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샘학급살이통신문 342 덕정초 42

2013.12.14.

 

학급문집2, 시 쓰기와 고치기

 

해마다 학급문집에 꼭 손 글씨로 싣는 부분이 있다. 시 쓰기다.

저번 시간에 쓴 시를 오늘 고치기를 했다.

 

저번 시간 했던 말을 또 칠판에 적었다.

한 사람씩 나와서 살펴본다. 고칠만한 시인가, 다른 글감으로 써야 할까 판단해본다. 아직도 시를 ‘짓는 것’으로 여겨 꾸미는 것이 당연하게 여기는 녀석이 있다. 물론 꼭 겪어야 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꾸미는 게 버릇이 들었거나 원리처럼 여겨서도 안 된다. 몇 번 설명해도 몇몇 녀석들은 잘 새겨듣지 않는다.

“시를 쓰려고 하면 갑자기 연필, 필통, 공과 같은 물건이나 눈, 비, 나무와 같은 자연물을 떠올립니다. 그런 글감으로도 쓰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고정관념처럼 다가가면 새로움과 감동, 재미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자기가 삶이 담긴 것, 자기가 주인공인 이야기, 자기가 나오는 주제로 합시다.”

그렇게 저번에도 강조했다. 이번 시간에 또 그렇게 하고 한 사람씩 살펴보았다. 여전히 몇몇은 추상적인 감정 표현만 달랑 적어 놓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자세히 쓴다, 뚜렷하게 쓴다는 개념이 잘 서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글로 드러낼 부분과 감출 부분이 있다. 사실 그대로 쓰면 그 자체로 읽는 사람이 느껴지는 감정을 글로 쓰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오히려 써서 감동을 옅게 한다.

 

 

“통과!”

가져온 시 가운데 나름대로 삶과 재미, 감동이 담긴 작품을 1차 통과를 시켰다.

칠판에 붙여 놓았다. 아직도 감을 찾지 못한 아이들이 통과한 아이들 글을 보고 고쳐보라는 뜻이다. 이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잘못 내 뜻을 해석해서 자기가 쓰고자 하는 주제가 아닌 친구와 비슷한 글감이나 주제를 쓰는 녀석도 있다.

 

 

“쓸 거리가 생각 안 나지? 그럼 집에서 가서 생각해보고 오자. 오늘 다 안 해도 된다. 어찌 글이 쉽게 써질 수 있겠냐? 어떤 사람은 금방 떠오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파묻혀 있던 기억을 드러나려면 오랫동안 찾는 노력도 있어야겠지.”

다른 애들 작품이 통과되어서 붙인 것을 보고 빨리 끝내려는 욕심이 생기면 시가 안 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과 되돌아 볼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빨리 끝내려는 마음’ 때문에 한두 글자만 고치거나 말장난, 말 꾸미기 형태 머물러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시 쓰기 자체가 짜증이 나고, 답답하다. 그럴 때 잠시 덮어주자. 다음 날 하면 된다.

이미 쓴 아이들 시를 고치라고 복사물을 준비했다. 자주 틀리거나 실수를 많이 하는 부분을 모아서 읽어보면서 스스로 고치도록 했다.

아이들 글을 보면 해마다 공통점이 나타난다. 잘 이해 못 하는 부분이 드러난다. 내가 제대로 전달 못 했거나, 들었을 때는 알았는데 막상 글로 표현하면 추상적이고 꾸미려는 버릇이 나타나기도 한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본보기 자료 건네서 스스로 고쳐가도록 이끈다. 답은 있다. 아이들 글에 있다. 서툰 표현과 글을 모아서 함께 고쳐가면서 공부한다. 고치는 방법이 몰라서 그렇지 알고 나면 쉽다. 지금까지 써내기만 했지만 어떻게 고쳐볼 기회가 적어서 그랬을 것이다. 문집도 좋지만 이런 과정이 아이들에게 더 큰 학습이요 공부가 될 것이다.

삶, 자기 이야기를 가장 먼저 바탕에 깐다.

남, 물건, 막연한 자연을 떠올리기에 앞서 자신에 대한 눈과 마음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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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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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학급살이통신문 341 덕정초 41

2013.12.13.

 

학예회 준비와 교사 성장

 

학예회 준비로 바쁘다.

학예회도 교사의 성장만큼이나 진화하는 듯하다. 그 진화가 가치 있는 쪽인지 아닌지는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통신문 216호(2011년)에 ‘학예(學藝), 학외(學外)’란 제목으로 쓴 글이 있다. 아래에 덧붙여 두었다. 한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선생님, 올해는 학예회 때 뭐 해요?”

“학예회? 음, 왜 선생님한테 물어?”

“선생님이 정해주는 거 아니에요?”

지금까지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한다. 올해도 마찬가지 질문을 받았다.

“학예회는 너희가 하니까 너희가 정하고 짜고 맞추어봐!”

학예 준비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전시 종목과 발표 종목이다. 여기에서 ‘종목’이란 말이 붙는다. 벌써 무슨 대회나 경쟁이 의미가 붙었다.

‘학예회’를 보는 관점과 목표에 따라 준비 과정이 달라진다.

아이 작품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평가 목표’이고, 그 과정을 겪게 하는 것은 ‘학습 목표’라 할 수 있다.

평가 목표는 주로 교사(어른) 중심이다. 교사(어른)가 작품 주제와 내용, 준비를 다한다. 아이들을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시킨 대로 그리고 쓰면 된다. 그래서 똑같은 그림을 복사 색칠하기나, 색종이 접기, 부채춤, 카드섹션과 같은 작품이 나온다.

작품 결과가 교사(어른)의 눈과 마음에 들 때까지 반복 연습한다.

이렇게 하면 작품의 질이 좋아질 수 있겠지만, 아이들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개인보다는 단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이 얕을 수 있다.

학습 목표는 주로 아이들 중심이다. 아이들이 주제와 내용, 준비를 다 한다. 의논하고 짠다. 결론이 쉽게 나지 않아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책임감과 자율성이 길러진다. 주로 춤, 개그, 연극 같은 것을 방송 프로그램 패러디 작품이 많기도 하다. 때로는 어른 눈에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모든 아이의 자발적 참여가 돋보여 책임감과 보람이 크다. 준비 시간이 많이 긴 것이 단점이다.

