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가자
이 길도
누군가 처음으로 걸었겠지.
그 뒤로 한 사람 한 사람
뒤따르다보니 길이 되었다.
이제는
이 길이 아니면 위험다고
가지마라 한다.
닦여진 길로만 가라고 한다.
길이 없던 길은
지금은 위험하고 가지말라는 길
누군가 만드는 새길은
뒤따르며 다져가면 안전한 길
우리는 길을 만든다.
저마다의 길을 만든다.
모두가 함께 가는 큰 길에서
결국 우리는 만난다.
가지 않는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가자
가자
함께 가자
가자 가자
이 길도
누군가 처음으로 걸었겠지.
그 뒤로 한 사람 한 사람
뒤따르다보니 길이 되었다.
이제는
이 길이 아니면 위험다고
가지마라 한다.
닦여진 길로만 가라고 한다.
길이 없던 길은
지금은 위험하고 가지말라는 길
누군가 만드는 새길은
뒤따르며 다져가면 안전한 길
우리는 길을 만든다.
저마다의 길을 만든다.
모두가 함께 가는 큰 길에서
결국 우리는 만난다.
가지 않는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가자
가자
함께 가자
산에 들면
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 길
가파르고 빠른 길
완만하고 늦은 길
산에 도전하는 사람은
빠른 길을
가뿐 숨 헐떡이며
땅 보며 씩씩대며 올라
같은 길로 내려간다.
그리고
한번 올랐으니
다음 번에 다시 오기 쉽지 않다.
산을 즐기는 사람은
늦은 길
사뿐사뿐 바람 느끼며
하늘 보고 먼산 보며
가파른 내리막길도 흥얼거리며 간다.
그리고
다음 번에는 언제 올까 약속하고 간다.
향기
학교 둘레길에도
우리 아파트 들머리에도
오늘 산을 오르는데 출발점에도
은은하게
향기롭게
나를 당긴다.
지긋이 눈을 감게 하는
노란빛깔 은목서
발그레한 금목서
가까이 가까이
진하다
진해서 눈이 아프다.
그래서 더
눈을 감고 맡는다.
향기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면
가장 가까이
오래동안 찍고싶다.
산에 오르며
산꼭대기에 서서
발 밑을 본다
빙 둘러 본다
산이
물결 일렁이듯 굽었다.
사이사이 물거품 같은
아파트 단지
그물 같은 논밭
해초같이 길다랗게 이어진 찻길
사람 손길이 안 닿은 것은
하늘 뿐이다.
아니다.
저 거품 위도 뿌옇다.
새 한 마리
휙
지나간다.
과자 한 조각
재빨리 물고 올랐다.
꽃무릇
꽃이 피고나서
잎이 난다고
상사꽃이라 했다.
꽃무릇
아니다.
이미 한몸
서로 드러남만 차이
꽃이 필 때
잎은 그걸 보고 몸을 데우고
잎이 날 때
꽃이 그걸 보고 몸을 데우고
둘은
오랫동안 데우는
한 몸
깜박
학교 일찍 왔는데
아차 설문지 안 들고왔다.
다시 집에 갔다 가져오니
아이들이 반쯤 와 있다.
너, 오늘 미술 준비물 가져와서?
아, 또 안 가져왔다.
다시 집으로 뛰어 갔다.
아침 문앞에 두고 깜박했다.
혹시 더 빠진게 없나?
생각해본다.
막 뛰어가는데
엄마 전화가 온다.
야, 학교가는데 가방도 안 가져가나?
아차
오늘 왜 그러지....
산에 올랐다.
꼭대기 가까이
웅성응성 사람들이 모여 있다.
오를 때는 안 보이던
파리도
함께 모인다.
사랑들이 앉은 자리
언제나
파리도 모여 앉는다.
피다
벚꽃
벗다
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