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공개 수업에서 무엇 니까?

 

4월이면 한창 교육과정 설명회와 함께 학부모 공개 수업이 있다.

아이가 입학했거나 새 학년 올라서 담임 선생님이 누구신지, 우리 아이 반도 보고, 어떻게 공부하는지도 볼 기회다.

공개 수업이 한 해 몇 번 있지만, 첫 수업에 한 번 얼굴 내미는 것이 끝이 되는 학부모도 많으시다. 그래서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한 해 한 번, 여섯 번으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 생활, 공부를 짐작할 수 있는 짧은 경험을 담는다.

 

 

학부모 공개 수업에 오신 학부모들에게 물었다.

학부모 공개 수업에서 무엇을 봅니까?”

선뜻 내 아이를 본다고는 바로 꺼내지 못한다.

 

아이를 본다? 수업을 본다? 손을 한 번 들어보세요.”

마치 수업에 답해야 정답일 것 같은 분위기라 아이에 슬그머니 손이 오른다.

 

솔직하게 손들어 보세요.”

그러면 아이쪽이 대부분이다.

그래요. 제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아이를 보라는 말입니다. 당당하게 말입니다

왜 아이를 봐야 하는지는 몇 가지 질문을 더 하고 설명한다.

 

그다음 이어지는 질문 하나 더

그럼, 지금까지 공개수업 보는 법을 교육받은 적이 있습니까?

당연히 아무도 없다. 이런 질문 자체를 받아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공개 수업한다고 학교에서 안내장을 받았지만, 학교에 가면 전체가 모이는 강당을 들렀다가 반으로 간다. 시간을 보고 전체 모임을 가지 않고 그냥 바로 교실로 오시는 분도 많다.

교실로 가면 등록부에 사인하고, 수업 지도안을 한 부 들고 교실 뒷문으로 들어가서 앉거나 서서 수업을 보게 된다. 여기까지 교실까지 들어가는 장면이다.

교실 칠판에는 오늘 배울 내용의 목표, 학습 목표가 쓰여 있다.

종이 울리면서 수업이 시작된다. 수업 내용이 첫 단원이면 배울 내용을 이야기하고 아이들에게 (탐구) 과제를 주고, 단원 마무리 차시라면 발표 형식의 수업이 펼쳐질 것이다. 탐색, 조사이거나 토론, 토의 과정이나, 학습 결과 발표 형태와 같이 갖가지 형태(수업모형)로 펼쳐진다. 모든 아이가 발표가 돋보이는 학습결과 발표 행태 수업은 저학년에 자주 본다. 고학년은 탐색, 조사, 토론, 토의, 협업하는 모둠 활동 따위가 많이 보인다. 여러 가지 수업 형태가 있다.


 

공개 수업을 보는 기준과 관점이다. 어떤 기준과 관점을 지니고 있는가?

공개 수업 보는 법을 교육받은 적이 있는가?

수업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묻지도 따져보지도 않고 그냥 느낌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단지 막연하게 우리 아이가 수업 잘 받는 가에는 눈길이 꽂혔을 것이다.

 

여기에서도 또 하나 질문!

아이들의 어떤 행동이 수업을 잘 받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부분 1번에 답을 많이 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다.

이제 지금까지 세 가지 질문을 내 나름의 결론을 내어본다.

 

1. 학부모 공개 수업에서 무엇을 봅니까?

2. 공개 수업 어떻게 봐야 할까?

 

이 두 질문은 묶어서 말해보면 아이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수업을 보는 것은 주로 교사들이다. 물론 요즘은 교사들도 교사끼리 공개 수업에서 아이를 초점을 두고 본다. 수업내용이 무엇인지는 어떻게 가르치는가는 공부하는 내용이 무엇인가 아는 정도면 된다. 그것에 대해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생각하는가에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 질문에 아이들이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 교사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아이가 수업을 잘 받는다는 것이 아니다. 모르는 것이 정상이다. 모를 때 행동이 중요하다.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가 있고, 왜 그러냐고 따져 묻는 아이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세 번째 질문에 따른 답이 이어진다.

 

3. 아이들이 수업을 잘 받는다고 여기는 행동은?