학예회를 치르며 교사도 함께 커간다. 진화한다. 딱히 내세울 재주나 주제가 없어서 아이들에게 맡겨버리는 일도 있다. 또는 다른 반과 비교가 되어서 평가 목표 중심으로 복사물 색칠하기식이나 흉내 내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 몇 해 학예회를 겪다 보면 보고 들은 경험이 쌓인다. 몇 해 동안 교사 중심 학예회로 이어진다. 나름 좋은 작품과 기획, 아이디어가 쌓이면서 아이들을 지시하고 조식, 관리, 감독하는 ‘학습(학예) 관리 능력’을 키워진다. 평가 목표가 짙어진다. 이런 시점에 머물면 ‘평가 목표’에 벗어나지 못한다. 아마 이러면 겁주고 소리 지르고 짜증 내는 횟수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과정을 밟는 ‘학습 목표’로 발전하기도 한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과정에 참여하여 아이들 자체 성장에 목적을 두는 일이다. 아이들 개성이 드러나고 차이가 난다. 이 차이점을 잘잘못과 수준의 차이점으로 보면 안 된다. 현재 아이들 성장 단계에 최대의 노력 결과물로 여기고 칭찬과 격려가 따라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또 발전해나갈 것이다. 못한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하다가 포기해버리면 앞으로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학습 목표는 이런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일이다.

 

비교 평가 관점으로 보면 실망과 질책이 따른다. 그래서 아이나 어른 모두 작품 보는 올바른 ‘눈’이 필요하다. 그것을 교육해야 한다. 자기 성장 발달에 맞는 수준임을 인정하고 보아야 한다. 또 비교 평가는 비교를 당해 주눅이 들거나 작품을 버렸다, 실패했다고 포기하거나 의욕도 꺾이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나 어른 모두 성장의 기쁨과 기회 참여 노력에 대한 격려와 칭찬이 중요하다. 어른도 공부가 필요하다.

 

 

 

요즘은 평가 목표와 학습 목표를 함께 고려하기도 한다.

 

주제나 할 거리를 함께 정하고 내용은 아이들이 채워간다. 예를 들어 춤, 연극, 노래, 합주 따위를 써 놓고 장단점과 우리 반이 할 수 있는 것, 한다면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 깊이 있게 알아보고 나서 정하고 내용과 준비 연습은 아이들끼리 맡아서 한다. 준비과정에 다툼이나 혼란스러울 때 교사가 한 번씩 의견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 가지 의견일 뿐 결정은 아이들이 한다. 결과를 존중해준다. 때로는 장난 같지만 않다면 교사의 의견을 무시한 것에 기쁨도 느낀다. 스스로 정한 규칙과 방법은 스스로 지킨다. 책임감이 따른다. 스스로 선택을 즐긴다.

 

이 과정에서 의견 다툼이 일기도 한다. 차라리 교사가 차고 이끌면 더 효과적이고 빨리 해결할 일인데 아무것도 못하고 머물러 있기도 한다. 믿고 기다려야 한다. 한 가지 결정을 위한 고통이다. 껍질을 깨기 위한 과정이다. 대신해 줄 수 없다. 이런 과정이 학습 과정이고 학습 목표다.

작품 결과(평가 목표)보다 모두가 참여하는 맞추어가는 과정(학습 목표)이 중요하다. 아이들 곁에서 준비 시간을 관리해주면 된다. 꿋꿋한 마음과 느긋한 기다림이 필요하다.

 

 

...............................................................................................................................................................................[땀샘통신문216호] 2011.11.19

 

학예(學藝), 학외(學外)

 

학예회를 마쳤다. 한 주일 남짓 바빴다.

선생님들이 바빴을까, 아이들이 바빴을까? 무엇을 하느라 바빴을까?

학예회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인터넷에서 학예회를 뜻을 찾았다.

학예회

● <교육> [같은 말] 학습 발표회(학생의 예능 발표와 학예품 전시를 주로 하는 특별 교육 활동).

● 학교(學校)에서 예능(藝能) 발표(發表)나 학예품(學藝品)을 진열(陳列)하여 일반(一般) 사람에게 구경시키는 모임

● 학예회: 學 배울 학, 가르칠 교, 고지새 할 藝 재주 예/심을 예 會 모일 회

학예회란 배우고 익힌 예능을 전시하고 보여주는 일이라고 해석해도 되겠지.

좀 더 해석을 의미 있게 바꾸어보면 학예(學藝)를 배우고 익힌 것을 예술적인 작품과 공연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학외(學外)란 말은 내가 만들어 보았다. 배우고 익힌 것이 아닌 다른 것, 바깥에 있는 것을 말한다.

학예회에서 보는 공연이나 전시가 학예일까, 학외일까 생각해봤다.

모두가 학예이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 모두가 학외일 때는 장기자랑만 있어서 너무 상업적이고 교육적이지 못하는 말도 할 수 있겠다.

해마다 치르는 학예회를 보면서 언제는 학예가 되었다가 언제는 학외가 되기도 한다. 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교사들 구성에 따라서 관리자들의 뜻에 따라서 바뀌기도 한다.

 

1. 공연

 

공연에는 춤, 노래, 합주, 합창 여러 가지 있다. 갈수록 무대 장치, 의상이 발전하고 있다. 빌린 화려한 옷과 무대 배경으로 댄스에 곡에 맞추어 흔들어대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귀엽다고 손뼉을 친다. 무슨 내용, 어떤 주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머리, 다리,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모습에 모든 것이 파묻혀 버린다.

손뼉을 치고 좋아하고 격려한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그게 잘하는 것으로 여긴다.

더 크게 흔들고 더 눈에 띄는 옷과 과장된 동작. 시간을 내어 연습한다. 뿌듯한 자신감도 가진다. 고학년이 되면 최신 인기 가요에 맞추어서 어려운 동작도 흉내 낸다. 최신곡일수록 사람들 눈을 사 잡을 수 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를 최대한 닮게 비슷할수록 학부모의 환호와 손뼉 소리가 커진다. 동작이 조금 틀려도 된다. 음악 자체가 흥겨우니까, 눈에 익힌 몸동작이 나오면 더 환호를 보내고, 하지 못한 아이들은 부러워하기까지 한다. 무대 위 올라 모든 눈길을 한 몸에 받는 기분, 그런 느낌을 ‘자신감’으로 여긴다.

교과 시간 학습 시간에 배울 필요 없다. 공부 빨리 마치고 음악을 틀어놓고 연습을 해야 한다. 하고 싶어서 하는 연습이라 아이들이 잘 뭉쳐진다. 때로는 선생님도 흐뭇해한다. 이런 것도 필요하겠지.

큰 음악에 화려한 의상, 마구 흔들어대는 춤, 몇몇 끼 있는 아이들의 과장된 행동, 몸 개그, 흐트러짐, 실수에 큰 호응이다. 이런 것이 재미라고 학습되는 것 같다.

2. 전시

 

1) 색칠하기

 

학예 전시에서 가장 화려하고 눈에 드러나는 것이 색칠한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빨리 만들 수 있다. 교사가 일정모양을 프린터만 해주면 아이들은 그대로 색만 골라서 칠하면 된다. 꼼꼼하게 칠하는 게 지도를 많이 했겠지요.

주로 저학년이 많고, 고학년은 좀 복잡한 것이 있다. 굳이 교과 과정 속에 익히기보다는 어는 학년 누구나 빨리 준비할 수 있다. 교사가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들은 색만 칠하면 되는 것이다. 다된 작품에 이름표도 프린트해서 붙인다.

