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2014. 10. 20 - 23

수학여행과 정리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이틀을 비와 함께 다녔다. 비와 함께 오랫동안 다녀 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이 솟는다. 수학여행은 준비 과정이 길다. 많은 힘이 쓰인다. 아이들에게 들려줄 노래를 테이프에 녹음하거나 차 안 놀이도 준비한 기억이 난다.

mp3가 나오면서 노래 틀고 부르는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요즘은 오락이 대세가 되었다.

요즘 자료집 만들기는 손쉽게 만든다. 인터넷 검색으로 뚝딱 만들어진다. 그 자료집을 들고 박물관에서 여러 가지 과제(미션)을 주기도 했다.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아니 말린다. 여유롭게 감상하지 못하고 칸 채우기 바빠서 뛰어다니며 답만 찾는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다른 학교 아이들이 바닥에 둘러앉아서 자료집 답 채우기 바쁜 모습이 보여서 안타까웠다.

요즘은 수학여행 전에 미리 자료집을 훑어보고 간다. 당일은 빈손으로 천천히 느끼며 편안하게 감상하도록 한다. 쓰지 말고 보고 느끼자고.

서울대동원 동물원에서도 우산을 썼다. 보통 때는 사람이 더 많았는데 이번에는 동물이 더 많아 보여서 동물들이 구경꾼 같아 보였다. 생각만큼 동물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가을 단풍 길을 걷는 새로운 즐거움을 얻었다.


이번 자료집 한쪽 시 한 편을 쓰도록 했다. 우르르 몰려다니기보다 천천히 넉넉하게 걸어보면서 써보는 시 한 편도 좋지 않을까?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거의 다 있어서 누구나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도 되니까 정보 얻기도 쉽다. 수학여행 준비에 여러 가지 앱도 안내했다.

유물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앱이 잘 되어 있다. 유물 번호를 골라 누르면 목소리 안내가 나온다.

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 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실제 유물을 앞에 가서 앱을 실행해서 설명을 듣는 아이는 거의 없었다. 나 또한 미리 해보기는 했어도 아직은 불편했다. 10분 정도만 듣고 있어서 귀가 아프고 집중도 오래 할 수 없었다.

박물관에서 감상은 30분 내외가 알맞은 것 같다. 열 작품 정도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보다 깊이 보는 연습이 필요하리라. 이런 점을 또 하나 익혀 간다. 다음번에는 작품 제대로 보기도 미리 익혀야 할 것 같다.


수학여행 전에 학부모 밴드도 만들었다. 수학여행지마다 아이들 모습과 일정을 알려드릴 목적이었다. 안 그러면 개인별로 문자가 와서 일일이 답을 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왕 찍는 사진이니 정리하면서 공유하면 된다. 가는 곳마다 어차피 몇 장씩 찍으니 이동하는 버스에서 올렸다. 수학여행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는 거의 실시간에 가깝고 어디를 통과했다고 알려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신다. 기다리는 설렘이 한층 더! 이런 상황에 스마트폰 활용이 한 몫 했다.

수학여행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 마무리 정리했다. 마인드맵 여정을 그려보고, 견문, 감상과 같이 배운 대로 기행문을 썼다.

기억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부터 한다. 사흘 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다 푼다면 가장 기억에 남은 중심 줄기를 골라 글로 푼다.

자료집도 보고 친구 마인드맵도 보내서 생생한 장면을 되살려 본다.

수학여행 피로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아이들 기운은 여전히 생생했다.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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