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찾아가는 인문학 콘서트(양산)

심영섭과 함께하는 영화 속의 인문학

경상남도교육청에서 하는 세 번째 찾아가는 인문학 콘서트다. 두 번째 함안에 이어 이번에는 교원과 학부모가 대상이었다. 양산, 김해, 밀양에서 골고루 오신 것 같다.

심영섭 교수와 영화로 이야기를 나눈다. 강사의 약력에 영상 심리학 박사, 상담 심리학 교수가 보인다. 심리학과 영화의 어울림, 인문학적 동기를 자극한다. 심리와 영화를 접목하는 일, 통섭이란 말로 먼저 출발했다.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란 작품을 먼저 보였다. 네덜란드 화가 작품, 베르메르의 간단한 일생을 말한다. 평생 아이를 14명을 낳고, 40 작품만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작품을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영화로도 만들었다. 그림에 작가의 상상이 담겨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 장의 그림이, 한 권의 소설이 되고, 영화가 되었다. 그림 하나가 소설, 영화로 이어져 세계 사람들에게 관심거리가 되었다. 문화 힘이다. 융합, 통섭의 의미를 느끼게 한다.

 

통섭의 의미, 통섭 개념의 역사, 통섭이 필요한 이유로 풀어냈다. 분업화된 현대 사회에서 예전부터 있었던 통섭을 살려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영화가 그런 통섭을 가장 잘하는 매체라고 강조한다. 통섭의 눈으로 볼 줄 알아야 하고 그런 눈을 지닌다면 더욱 영화 감상에 깊고 넓은 관점과 시각을 지닐 것이다.

 

영화 속에 움직임(액션)이 있다. 뮤지컬에 춤이 있다면 영화에는 발레 하는 액션이 있다? 영화의 액션이 발레 같다, 춤 같다는 말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뜨게 한다. 등장인물의 움직임과 함께 카메라의 움직임도 춤추는 듯 움직인다는 말에 공감한다.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움직임, 특성이 아닐까 싶다. 두 가지 다른 상황을 한꺼번에 섞어서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더욱 긴박하게, 강렬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등장인물의 내면, 삶이 보인다.

 

미술 작품을 영화에 드러내는 방법이 여러 가지다. 그림 작가를 아주 좋아한다면 그 작가의 일생을 그리는 영화가 만들어진다. 일생이 아니라면 작품이 소품으로 나오거나, 그 작품의 장면, 그 작품의 빛깔, 색깔을 인용한다고 한다. 모방하듯 융합한 작품,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 소품, 장면, 색으로 느끼게 하여 또 다른 이야기로 작품이 태어난다.


프랜시스 베이컨, 철학자와 이름이 같은 영국 작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했다. 인간 내면의 또 다른 모습을 강렬하고 선명하게, 다른 눈으로 보게 한다. 고정화된 관념의 굴레에 벗어난 자유로운 생각을 보았다.

 

이런 회화에서 아이디어를 구하고 몇 부분을 모방하면서 또 다른 영화가 만들어진다. 회화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구한다. 그림에서 이야기를 찾아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듯했다.


만약 당신에게 2주의 시간이 있다면 책을 읽으라고 한다. 2시간만 있다면 영화를, 2분이 있다면 그림을 만나라고 한다. 한 가지 이야기가 다른 매체를 융합하고 생각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더 많은 생각으로 퍼져간다. 이제 색의 변화와 함께 음악으로 이어졌다.

 

간단한 장면의 배경음악과 이야기 흐름과 느낌을 살리는 전경음악이 영화에서 주는 효과를 느꼈다. 그림과 같이 음악에도 등장인물의 감정을 드러난다. 담긴다. 영상과 음악, 감정까지 융화되어서 눈, , 마음까지 어우러지는 감상이 되었다. 영화의 큰 특징이다.

 

회화 작품이 영화와 어떻게 어울리는가를 넘어 이제는 음악 이야기가 깊어졌다. 잔잔한 음악, 한을 담은 음악, 사람들의 영혼과 이어진 모습을 살려주기도 한다. 그런 장면 장면이 감동되어서 다시 영화를 본다. 그림, 영상, 음성이 서로 어우러져 상황의 공감을 더 높인다. 여러 번 보게 된다. 공감의 시간과 감정을 즐긴다.

 

강사는 통섭이란 말을 시작하면서 끄집어냈다. 미술 작가 작품이 모방과 아이디어, 음악이 붙어서 영화가 된 사례를 자주 보였다. 마지막으로 강사 자신의 삶에 얽힌 영화로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마무리도 다시 통섭으로 돌아왔다.

통섭형 인재로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세종대왕을 불러냈다. 한 가지 뚜렷하게 하면 그것이 밑거름되어 또 다른 것을 깊어 파게 되고, 점점 다양해지면 서로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문학과 삶의 연결 고리가 만들어진다. 인문학 공부를 하는 까닭이겠지.

 

문학 작품의 의미가 무엇인가?

문학 지식도 생기겠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더 크다. 그래서 문학에 사람이 붙어서 인문학이 되었다. 왜 사느냐는 질문을 자꾸 하게 된다.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오늘은 영화를 보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

여전히 책 읽기가 강조된다. 기본이다. 내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또 다른 삶, 다른 사람의 삶을 다 겪을 수 없어 책에서 느껴 본다. 살핀다. 책에 담긴 인생과 철학, 생각이 그림, 음악, 또는 그림과 음악이 합쳐서 영상으로 표현된다. 거꾸로 그림, 음악, 영상에서 삶의 의미를 읽기도 한다. 그것을 읽어내는 힘을 인문학이 우리에게 준다.

책은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이야기가 우리 삶이 될 수도 있다.

세 번째 인문학 콘서트는 삶을 보는 관점과 시작을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네 번째 인문학 콘서트를 기대해본다.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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