학예회 전날 교사는 이름과 제목 틀을 꾸미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아이들은 다 보내고 나서. 학예일까? 학외일까?

 

2) 꾸미기 색종이 작품

 

또 화려하게 눈에 띄는 것이 색종이 작품과 갖가지 꾸미기 작품이다. 똑같은 형태만 주고 아이들이 따라 해보도록 한다. 아이들은 색상을 선택만 하면 된다.

이것도 짧은 시간 준비할 수 있다. 물론 색칠하기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잘 만들지 못하거나 늦은 아이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개성이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차이점을 감추는 방법이기도 하다. 왜 그런 색을 했는지 마음 닿는 데로 만들 수 있다. 작품에 대한 설명은 없다.

꾸미기 작품 가운데서도 주제를 주고 개성이 드러나는 작품도 있다. 위 얼굴 동물 얼굴 만들기를 한 모양이다. 동물 얼굴을 선택하는 것이 아이들이 고민할 것이다.

위 꾸미기 작품은 골판 종이와 사포에 그리기다. 큰 주제 속에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가 드러났다. 아이들 작품에 이야기가 담긴다. 물론 그 이야기가 갑작스럽게 보여주기보다는 자기 삶이 담긴 것이 더 좋겠지.

똑같은 재료로 내용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 이것은 학예일까, 학외일까?

 

3) 주제별

 

큰 주제만 주고, 재료와 내용을 아이들 정하게 한다.

가을 풍경 만들기, 재미있었던 것, 시화 만들기는 아이들이 결국 비슷한 재료를 썼지만, 아이들에게 큰 재료와 내용을 마음껏 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읽거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수 있다. 오래 걸리고 여러 번 고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과 학습의 한 부분을 더 깊이 있게 해서 나중에 학급문집에도 실어도 좋겠다.

되짚어 보았다. 무엇이 좋고 나쁨을 떠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할 듯하다.

평소에 가르치고 배우고 익힌 것을 예술로 승화하며 표현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고, 한두 개씩은 아이들 ‘끼’를 드러내도록 장기자랑과 같은 것도 곁다리로 필요할 듯하다. 어떤 것이 중심과 초점을 두어야 하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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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학급살이통신문 340 덕정초 40

2013년 12월 11일

 

학급문집 준비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났다.

“선생님, 오늘 일찍 마쳐요?”

늘 시험이 있는 날이면 물어보던 질문도 이제는 없다. 시간표대로 다 하고 가니까 이제는 별 기대도 실망도 없다.

시험을 끝나고 이제 남은 큰 행사는 학예회와 학급문집 만들기다.

둘 다 날마다 조금씩 해나가야 한다.

 

해마다 우리 반 문집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게 있다.

 

1. 학급일지: 당번이 그날그날 누리집에 올린다.

2. 우리 반 일기: 평소 별표 받은 일기를 누리집에 올린다. 별표 없어도 한 달에 세 편 이상은 올린다.

3. 시화: 자기 손 글씨로 시 한 편 쓰고, 어울리는 그림도 그린다. 자기 글씨와 그림이 드러난다. 어른이 되어서 보면 좋다.

4. 가장 기억에는 남는 일: 국어 교과서에 나오기 때문에 수업 시간 충실히 하면 나온다.

5. 미술 작품: 미술 시간 작품을 다 사진 찍어두었다. 문집 사이사이 그림으로 넣는다.

6. 설문지: 학급 누리집에 댓글로 한 해 동안 사건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달면 모아서 정리한다.

 

이 여섯 가지는 기본으로 들어간다. 그밖에 글이 그 해 특징을 살릴만한 프로젝터 학습이나 수업 내용, 기록이 덧붙이기도 한다.

 

1, 2, 3, 6번은 아이들이 있을 때 해두어야 한다. 방학 전에 끝내야 한다. 학급일지를 평소에 챙기니까 다 모인 것 같지만, 내용이 자세하지 못하고 대충 쓴 것을 고칠 시간을 가진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글을 자세히 쓰는 법을 설명했다.

학급 일지에 오른 글 여섯 편을 뽑았다. 대충 쓴 것 세 편, 뚜렷하게 쓴 세 편을 모아서 보였다. 그냥 읽어만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를 글과 생생하게 기억나는 글이다. 학급일지에 싣는 글이 개인적인 인이지 학급 전체의 일인지도 드러났다.

따로 힘주어 말하지 않아도 보면 안다.

컴퓨터실에서 자기가 쓴 일지를 고쳤다. 그때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사건을 뚜렷하게 풀어놓아야 한다. 사건, 주고받은 대화를 좀 더 자세히 풀어서 쓰자.

 

 

오늘은 시험 결과를 확인하느라 어수선하다.

‘몇 점 받았을까?’

하는 기대감에 안절부절못한다. 빨리 확인시켜야 잠잠해질 것이다.

아침 시간에 경남도민일보 글쓰기 큰잔치에 뽑힌 작품(줄 글과 시)을 열 편 넘게 넣어서 복사해 나누어 주었다. 자기 고민과 생각, 느낌을 잘 살려 쓴 글이다. 자기 삶, 재미, 감동이 있는 글이다.

앞으로 시도 쓰고, 일기 글도 교정해야 한다. 그래서 먼저 어떤 글을 쓸 것인가, 무슨 글이 좋은가에 대하여 다시 공부했다.

 

 

가장 먼저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게 중요하다.

필통, 꽃, 농구공 같은 물건이나 동생, 엄마, 친구 이야기와 같은 글감은 시에서 자주 본다. 이번에는 되도록 자기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쓰자고 했다. 남 이야기보다는 자기 생각과 자기가 겪을 것을 바탕으로 자세히 쓰자.

하지만 자세히 썼어도 곤란한 이야기가 있다. 보기를 든다면 땅에 개미가 줄지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재미있겠다고 발로 밟아 차례로 죽였다는 이야기는 곤란하다. 재미가 아니다. 감동이 아니다. 자기 혼자 재미있을지 모르겠으나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또 한 가지! 내가 쓰는 이 글이 이삼십 년 뒤 내가 읽고, 또 훨씬 뒤 내 자식과 내 손주가 본다고 여기며 써보자고 했다. 역사의 기록이라고 여기고 지금 나이 때 생각과 감정, 손 글씨, 그림을 남겨보자는 뜻도 담겼다.

 

 

자주 시를 못 썼다. 자연과 계절에 대한 시와 좋은 시를 찾아보는 시간은 있었지만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쓰는 시간은 오랜만이다.

 

“단번에 잘 쓰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까지 완성합시다. 두 편 정도 써봅시다. 선생님이 봐줄게요. 다듬을 만한 시면 그다음부터 이야기하면서 완성해 가면 됩니다. 별 재미와 감동도 없는 시라면 아예 바꿔봅시다.”

 

우리 반에 있는 어린이 시집을 돌렸다. 아직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다른 또래 아이들 시를 읽으면 생각의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다른 사람 쓴 시를 보고 삶, 재미, 감동이 있는지 살펴보자. 그런 다음 시를 씁시다. 내일까지니깐 두 편 이상 써주세요."