발표와 질문을 하느냐에 기준을 잡았는데 이런 질문 자체가 틀렸다.

아이들은 발표와 질문을 하든 하지 않든 모두 공부하는 행동이다. 수업에 적응하는 성향, 형태이다. 교사 질문에 안다고 바로 발표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틀릴까 봐 눈치 보며 탐색하는 아이도 있다. 답 못해서 묻는 아이가 있고, 몰라서 듣고만 있는 아이가 있다. 모두가 배움의 상태다. 성격, 성향일 수도 있다.

그래서 교사들은 쉽게 답을 빨리 말하지 않는다. 발표한 아이나 틀린 아이에게도 생각해 볼 시간을 준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의심하고, 확신하고, 근거를 찾고, 협의하고 토의하면서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한다.

 

수업의 목적은 단순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수업은 모르는 것을 알게 하는 데 있다. 답을 말했다고 해서 아는 게 아니다. 왜 그런지, 그 답이 나온 까닭을 설명하지 못하면 제대로 아는 게 아니다.

제대로알게 하는 과정이 수업이다. 그 과정에 시행착오가 있고 그런 모습이 공개수업에서 드러나면 좋다. 어떤 상황일 때 아이들이 모르고,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이때 아이들은 실수하고 고민한다. 모르는 것에 대한 대처하는지를 살피는 일이 우리 어른들(교사와 학부모)의 몫이다.

답하지 않았거나 못 했다고 꾸중할 일이 아니다.

알아도 다시 묻고 따져보고 서로 가르치고, 도움을 주기도 받기도 한다. 그런 배움을 즐기게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이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이해해주어야 한다.

공개 수업은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을 성향, 성격, 행동을 알아가는 배움의 기회이면서 시간이다. 우리 아이가 어떤 생각과 행동으로 참여하는지 살필 기회이다.

공개 수업은 잘했다고 못 했다는 관점이 아닌 다양한 학습 상황에서 가정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찾는 자리다. 아이와 함께 어른도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자리다.

 

  아이마다 속도와 박자가 있다.

 

발표를 즐기는 아이가 있으면 가만히 듣기를 즐기는 아이도 있다. 말이 앞서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손발이 먼저 나서는 아이도 있다. 빠른 아이도 있고 늦은 아이도 있다. 아이들 공부 방법이 다 다르다. 아이들의 학습 방법과 성향, 속도를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속도의 표준은 없다. 빠르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느리다고 나무랄 일도 아니다. 자기 속도가 있다. 그 속도를 알아 스스로 성장시키는 역할이 중요하겠다.

또한, 박자도 다르다. 자기가 살아온 삶이 다 달라서 서로 바른 박자로 어울려 간다. 우리 아이들을 다 다른 속도, 박자, 형태로 살아간다. 어느 특정 속도와 박자, 형태를 기준으로 잡아 강요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우리 사회가 똑같은 속도, 똑같은 박자, 똑같은 형태로 살기를 요구하거나 그렇게 살아온 어른들이 다름을 틀림으로 해석해서 아이들 성장을 변형시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공개수업에서 우리 아이들의 배우는 박자를 읽을 수 있겠는가?

자주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공개 수업을 더 자주 열어야 한다.

 

  한 나무에 붙은 잎도 단풍과 낙엽 지는 시기가 다르다.

 

한 나무에 붙은 나뭇잎들이 단풍 진하기와 낙엽 질 시기도 다 다르다. 우리 삶도 사람마다 차이 나듯이 아이들의 배움 과정도 마찬가지다. ‘틀림이 아닌 다름을 찾아야 한다. 학부모 공개 수업이 아이들의 틀림으로 본다면 꾸중과 나무람이 뒤따르고, ‘다름으로 여긴다면 격려와 도움의 손길이 붙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나무다. 큰 나무다. 해마다 커가는 속도가 다르지만, 결국은 모두가 다양하게 자라 우리 사회 푸른 숲을 이루게 할 것이다.

 



 


땀샘 최진수의 초등학급운영/맘에 드림

6장 학부모와의 만남, 관계, 소통

2. 학부모가 공개 수업 보는 법 263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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