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3] 2014.9.5.

사회,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질문 만들기]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을 알아본다대한민국 정부 수립, 4·19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근현대사다. 이것이 한 차시 공부다.  교과서 자체가 버겁다. 늘리든지 더 세분화 시키는 든지......

이 차시를 해마다 하면서 여러 방법으로 덤벼 보았다.

먼저 관련 영상을 보이는 방법이다. 영상이 많고 길어서 서너 차시가 되기도 했다. 사건 하나하나가 굵직한 주제다. 영상으로 다 소화하기도 버겁게 함께 이야기 나누거나 다른 활동이 엄두가 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두 번째는 교과서 내용을 간추려서 전체 흐름을 설명하는 방법이다. 이것도 하나하나 설명하다가 보면 두 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했다한 시간 넘기면 아이들의 지루한 눈빛이 드러난다.

세 번째는 학습지 표 채우기 방법이다. 교과서를 읽어가면서 표로 정리한다.표를 채우기는 하는데 보고 맞추기식이지 내용을 알았다고 할 수는 없다.


세 가지 방법은 모두 아이들 질문이나 토의가 없다. 잘 새겨듣고 잘 보는데 힘을 들인다. 제대로 아는 지 의문이다.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방법을 바꾸었다. 아이들에게 맡겼다. 스스로 책 보고 공부하고 질문하는  방법이다.

교과서 보고 중요 낱말을 찾아 간추릴 시간을 15분 정도 준다.

평소  내가 먼저 간추릴 개수와 중요한 낱말만 네모 칸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이 해보라고 했다. 순전히 스스로 해야 한다둘러보니까 역시 여러 가지다. 책 그대로 쓰는 아이도 있다. 어느 정도 간추리는 애도 조사까지 다 써서 길어진다. 생각만큼 잘 간추려지지 않는다

민주 정부 수립 부분만 본보기로 하나 함께 했다. 한 문장씩 읽어가면서 이 문장이 간추릴 정도로 중요한지 먼저 판단해도고 중요 낱말에 줄긋기와 네모 묶기어 표시한다.

내용은 사회, 형식은 국어 공부인 셈이다. 중요 낱말만 챙겨 쓰면 된다.

한 학기 동안 이런 공책 쓰기를 자주 헀다. 그래도 잘 간추려지지 않다면 그림 찾기, 글자 찾기와 같은 마음으로 썼다는 말이다. 내용을 살피지 않고 말 끼워 맞추기식으로 썼다는 뜻이겠지. 내용 파악을 해야 글을 제대로 간추릴 수 있다. 간추리는 목적으로 쓰기가 아닌 내용을 읽기다. 생각하기다. 그런 목적으로 쓰기를 한 것이다. 쓴 결과가 목적이 아니다. 아무 것도 미리 써두지 않아서 더욱 깊이 글을 읽어야 한다.

공책에 쓸 때도 사건 이름은 간추릴 내용과 구분되게 한 줄 띄기, 색펜 줄긋기, 형광펜 칠하기 따위로 하는 것이 눈에 잘 들어온다. 가지런히 정돈한 공책 쓰기가 보기도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쉽겠지.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써야겠지.

간추리기 내용을 훑어본다. 

조금 있다가,  사건 가운데 궁금한 것, 질문할 것을 정해서 칠판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혼자 생각 해보고, 모둠 의논을 거처 한 질문을 정한다. 칠판에 모둠 번호표도 붙였다.

처음부터 미리 모둠 번호를 붙이지 않는다. 어느 모둠이 할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 모든 사건에 대한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여섯 질문을 생각해주어야 한다


사건별로 해당 모둠이 나와 질문 거리를 적는다. 이 질문을 답하면서 이어질 것이다.

설명하기에 앞서 모두에게 자석 하나씩을 주었다.

이 사건 가운데 가장 어려운, 잘 모르겠다는 사건에 붙여 주세요.”

우리 반 아이들이 어떤 사건을 잘 모르는지 드러났다

6월 민주 항쟁을 가장 낯설어 했다. 거의 최근 사건들이 애매한 모양이다. 낱말도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라 더욱 까다롭다. 어느 사건을 자세히 말해야할지 보인다

해방되어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고, 부정사건으로 4·19 혁명이 일어난다. 군부 독재가 시작되고 군부 정권이 이어면서 광주 민주화 운동도 일어나고, 결국 6월 민주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얻는다. 여러 사람들의 피와 목숨으로 싸우고 지키며 얻은 민주주위요, 국민 주권이다. 한 번 대충 읊어도 10여 분이 흘렀다.

여기까지 설명 듣고 붙은 자석을 때서 이번에는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에 붙여 보라 했다. 어렵다는 6월 민주 항쟁이 역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집었다.


중간 중간 아이들 의견을 묻고 공개하면서 긴장감과 호기심을 준다. 바뀌는 의견과 생각을 보면서 공부하는 재미와 관심도 불러일으킨다. 무엇을 모르고 궁금한지 털어놓고 나누니까 더 눈과 귀가 잘 모인다. 어려운 부분을 아니까 자세히 말할 부분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런 방식에서는 교사의 독서력과 배경 상식도 풍부해야한다.

6학년을 여러 해 하면서 역사책과 다큐, 영상에 관심이 많았다. 방학 때도 역사책을 몇 십 권씩 읽고 다시 보고 되새김을 했다.

아이와 청소년용 역사책도 많이 읽었다. 어른이 쓴 역사책은 역사적 사실 중심이라면 아이와 청소년용은 아이 눈높이와 호기심을 건드리는 예시, 자료, 비유법이 눈에 뛴다.

역사를 풀어가는 과정과 본보기 정보가 수업 시간에 불쑥 불쑥 기억에서 되살아난다. 설명에서 이야기로 바뀐다. 사실 관계가 논리적으로 이어지면서 아이들도 쏙 빨려들어 온다.

역사는 이야기다.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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