시 쓰기는 이렇게 시작이다. 시를 먼저 완성해야 손 글과 그림을 그린다.

시를 몇 번 더 고치게 될 것이다.

빨리 낸 몇몇 아이 글이 여전히 예상대로 써 온다.

자기 이야기가 아닌 지나간 고양이, 물건, 친구 이야기가 있다. 이런 이야기는 평소에도 쓸 수 있으니 자기가 주인공이 되도록 몇 편 더 쓰라고 했다.

‘걱정스러웠다. 슬펐다. 재미있었다, 불쌍했다.’

라는 추상적인 말들이 쉽게 나온다.

고양이가 불쌍했다.’는 식으로 ‘불쌍했다’고 써놓기만 했다. 감동, 재미가 없다.

불쌍했다면 그 ‘불쌍함’을 읽는 이가 느껴지도록 자세히 써야 한다.

‘고양이가 오른쪽 다리를 절뚝거린다. 살금살금 다가와 “아웅, 아웅, 아아아아웅.” 죽어가는 소리로 머리를 땅 가까이 숙이면서 온다.’

이렇게 쓰면 누가 봐도 ‘불쌍한 마음’이 든다.

‘불쌍함’은 글이 아닌 마음에 써야 한다. 상대가 느껴야 한다.

자세히 쓰면 ‘불쌍했다’는 글을 안 써도 된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전달된다. 불쌍하다면 아마 고양이에게 먹을 것도 주었을 것이다. 그런 사건을 자세히 쓰면 된다.

‘불쌍해서 먹을 것을 주었다.’

라는 표현보다는

‘무엇을 줄까 둘러보다 없어서 집에 가서 어묵을 가져와서 주었다. 급하게 먹을까 봐. 조금씩 떼 주었다. 천천히 먹어라.’

이렇게 쓰게 더 애절하고 더 아껴주는 마음이 진하다. 확 와 닿는다.

그렇다고 하지도 않는 행동을 거짓말로 만들면 안 된다. 솔직하게 써야 한다. 동물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런 것을 잡아야 한다. 찾아야 한다.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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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학급살이통신문 339 덕정초 39

2013.12.5

 

수학 시험공부, 틀린 문제 보기

 

“다음 부르는 사람은 오후에 남으세요.”

오후에 열 사람 남겼다.

여러 가지 교과서 문제를 풀이를 보니 특정 부분만 유독 틀리는 게 보였다. 틀린 아이들을 남겼다.

 

 

분수가 있는 방정식만 틀렸다. 남겨서 다시 풀게 했다. 칠판에 두 사람씩 나와서 푸는 과정을 써가면서 풀도록 했다. 과연 어디서 막히는지 살펴보자.

 

 

칠판에 나와서 한 사람씩 풀게 해보니까 하나씩 매듭이 풀렸다.

자연수와 대분수의 뺄셈을 헷갈려 하는 아이도 있고, 대분수와 자연수 곱셈에서 분자와 곱해야 할 것을 분모를 지금까지 곱하는 줄로 아는 녀석도 나왔다.

가분수를 대분수로 고치는 게 서툰 아이도 있다. 분수의 나눗셈을 곱셈으로 바꾸면서 역수로 곱한다는 것을 잊기도 하고, 같은 분모끼리는 분자만 더하면 되는데 분모, 분자 나란히 더해 버리기도 한다. 덧셈을 곱셈처럼 약분하기도 하고, 곱셈을 통분하려고 덤비기도 한다.

 

그동안 세밀히 챙겨보지 못했던 것 같다. 서로 물어 가며 해결할 수 있겠다고 믿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여러 문제 가운데 한두 문제로만 나와서 틀려서 그냥 넘어가 버렸던 것 같다.

기초적인 문제인데 이해 못 했으면 분수가 나오는 문제는 다 틀렸을 텐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원기둥의 겉넓이와 부피, 경우의 수, 확률에서 소수점 계산이나 통분 과정 없는 식이 많았다. 분수 셈이 잘 나오지 않아서 오개념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통분, 약분, 분수의 혼합계산이 뜸해서 잊은 것이다. 아직 확고하게 혼합계산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남겨서 이 부분을 집중 다시 공부했다.

남긴 아이 반 정도는 금방 이해하고 다 풀어냈다. 다섯 정도가 헤맨다.

대분수를 가분수로 바꾸어 푸는 문제, 자연수와 대분수의 덧셈과 뺄셈, 가분수와 자연수의 곱셈, 양변에 같은 수를 더하거나 곱할 때, 어느 것을 먼저 할 것인지를 헷갈려 한다.

 

잘 됐다. 아이마다 지닌 오개념을 찾았다.

“아, 그래서 틀렸네!”

자기 자신도 어디서 막혀 왔는지 알아서 기뻐했다. 나도 기쁘다. 자주 막히는 곳, 잘못 아는 부분을 찾는 게 공부다.

똑똑해 보이고 평소에도 곧잘 잘 풀어도 한두 가지 오개념을 지니고 있다. 특히 분수의 혼합계산에서 자주 그렇다. 집중해서 체계를 잡아 풀지 않으면 암산하면서 오류를 만든다. 머릿속에 담은 계산을 잘못 풀면서 틀린다. 그래서 알면서도 틀리게 된다.

푸는 과정은 거의 다 맞는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무너져 버린다. 가분수를 대분수로 바꾸거나, 약분과 통분 과정에서 헷갈려 대충 끼워 맞추려다 틀린다.

이런 문제를 풀고 틀렸다고 매겨놓고도 왜 틀렸지 따져 보지 않고 그냥 넘겨버리니까 또다시 만나면 틀리기를 되풀이한다.

 

오늘도 문제 풀이하고 답만 불러주려다 거두어 살펴보면서 발견했다.

아이들이 학습지를 푸는 성향, 방법,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문제를 풀었다는 자체만으로 ‘공부’했다고 여기는 듯하다. 문제를 풀고 틀린 부분을 표시만 할 게 아니라 왜 틀렸는지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물어보고 알아내야 ‘공부’다. 문제풀이의 1차 과정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찾는 것이다. 2차는 모르는 것에 대해 도전해서 풀이 과정을 알아내고 이해하는 것이다.

답지를 보고도 모른다면 계속 모르는 것이다. 그것은 ‘공부’가 아니다. 알 때까지 찾아야 한다. 친구나 선생님께 물어야 한다. 잘못 안 부분이어서 그런지, 아예 몰라서 그런지, 계산 실수인지, 풀긴 해도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지도 찾아야 한다.

자기가 늘 푸는 방법으로 해결했다고 해도 좀 더 손쉽게 푸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며 친구나 선생님께 물어보면 좋다. 한 문제에 여러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 다양한 방법, 여러 가지 관점의 눈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재미있다. 도전해보고 싶다. 즐겁게 해보자.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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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학급살이통신문 338 덕정초 38

2013.12.4.

