자기 글은 내놓고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몇 년을 해도, 몇 년을 기다려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선생님이 모으신 몇만 권의 책보다 하루하루의 삶과 생각들이 글로 남겨져서 젊은이들에게 가치 있는 삶의 길을 열어주셨다.

 

선생님께서 남긴 유품들 가운데 가장 먼저 펼쳐진 것은 아이들 글이다. 교사 시절 아이들 글을 모아서 문집을 낸 것, 아이들 쪽지 시 모은 것, 직접 쓰신 일기는 지금도 우리 교사들이 실천하고 따라야 할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선생님이 쓰신 여러 글보다 이런 행동들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본받게 한다. 나 또한 새내기 때부터 끊이지 않게 학급문집을 만들었다. 아이들 글을 모으는 버릇도 배운 것 같다. 그것이 선생님은 책이 되고, 시집이 되었다. 내 누리집(땀샘학급운영)도 우리 반 아이들 글이 대부분이다. 시대가 바뀌어서 그 기술적이 부분은 발전했지만, 그 방식과 형태,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 유품들은 선생님이 쓰신 책이다. 아이들을 글을 묶은 것과 글쓰기 교육, 평론 책이다. 그때 쓰신 원고를 볼 수 있다.

 

꼼꼼한 기록들, 지금은 많은 이들이 컴퓨터 글자판으로 치우고 있을 것이다. 글자 치기와 저장, 관리가 기술 발전으로 훨씬 편리했지만, 저마다 자기 자신의 글쓰기, 솔직하고 진실한 자기 이야기 쓰기는 기술발전만큼이나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뒤처지고 있지 않나 의심이 된다.

기술 발전을 해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마지막 전시 글에 담긴 선생님의 마지막 글, 우리 삶도 나중에 이런 날이 올 것이다. 어떤 마음이 들고, 어떤 생각으로 살까?




2. 권정생

 

몽실 언니, 강아지똥, 가난한 삶, 동화, 탑골, 흰 강아지……

권정생 선생님 하시면 떠오르는 낱말이다. 동화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불렀던 이름이기도 하다. 가난하게 사시다가 가난을 벗어날 수 있어도 그대로 가난한 삶을 행복으로 여기고 사셨다.

강아지똥이 태어난 때는 1969, 내가 태어난 해다. 올해가 닭띠가 해, 닭띠 해에 태어난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나왔다. 이제는 그림책을 좀 읽은 사람이라면 웬만하면 다 안다.

권정생 아버지가 소작 농사를 지으면 어렵고 사시고, 전쟁도 겪으면서 평생을 병을 달고 사셨다. 가난한 이웃들의 삶 속에 늘 가슴 사연들까지 담으셨다. 그래서인지 권정생 작품에는 분단 이야기,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몽실 언니는 텔레비전 드라마로 나오기까지 했다. 그 당시 불쌍한 몽실이 보고 많이 울었다. 책을 다시 읽어봐도 몽실이는 볼 때마다 불쌍하다. 어려운 가정환경에 새 아빠를 만나 새 동생을 키워내는 몽실이는 화 한번 제대로 내지 않고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며 산다.

강아지똥에서도 강아지똥은 자기 몸이 다 부스러져 민들레에게 다 주면서 쓸모 있는 삶을 깨친다.

모두 권정생 선생님의 삶, 그대로다. 작품이 바로 자기 삶이었다.

 

 



3. 하이타니 겐지로

 

하이나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최근 몇 년 전에 알았다. 하지만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앞으로 더 공부하면서 살펴볼 선생님이다.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도 아이들을 삶의 중심을 두고 사셨다. 앞의 두 분도 그대로 나름 즐겁게 사는 것 같다.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라는 그림책 때문에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서울에서 선생님 강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았는데 시디만 구해두고 지금까지 보지 못하고 있다.

  


4. 전시회

전시회는 22일에서 310일까지 열리는데,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체험활동을 할 수 있고, 해설도 들을 수 있다. 글쓰기 회원들과 도서관 관련 모임 회원들이 도슨트(전문안내원)을 교육을 받으셨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오덕과 권정생 선생님이 주고받으신 편지를 따라 쓰는 활동이 있다. 처음에는 불펜으로 썼는데 볼펜보다는 연필이 낫겠다면서 연필도 준비되어 있다. 아이보다 어른들이 해보면 좋겠다. 요즘은 워낙 글자판으로 많이 치니까 손 글씨를 5분 이상 써보기 쉽지 않다.

 

나이가 드니까(^^) 안녕을 벗지 않으면 가까운 글씨는 보이지 않는다. 큰일이다. 늘 화면을 보면서 일하는 생활이라서 몸이 망가지고 있다. 많은 글을 만들 일이 많기는 한데 내 손으로 쓰는 글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정겨움과 관계도 자꾸 줄어드는 시대가 되는 것 같다. 글쓰기도 중요하고 글씨쓰기도 중요하다는 것을 나이 들수록 더욱 생각이 든다.

 

책갈피 만들기라고 붙여두었는데 정확히 말해서 책갈피 꽂이 만들기. 책갈피는 책장과 책장이 사이 공간이다. 그런데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책장과 책장을 가르기 위해 꽂아두는 꽂이라는 뜻도 나와 있었다. 몇 년 전까지는 보이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붙은 모양이다. 두 가지 뜻이 포함되어버렸다. 사이와 꽂이가 같을 수 있나? 하도 사람들이 그렇게 자주 쓰니까 뜻도 그렇게 바뀌었나?

하여튼 간단하게 책갈피 꽂이 만들어 가질 수 있게 했다. 식구들과 함께 각자 하나씩 만들어 집에서 책 읽는 습관을 들었으면 좋겠다.

뱃지배지로 써야 한다. 잘못된 비표준어다. 왜 자꾸 이런 것에 먼저 눈에 들어올까 싶다. 책을 보고 등장인물을 그려본다.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 얼굴과 글로 만들어보았다.

 

그림 따라 그리기는 투명 필름을 그림책 위에 올려두고 그대로 따라 그려서 만들어보기다. 그대로 선을 따라 그리기 때문에 쉽게 그려진다. 다 그리고 어울리는 바탕색 종이를 붙이면 완성!

 

전시 설명은 2월 중 수요일, 목요일 하루 두 번(오전, 오후) 들을 수 있다. 이오덕은 풀빛, 권정생인 노랑, 하이타니 겐지로는 파란색으로 구분해 두었다. 이 세 분을 모르시는 분이고 그냥 눈으로 슬쩍 지나 가버리면 10분도 안 걸리지만, 책을 좀 읽어보셨거나 이 세분의 삶의 한 부분이라고 공감하거나 공유했다면 한 곳에 서서 10분도 넘게 걸린다.

 

세 분의 유품도 함께 전시되었다.

 

 

세 분의 삶을 모아보니까 공통점이 많다. 아이들 곁에 돌아오거나 아이들 곁에 맞은 눈높이로 살아오셨다. 그리고 남은 재산은 다시 아이들 곁으로 남기셨다.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지금 어른들에게도 깊은 성찰의 시간 여행을 하게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 보면서 산다. 우리 어른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되새겨본다.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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