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시 쓰기 삶 쓰기 2014. 11. 8. 22:46

단풍 

붉은 단풍은 
붉게 물드는 게 아니다 
노란 단풍은 
노랗게 물드는 게 아니다 

이미 잎 속에 
붉음과 노랑이 담겨 
푸른 풀빛깔에 
감춰져 보이지 않을 뿐 
처음부터 한 잎에 있었다 

찬바람 들고 
풀빛도 옅어지면 
조금씩 붉고 노란 
제 빛깔을 드러낸다 

붉은, 샛노랑, 갈빛 
저마다 제 빛깔 
연하고 진하게 
푸른 산을 물들인다 

우리는 
물든 산을 본다 
울긋불긋 산 그림에 
우리가 물든다 

나는 
무슨 빛깔로 
드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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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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