 

시험 기간, 시험공부

 

시험 기간이다. 아이들은 벌써 시험 문제집과 학습지로 바쁘다.

스스로 바쁘다. 요즘 시험 기간은 아이들도 열심이다. 시험 기간이나마 열심히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높다. 그래서 시험 범위를 넘는 교과 내용을 할 때면 교과서 밑으로 숨겨 문제 풀이 모습도 발견한다. 학원 숙제도 많다.

 

 

시험 기간에는 시험 준비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다. 평소 시험공부 방법에 대하여 별다를 게 없는 아이들이 솔깃해한다.

시험공부 방법이 따로 있나? 그냥 문제집 열심히 풀면 되지? 학원 시키는 대로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수동적이고 막연한 생각에 머물러 있는 아이가 대부분이다. 별 계획 없이 살아와서 별생각도 없다.

 

먼저 공부 시간을 뽑아 본다. 학교 마치고 학원 갔다가 한두 시간 정도는 누구나 한다. 그렇게 하면 남은 일주일 동안 시험 범위 안 문제를 한 번도 제대로 다 못 푼다.

하루에 공부할 과목을 정하는 문제도 생각해보았다. 월요일에 국어, 화요일에 수학, 수요일에 과학 공부를 하는 것처럼 하루에 한 과목씩 덤비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하면 먼저 한 과목은 잊어버린다.

국어, 수학, 사회 따위는 30분씩이라도 날마다 해야 한다. 일주일 계획을 짜보았다.

첫 사흘 정도는 시험 범위 안 문제를 다 풀어보는 게 좋다. 억지로 좋은 점수 받으려고 덤빌 필요가 없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쭉 다 풀어야 한다. 틀린 것을 표시해준다.

그다음 이틀은 틀린 거나 애매한 것만 다시 푼다. 복습이다. 이때부터 공부가 시작이다. 이때 예체능도 한다. 사흘 동안 풀었던 시간에서 틀린 것만 다시 풀기 때문에 반 넘게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줄어든 시간만큼 예체능 과목 공부를 하면 된다.

주말에는 그 틀린 문제를 또 풀어본다. 두 번째 복습이다. 예체능도 이처럼 틀린 문제만 복습한다.

마지막, 시험 하루 전날에는 세 번째 복습과 예체능 두 번째 복습을 하면 된다. 어려운 문제만 골라서 집중하면 된다.

한 번만 보거나 다루는 문제는 쉽게 잊는다. 짧아도 자주 되풀이해야 한다. 계획과 목표를 정하고 공부의 양과 차례도 중요하다.

 

내가 하는 영어 공부 이야기를 해주었다.

먼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세우는 게 중요하다.

늦은 나이지만 10년 목표로 영어 공부를 한다. 외국여행에서 마음껏 이야기할 정도가 목표다. 그래서 날마다 30분씩 영어 책을 보며 공부한다. 스마트폰을 영상이나 대화 내용을 보고 듣기도 한다.

아침, 점심, 전담시간, 학교 오가며 걷는 시간, 잠자기 전 시간을 모으면 1시간 30분 정도는 된다. 습관이 중요하다. 날마다 할 것이다. 10년을 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내 것이 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즐겁다. 이게 중요하다. 비록 ‘시험’ 이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10년을 내다보며 내 목표를 위해 한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흔들지 않을 것이다. 시험 결과와 상관없이 꾸준히 오래가야 한다. 오랫동안 날마다 도전하고 익힐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이번 시험 기간은 짧게는 일이 주일 길게는 한 달이다. 하지만 목표를 1년, 10년, 20년으로 잡아야 한다. 길게 봐야 한다.

 

 

예체능 공부는 카드로 문제 만들기 방법으로 했다. 1학기 말에도 해서 익숙하다. 문제 유형을 설명하고 재활용 종이에 구멍도 뚫고 고리도 준비해 두었다. 복사 용지가 얇아서 마지막 장에 두껍게 받치도록 마분지도 잘라두었다. 첫 장으로 노랑 도화지로 만들었다. 본때가 나야 기분도 나고 마음가짐도 진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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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2월 04일 오후 10:09

 

예체능 교과 간추린 복사물을 보고 문제 내기를 한다. 앞쪽은 문제를, 뒤쪽은 답을 쓴다. 가져온 문제집을 보고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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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2월 04일 오후 10:11

 

맞는 것, 틀린 것, 줄긋기와 같은 문제 유형으로 만든다. 다 만들고 나서는 친구들끼리 서로 바꿔보면 된다. 만들다 보면 내용을 자연스럽게 읽고 파악하게 된다. 정의가 된 것, 과정, 차례 따위가 보인다. 찾아내고 만들고 쓰면서 익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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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2월 04일 오후 10:23

 

말려도 하게 되는 시험공부는 한다. 좀 더 효과적으로 해보라고 공부 방법을 공부해 본다.

암기가 많은 과목은 오늘처럼 문제 만들기 방법을 많이 쓴다.

수학은 문제를 풀어보고 매겨서 많이 틀리는 문제 유형을 찾아 그 문제만 집중적으로 반복, 설명, 복습한다. 개념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아무리 다시 풀어도 소용없다. 친구끼리 물어서 이해할 때까지 묻고 가르치는 방법도 쓴다.

사회는 문제를 많이 푼다. 그러다 보면 문제 유형이 보인다. 그쯤 감을 잡으면 다시 교과서(사회과탐구)를 정리한다. 문제에 나왔던 부분을 다시 보면서 익숙해진다.

한 번으로 자세히 다루고 끝낼 게 아니라 다시 돌아와서 한 번 더 읽으면 훨씬 내용 파악하는 힘도 깊어진다. 지명과 고유명사가 많아서 이번 사회 단원은 자주 보거나 읽고, 말하지 않으면 외기 어렵다. 사회 또한 문제 만들기 방법이 제격이다.

국어는 토론수업으로 과정을 깊이 있게 하고 온몸으로 겪어 보는 방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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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2월 04일 오후 10:11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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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학급살이통신문 337 덕정초 37

2012.11

 

국어, 주장 근거의 적절성 찾기(토론식 수업)

 

오랜만에 토론식 수업을 했다. 국어 교과서 내용으로 전교 어린이 회장선거가 있다두 아이가 나온다.우선욱이란 남자애와 이주현이란 여자애이다공약을 발표한다우선욱이는 학교 우유로 초콜릿딸기 우유로 바꿔보도록이주현은 학교에 따뜻한 물이 나오도록 건의해보겠다는 공약을 내었다.

이 공약을 중심으로 두 편을 나눴다. 우선욱, 이주현 편으로 나눠 모두 3차 토론을 했다.

1차 토론은 자기편 사람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내세운다. 남녀 한 사람씩 발표하도록 한다. 스스로 해보라고 하면 손을 잘 들지 않아서 먼저 한 사람만 교사가 지명한다. 지명한 아이는 발표를 하고 상대편 사람 아무나 한 사람을 부르고 않도록 한다. 상대편을 고르도록 하면 긴장감이 돈다. 의논한 시간을 2~3분 정도 준다.

