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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8.
시화 만들기
시를 다 썼다. 사흘 정도 걸렸다. 주말에도 고치도록 했는데 오늘 마지막 한 사람까지 남겨서 다 했다. 이제 손 글씨로 시화 만들기다.
아침에 학교 오자마자 시화 만드는 과정을 칠판에 설계도 그리듯 써 두었다. 실제 종이로 직접 만들어 붙여 두었다.
크게 글씨 쓰기와 그림 그리기로 나뉜다. 글씨를 가지런히 쓸 수 있도록 종이 밑에 글자 칸이 비쳐 보이도록 모눈종이를 만들었다. 밑판용 종이와 흰 종이, 자기 작품, 연필, 지우개, 사인펜(볼펜), 그밖에 두꺼운 펜(검정)을 준비하게 했다.
1. 글씨 쓰기
글씨 쓰기에 앞서 자기 시가 몇 줄 나오는지 계산을 해봐야 한다. 오늘 준비한 밑판 종이는 모두 21줄이다. 연을 구분하는 빈 줄도 한 줄로 쳐야 한다. 10줄 정도는 한 줄씩 비우면서 쓰면 좋다. 10줄 이상이면 줄대로 쓴다. 21줄 이상이면 2단으로 한다. 한 줄이 너무 길면 자간을 좁혀서 써야 한다. 미리 줄 수를 계산해서 자리를 잡아야 전체 균형이 맞다. 쓸 자리가 잡혀지면 이제 연필로 시작한다.
흰 종이 밑에 밑판용 복사 용지를 댄다. 진한 네모 칸이 보일 것이다. 그 칸 안에 글자를 채우는 꼴로 쓰면 된다. 비친 칸에 맞춰 연필로 희미하게 쓴다. 연필 글은 나중에 지우개로 지울 것이다. 그래서 종이를 꾹 눌러 진하게 쓰지 않도록 한다. 너무 눌러 쓰면 지워도 흔적이 남는다. 보일 듯 말 듯 힘을 빼고 쓴다.
연필로 다 썼으면 다음에는 사인펜으로 덧글씨를 쓴다. 진해진다. 복사(스캔)하므로 글자가 뚜렷해야 한다. 글자 크기는 만들어준 밑판의 네모 한 칸에 가득 찰 정도로 크면 좋다. B5 크기로 만들 거니까 조금 줄어들 것이다. 지금은 A4로 하고 있다. 이때 오래 써서 몽탕해진 사인펜은 너무 진하게 나오거나 번져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연습장에 한 번 써보고 사용한다. 연필 두께에서 조금만 저 두꺼우면 좋다. 뚜렷하게 보일 정도.
이제 다 썼으면 지우개로 연필 자국을 지운다. 칸에 맞춰 쓴 글자가 가지런하고 보기 좋게 드러난다. 이쯤 되면 뿌듯한 마음도 함께 드러난다. 여기까지 글씨 쓰기가 마무리된다. 간혹 한두 글자가 틀렸거나 번져서 처음부터 다시 쓰기가 버거울 때가 있다. 이때는 수정용 화이트를 쓰는데 물약형태보다는 밴드형으로 밀어붙이는 꼴이 좋다.
2. 그림 그리기
이제 빈자리에 그림을 그리면 된다. 시 내용을 보고 어울리는 장면을 그린다. 연습장에 미리 그려보고 그린다. 실컷 글씨를 잘 써 놓았는데 바로 그 위에 그림 그리려다 실수하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할지 모른다. 늘 조심해야 한다. 번지거나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한 번에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아 지우다 그리기를 되풀이하다 보면 종이가 더럽혀지기 쉽다. 그래서 미리 다른 종이에 그려본다. 그려보고 원본에 다시 보고 따라 그린다. 덜 실수할 것이다.
바로 그릴 자신이 없으면 그리고 오려 붙이는 방법도 있다. 그림도 글씨처럼 연필로 희미하게 그린 뒤 사인펜이나 볼펜으로 덧칠해서 뚜렷하게 한다.
아이마다 완성되면 칠판에 붙인다. 늦는 아이들이게 긴장감을 준다. 아직 ‘감’을 못 잡은 아이들에게 참고 자료가 된다. 갑자기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서 시끄럽다. 무엇을 하나 보니 그림 잘 그리는 여자애한테 한 그림 받으려고 줄을 섰다. 스케치만 해주면 그 위에 덧그림으로 완성하려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잘 그리는 우리 반 예지가 바쁘다. 거절 못 하고 다 그려준다. 모른 척했다. 남자애들이 여자들 앞에 서서 이럴 때는 꼬리도 내리고 말도 부드러워진다. 녀석들^^
다 했다. 전체를 붙여 놓고 보니까 글씨가 좋다. 뿌듯하다. 다른 반에도 알려서 보러 오게 했다. 다른 반 아이들도 할 것이니까 미리 보면 빨리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실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두 반이 보고 갔다.
이제 이 작품들을 모아서 무거운 책 밑에 깔아 두었다가 스캔해야 한다. 방학 때 스캔해서 파일로 만들어 문집에 넣을 것이다. 잔잔한 흠이나 자국은 그때 지우면 된다. 방학 전에 한 가지 작품은 이렇게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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