 

남녀 한 사람씩 넷 사람 발표가 1차 토론이 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찾는 셈이다. 거의 토의 과정이다. 우선욱 편은 따뜻한 물보다 맛있는 우유가 더 행복감을 준다고, 이주현 편은 우유보다 따뜻한 물이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과 실용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었다.

2차 토론은 상대편 의견을 비판하면서 자기편을 근거를 내세워야 한다. 1차 토론과 같이 남녀 한 사람씩 한다. 시간은 2~3분 정도. 상대 결점을 찾아서 말해야 하니까 더 세밀해진다. 적절성을 따지게 된다. 우선욱 쪽은 단 것이 들어가서 이빨이 썩을 수 있는 점, 이주현 쪽은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을 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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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1월 26일 오후 9:11

3차 토론은 비판받은 것에 대해 반박을 한다자기편 주장의 적절성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일이다. 5분 정도 시간을 주면 자기편끼리 근거를 만들면서 다져 간다.

세 번의 과정을 거치면 시간이 빠듯하다그리고 긴장감이 많이 감돈다누가 걸리는지 모르기 때문이다또한서로 의견을 찾아주면서 자연스럽게 몰입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적절성 찾는 일이 자연스럽게 담긴다.

토론을 준비할 때는 가장 먼저 토론할만한가 따져본다학습 효과나 효율성이 있나 따져본다이번 단원에는 그러했다토론도 방법이 여럿이다미리 준비해서 발표자를 정해두기도 한다이번 수업은 그렇지 않다즉석 해서 발표자가 누가 될지 모른다그래서 많이 긴장하고 집중한다발표 전에 토의 시간을 몇 분 준다이때 서로 근거를 찾으며 학습 목표에 도달하거나 집중하여 몰입한다.

전체 과정을 알기 때문에 (반박 기회가 있기 때문에상대편 의견도 잘 기억 또는 기록해 두어야 한다.

토론 수업은 이렇게 동의비판반박하면서 근거를 찾는 과정이 좋다듣고 분석하고 비판종합평가하면서 이루어진다온몸과 기관을 다 쓰게 된다.

이번 단원 주제는 토의·토론하기에 좋다하지만 평소에는 토론할 주제나 단원이 잘 보인다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데 쉽지 않다좋은 건 알지만선뜻 토론만으로 집중하기에 망설여진다그래서 연구하고 공부한다토론이 안 될 것 같은 단원도 토의·토론 형식으로 만들고 싶다즉석 해서 누구라도 바로 할 수 있는 토론으로 만들고 싶다.

자주 하다 보면 미리 준비해서 만드는 토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학년을 해마다 하면서 수업 구조와 방법을 바꿔보려는 노력이 공부된다.

첫해는 내용을 익히는 해두 번째 해는 시험해보고 도전해보는 해세 번째 해는 적절성과 효율성을 따져보는 해네 번째 해는 깊이 다루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해다같은 학년되풀이하는 교과 내용이라도 수업이 해마다 다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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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학급살이통신문 336 덕정초 36

2013.11.

 

학급문집과 학기말 수업

 

 

이제 학급문집을 준비한다. 학급문집에 담을 글과 그림을 방학 전 다 모아야 한다.

요즘은 아이들과 함께 편집할 겨를이 없다. 아이들 글과 작품만 다 모아두어도 다한 셈이다. 기말 고사와 각종 연구·시범학교 보고회, 학예회, 졸업 준비로 2학기는 정말 눈코 뜰 새 없다. 아니, 2학기 전체가 시간이 일주일, 보름 단위로 지나가는 듯하다.

학급문집 만들기는 순수하게 학급문화의 결실이다. 교사의 의욕과 노력이 없으면 시작할 수도 없다. 설령 시작해도 그것은 고역이 된다. 아이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알맹이 없는 껍질이다. 해도 안 해도 그만이다. 학교 실적으로 드러나지도 알아주는 이 없다. 하지만 결국에는 교사 성장 밑거름과 성찰과 성장의 씨앗이 된다. 그래서 학급 문화의 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순수한 교육의 결실이 되느냐, 마지못해 만드는 고난의 시간이 되느냐는 각자의 의식과 철락, 도전과 열정에 달렸다.

“선생님, 학급문집 뭐예요?”

“그것 만들어서 우리한테도 줘요?”

“그래!”

“우와!”

문집 이야기를 처음 꺼내면 자주 듣는 말.

문집을 보거나 만들어본 아이들이 많지 않아 문집이 말 자체를 모르는 아이도 있다. 또 글을 모아 딱 한 권만 만드는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모두 한 권씩 가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늘 글 쓰고 내면 그것으로 끝인 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랬을 것이다. 글 묶음 실적 보고나 실천 사례로 파일이나 묶어 모아둔 것만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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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1월 19일 오후 10:33

 

“지금까지 땀샘반 10까지 만든 문집이 있어요. 보세요.”

학기 초 교실에는 벌써 우리 반 문집을 꽂아 두었다. 가끔씩 이야기하고 때로는 한번 씩 읽어준다.

문집 감상을 한다. 어떤 글들이 실리고, 써야하는지 알아봐야지.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 직접 보면 감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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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1월 19일 오후 10:33

 

땀샘반 문집이 스무 권 넘게 있다. 다른 지역 선생님들 문집도 있다. 한 사람에 한 권씩 돌아가도 남는다.

“우와, 샘 봐!”

“이봐. 이 날에 아이들이…….”

문집에 학급일지, 별표 일기, 기억에 남는 일 따위가 자세히 담겨 있다.

문집 한 권을 뽑아 10년 전 사건을 읽어주었다.

청소 시간 도망간 이야기, 말싸움 한 일, 숙제를 못해서 꾸중 들었던 일 따위가 많다. 보고 듣고 한 그대로 실렸다. 어제 쓴 일기 같다.

보고 듣고 한 대로 자세히 써야 10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우리는 날마다 겪은 것을 잊어버리며 산다. 몇몇 큰 충격 사건 말고는 몇 달 지나면 다 잊는다. 그래서 기록하여 남긴다. 그게 동물과 크게 다른 점이다.

자세히 말한 대로 들은 대로 써야 생생하고 되살아난다.

좋은 기억도 있지만 안 좋은 기억도 있다. 기왕 쓰는 것 좋은 기억이 더 좋겠지만, 지금 안 좋지 기억이 나중에도 좋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나중에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깨달을 수도 있다. 좋든 안 좋든 이런 경험에서 반성과 성찰로 이어질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 그런 마음가짐이 먼저다. 학급문집을 보면서 ‘마음 세움’부터 다져야 한다.


“지금 쓰는 글은 20년 뒤 나도, 내 자식들도 볼 것이야. 그래서 대충, 빨리, 건성으로 덤비지 말고 역사를 기록한다고 생각하며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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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1월 20일 오후 9:39

 

학급문집을 준비하다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하면 교과서 단원도 문집에 담을 만한 주제로 보인다.

국어 6단원은 논설문 공부다. 주장과 펴고 그에 따른 근거를 찾고, 적절한지 따져본다. 이 단원에서 지난 6년 동안 학교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일 쓰기도 나온다. 문집에 싣기에 딱 좋다.

차분히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지난 일을 생각 못하거나 생각 않고 쓰면 대부분 수학여행 때 놀이기구 탄 이야기만 나온다. ‘-갔다. -했다. -재미 있었다.’만 되풀이한다.

처음에는 마음껏 쓴다. B4종이를 준다. 다 쓴 것을 그날 하루는 다 훑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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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1월 21일 오후 8:58

 

다음 날 칠판에 아이들이 쓴 글에 대한 평과 고칠 점을 쓴다. 다시 쓰도록 했다.

가장 먼저 고쳤으면 하는 것은 남 이야기가 아닌 자기 이야기 쓰기다. 자기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써야 한다. 친구가 혼난 일, 친구가 실수한 일, 바라본 본 일 따위로 자기 이야기를 쓰지 않는 아이가 많았다. 물론 그런 이야기와 경험이 많다. 있다. 그렇지 지금은 자기 이야기다.

두 번째는 ‘-했다, -봤다, -재미있었다.’는 나열식 글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했는지, 무엇을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봤는지, 무슨 말을 주고받고, 그때 자기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자기주장과 의견을 없었는지 살펴야 한다. 하나하나 댓글로 고칠 부분을 달아주었다.

세 번째는 얼마 전 수학여행 놀이기구 탄 이야기만 쓴 글이다. 물론 수학여행이 가장 신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학교 6년 생활을 대표할 만한 몇 가지 사건이 더 있을 것이다. 찾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나 친구, 일기장을 보면서 되새겨볼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네 번째는 마무리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했다. 했다고만 하고 끝나버려서 보고서 같은 글이 있었다. 전체를 묶어 정리하거나 자기주장이나 의견을 내세웠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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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1월 21일 오후 8:58

 

자기 이야기와 삶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안면 장애를 극복한 당당한 엄마 김희야씨 영상을 보여주었다. 다른 사람의 눈살을 편치 않게 하는 얼굴이지만 당당하게 꿋꿋하게 사는 김희야씨. 어떤 위인보다 마음이 넓고 생각의 폭도 깊다. 아이들도 눈물 글썽이며 보았다.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 자기 삶 이야기가 중심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이런 것에 약하다. 경험이 적다. 익숙하지 못하다. 남이 준 문제, 남 이야기, 남 비판, 남을 비교하는 생활에 익숙해 자기 생각, 말, 삶을 드러내는 경험이 적어서 그랬을 것이다. 일기에서도 자기 이야기보다는 남 이야기가 많다.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하고 보여도 말괄량이 남자 애들은 무슨 뜻인지 감을 못 잡기도 한다. 여전히 수학여행 놀이기구 타서 재미있었다는 글을 단 5분 만에 쓰고 다 썼다고 내려고 나온다.

“좀 더 생각해보자.”

“생각이 안 나요!”

“그래도 자꾸 생각해보려고 노력하면 뇌도 반응해. 반응이 나올 때까지 노력해보자. 중간에 포기하면 뇌도 포기해. 그러면 무엇이든지 다 잊게 돼.”

“그래도 생각 안 나는데요?”

“그래 지금 당장은 생각나지 않지. 그러면 집에 가서 엄마아빠에게 어릴 적 이야기도 듣고, 사진도 보고, 지난 학년 일기장, 책, 기록을 보거라. 그래서 기억해내는 노력을 해야지.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당연히 기억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그래도 기억 안 나면…….”

‘기억 안 나면 그냥 그대로 내라!’

이 말을 듣고 싶은 것인지, 그래서 빨리 내고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인지. 끝까지 한 번 더 해보도록 한다. 약간 짜증 섞인 얼굴로 되돌아가는 몇몇 아이를 보면 미안하기도, 괘씸하기도 하다. 이제는 털어버렸다. 이런 감정 또한 적응해야지.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 한다.

문집 만들기 이제 시작이다. 무수한 감정의 부대낌이 일어날 것이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이겨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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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은 날짜: 2013년 11월 21일 오후 9:30

 

미술 시간 알리는 것 꾸미기에 문집 표지 만들기도 나온다. 때 마침 딱딱 맞는다. 문집표지 만들기를 주제 주고 저번 주에 만들었다. 뒤 게시판에 붙임 종이를 붙여 놓고 스티커 하나씩 주고 우리 반을 대표할 만한 문집 표지에 붙이라고 하니까 이 그림이 뽑혔다. 아이들이 성격과 별명이 다 담긴 우리 반 얼굴이다.

 

학기말 교과서를 분석해보면 모두가 학급문집에 연관이 있다. 문집에 실을 만한 글이나 그림을 만들 만한 기회가 보인다. 국어, 사회, 실과, 미술과 같은 과목에 정리하고 마무리 주제가 담겨 있다. 체육과 여가 활동이 있어서 여가 활동한 경험이나 기억을 되살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도 된다. 일기를 꾸준히 써왔으면 그때 기억을 좀 더 자세히 쓰면 된다.

 

교과 시간을 문집과 엮으면 여러모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교과 시간 마치고 따로 시간을 내기도 힘들다. 교과학습을 제대로 진지하게 하고나서 그 결과물을 문집으로 실으면 된다. 주제를 조정해두면 된다.

학기말은 늘 이렇게 머릿속에 문집과 교과를 중심에 두고 수업을 계획하고 도전한다.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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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학급살이통신문 335 덕정초 35

2013년 11월 19일

 

실과 직업과 진로, 미술 명함 만들기

 

 

실과 시간 직업과 진로

일과 직업이 왜 중요하고, 어떤 직업이 있는지 알아보는 공부다.

 

 

직업의 중요성은 교과서 내용을 공책에 옮겨 쓰면서 정리한다. 정리 시간을 주고 한 사람씩 나와서 칠판에 쓰도록 한다. 여섯이 나와야 하니까 처음 셋 정도는 미리 지정한다. 집중하지 못하거나 딴 짓하는 아이를 불러준다. 그러면 긴장을 한다. 나머지 셋은 남겨 둔다.

교과서에 그대로 나와 읽기만 하면 쓸 수 있다. 자주 이렇게 하니까 여기에 간단한 설명을 붙이도록 주문한다. 자기가 아는 상식 수준에서 말하면 된다. 틀려도 된다. 짐작으로 말해도 된다. 발표 뒤 이상하다 싶으면 내가(교사) 고쳐주거나 덧붙여 설명해준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어떤 상식이 지니고 있는지 가능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알겠다 싶은 것도 많이 모르기도 한다. 어려운 낱말이나 잘못된 개념을 어떤 것인지 드러난다. 아무 설명 없이 교과서를 그대로 읽기만 하기도 한다.

“읽는 것이 아니라 말하세요.”

“읽기예요. 발표예요?”

자주 하는 말이다.


교과서에 답을 찾아 그대로 말하기 형식은 읽기다. 자기 생각이나 의견은 없다. 그래서 발표할 때는 맞고 틀리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한다. 자기 생각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어떤 생각, 어떤 오류, 어떤 오개념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게 교사에게도 큰 도움이다. 아이들이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헷갈려하는 찾고 아는 것이 ‘교육 전문성’을 붙이는 일이다. 아이들도 답답하고 갑갑한 부분을 풀어주고 긁어주는 것에 ‘공부’ 재미가 붙는다.

“조금 전에 말한 **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 같은 의견인 사람?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확인 시킨다. 발표자만큼이나 듣는 사람도 중요다. 서로의 반응을 주고받아야 한다. 이때 표정을 잘못 지으면 틀린 것을 추궁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아무런 감정과 목소리 높낮이 없이 차분히 묻는다. 다그치는 게 아니라 묻는다. 간단한 ‘진단 평가’가 되는 셈이다.

1/3 정도 모른다면 오개념을 지녔다는 말이니까 좀 더 자세히 다루어 설명해주어야 한다.

 

 

여러 가지 직업에는 여섯 가지 영역을 나누어서 모둠끼리 토의했다.

작은 모둠 칠판을 모둠 수만큼 준비해서 붙여두었다. 모둠별로 토의해서 작은 칠판에 쓰도록 했다. 코팅해서 만든 것이다.

여러 가지 직업을 여섯 개 정도로 묶어 두었다. 먼저 각 영역별 어떤 직업으로 묶었는지 설명하고 아이들이 그에 맞는 직업을 찾도록 했다.



 

금융/ 경영 부분에 주식이나 은행에 관련된 일이 있다. 혼자 하는 것보다 모둠끼리 하면서 서로의 상식이 드러나게 된다. 많은 의견을 내는 아이도 있지만 듣기만 하거나 한두 개 밖에 생각나지 않는 아이도 있다. 평소 사회적 상식을 책이나 미디어 매체를 통해 익힌 것들이 드러나는 상황이다. 이럴 때 생각이 나야 지식이 제대로 쓰인다.

잔소리 같은 이야기지만 이런 상황에 필요한 지식이 떠오르도록 평소에 책도 많이 읽고 무엇을 보더라도 생각하고 의문을 지니도록 강조해준다.

교과 공부, 모둠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학습과 공부의 동기와 필요성이 자주 드러나게 된다. 자주 들려주어야 하는데 이게 잔소리가 같이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하랴 그래도 되풀이해서 잔소리가 같이 들려야 기억하는 것을^^

 

 

마지막 마무리로 자기 적성과 흥미, 성격을 알아보고 자기 진로를 정했다.

앞 시간에 찾은 여러 가지 직업을 보면서 자기 직업을 찾아보았다.

아이들이 고른 자기 직업을 정리해 보았다.

 

사육사(5), 변호사(2), 개그우먼, 검사, 경찰서장, 디자이너, 만화가, 야구 선수, 연극배우, 옷 디자이너, 외교관, 외환딜러, 요리사, 유치원선생님, 인테리어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축구선수(2), 통역관, 파일럿, 플롯선생님, 한의사

 

 

남자 애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뜨는 게 사육사다. 다섯 아이가 나왔다. 느낌을 알겠다. 진짜 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하는 애는 둘 정도다. 나머지 셋은 친구 따라 썼거나 쓸 것이 없어서 그 자리에서 정했거나 곁눈으로 따라 썼을 것이다. 정보가 많지 않아 ‘검사’받기 위해 빨리 썼을 지도 모른다. 이런 아이들을 나무라고 싶지 않다. 6하년 남자 아이들이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좀 더 크면 진지해질 것이다. 아직은 곁눈과 깊은 생각 없이 빨리 끝내버리는 속성이 짙은 시기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발단 단계에 머물러 있는 아이들이 많다. 너무 다그치면 다그치는 것만큼 생각은 안 나고 짜증만 늘어나서 포기하거나 학습동기와 흥미가 사그라지니까 조심해야한다.

 

 

진로를 정했으니 이제는 뽐내야지. 실과에 명함 만들기가 나오고 미술 교과서에도 알리는 것 꾸미기라는 주제로 명함 만들기가 나온다. 두 교과를 통합하여 가르치기 좋다. 바로 다음 날 미술 시간 명함 만들기를 했다. 교과서 단원을 분석해보면 이렇게 활동을 서로 묶으면 좋을 상황이 생긴다.

이 명함은 학급누리집에 올려두고 학급문집 만들 때 넣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한테도 좀 더 진지하게 만들도록 힘주어 말했다. 교과 시간에 나오는 이런 작품들은 교실 뒤 게시판에 붙이는 것으로 끝나기 쉽다. 사진으로 찍어서 누리집에 기록해 주면 해마다 아이들의 작품 수준과 내용을 가늠하고 본보기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 좋고 나쁨이 없다. 아이들 마다 다양성이 중요하다. 어른 작품이나 다른 지역의 잘된 작품만 본보기로 보일게 아니라 내가 가르친 아이들 작품으로 수업을 하면서 그 속에 담김 이야기도 함께 녹아 있으니 훨씬 가치와 의미, 이야기도 풍부할 것이다. 문집으로 최종 담아주면 역사의 기록도 된다.

같은 학년을 해마다 하면 교과 내용을 잘 알아 교과 재구성이나 통합이 이루어진다.

실과 시간에 명함 만들기를 하고나서 한두 주 뒤 미술 시간에 또 명함 만들기를 나온다면 어떤 마음일까?

공부에는 맥이 있다. 달아올랐을 때 생각, 발표, 표현하는 활동이 한 맥으로 이어지는 게 좋다. 온몸으로 기억된다. 머리에서 손발, 온몸을 다 움직일 수 있다. 그런 상황과 시간을 잡아주고 만들어주는 일 또한 교사 힘이 아닐까 싶다. 교과 재구성과 통합의 힘!

 

해마다 하면 교과서를 똑같이 가르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학교 행사, 학급 상태, 아이들 수준과 분위기에 따라서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재구성하기도 따로 진행되기도 한다. 한두 해 정도 똑같더라도 세 번쯤 하면 다른 방법을 찾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일 것이다. 묶거나 떼거나, 달리 해보려는 욕심이 생긴다. 창의성은 그때부터 솟지 않을까?

교사에게도 수업이 재미있어야 한다. 아니 교사가 먼저 재미있어야 한다. 교사의 꿋꿋한 열정과 도전이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늘 같은 일, 환경, 상황이어도 해마다 다르게 도전해보고,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가르쳐 보려는 노력이 교사의 성장과 가르치는 즐거움이 아닐까.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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