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교육감과 함께 하는 원탁대토론회

교육 CEO, 지혜를 모으다


세 번째 원탁 대토론회가 김해에서 열렸다. 1차 토론은 진주에서 교사들이 참여한 선생님이 말하고, 교육감이 듣는다’, 2차 토론은 창원에서 도민들과 경남도민,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이야기하다를 펼쳤다.

3차는 교장 선생님들의 자리다.


 

두 번은 500인 원탁이었으나 이번에는 300인 정도 꾸렸다.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300인 정도도 아늑하고 넉넉해 보인다. 이야기 소리도 조용했다. 30개의 탁자가 준비되었다.


학교를 책임지고 경영하시는 교장 선생님들의 고민과 지혜를 묻는 자리다. 책임지는 자리에서 함께 토의 토론하는 자리가 오랜만이고 어찌 보면 조금 낯설어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반기신다.


 

토론회에서 준비된 것은 필기도구와 책자, 간단한 음료다. 당연히 있겠지만, 책자는 단순한 행사 안내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토론을 위해 미리 설문 조사한 통계 자료가 나와 있다. 미리 사전 설문한 것이다. 이 설문 결과를 보고 토론 주제를 정하고 의논, 투표한다. 기념품으로 준 수첩은 토론하면서 쓸 수 있게 볼펜과 메모지, 붙임쪽지가 갖추어져 있다.


모두 둘러앉은 자리에서 간단히 인사한다. 먼저 각 탁자에 퍼실리테이터를 소개한다. 퍼실리테이터란 말이 생소하지만 쉽게 말해서 회의를 진행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다. 전체 진행이 따라서 안내하고 차례대로 발표한 내용을 각자 컴퓨터에 기록하면 전체 공유가 된다. 전체 의견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중앙에서 모아 공통 의견이나 특별한 의견을 뽑아서 전체 공유하도록 챙기는 역할이다.

 

 

먼저 마음 열기부터 시작이다. 아직 서로 모르시는 분이 많아서 간단하게 인사하고 어깨도 주무르며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준다. 금방 옆 분들과 함께 웃으면 적응하시는 모습에서 교육 경력과 경륜이 느껴진다. 첫 학급에서 아이들과 마음 나누기 하는 것과 같다.

 

투표 도구 사용법도 익힌다. 각자 나누어준 투표기를 눌러서 연습해본다. 성별도 알아보고, 나이별 참여수도 알아본다.


중앙 큰 화면으로 보여주는 간단한 설문 투표기 숫자를 누르면 의견을 자동으로 모인다. 짧은 시간에 전체 의견이 모여 공통된 생각을 공유한다. 간단한 첫 번째 질문인 교직원 관리 중 가장 힘든 점이 비슷하게 나왔다. 변화 거부, 편의주의, 열정과 사명감 부족!


다음은 오늘 참여한 사람들의 학교 급별, 근무지역별로 자료를 보였다.


 

또한, 토의 전 미리 설문 조사한 자료의 통계 결과를 보이면서 조금씩 토의 주제로 다가간다.


이런 원탁 토론이 왜 필요한지, 어떤 점이 도움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이 이어진다.

 

토론은 크게 두 가지다. 애로점 진단과 발전방안 찾기다. 입론, 공유, 상호토론, 투표로 이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셈이다.


첫 번째 토론은 애로점인 학교장으로서 가장 힘든 점을 묻는다. 학생과 교사의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에 학교 관리자가 힘든 점을 예상하면서 듣는다. 예상한 답도 있지만, 곳곳에서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흘러나온다.

 

이제 각자의 원탁에서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이야기 한다. 그 이야기는 퍼실리테이터가 정리해서 바로 쳐서 올리면 중앙 화면으로 실시간 올라가게 된다.


토의하는 사람이나 참관자들도 실시간 올라오는 의견에 집중한다. 지루하지 않고 여러 의견을 보면서 생각하게 한다. 각 원탁에서는 서로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실시간 올라오는 의견을 볼 겨를이 있을까 싶었지만, 간간이 곁눈으로 보신다.


전체 의견을 들은 본부석에서 모아서 함께 공유할 만한 의견을 다른 색깔로 표시해둔다.

 

입론 과정이 끝나고 함께 공유할 만한 의견을 골라 실제 발표를 하신 분의 의견을 듣는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현장 이야기를 하신다.



학교 현상 구석구석 세부적인 일까지 말씀을 하신다. 교사끼리, 교사와 행정직 사이, 교육청과 학교 업무 관계로 얽힌 이야기, 교육의 사각지대를 말씀하신다.


어떤 점들이 어려운지, 정의적인 의견도 많고, 구체적은 사례와 사건 중심으로도 이어진다.


이제 이런 전체 의견을 몇 가지 공통 주제로 모아 상호 토론을 한다. 미리 사전 설문으로도 한 번 했지만 이렇게 상호토론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리거나 더 깊이 있고 넓게 생각해보면서 힘든 것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찾기도 한다.


이제 상호토론을 마치고 모도 투표기를 들어서 눌러본다. 어느 의견이 가장 힘든 것인지? 교직원 동기부여와 원활한 소통이 단연 높다. 학생과 교사, 교직원들과 관계의 문제다. 교사들과 아이들과 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듯이 교장 선생님은 크게 봐서는 비슷한 어려움을 지니고 계신 것 같다.


학교 경영이 자율성 확보 애로 문제로는 교장으로 인사권이 미미하다는 의견을 솔직하게 답해주신 것 같다. 이런 문제는 교사나 학부모, 학생의 관점에서도 다양하게 의견을 나올 법하겠다.


이런 과정으로 이번에는 두 번째 토론이 이어진다. 첫 번째는 문제점을 찾는 토론이라면 이번에는 해결 방안, 발전 방안을 토론하는 것이다. 진행 방식은 앞선 방법과 같다. 내용만 달리해서 하면 된다. 그래서 빠르게 진행이 된다.







교육청에 바라는 점에는 자율성 확대가 가장 높다.

동료 CEO에게 바라는 점은 경청과 협업의 민주적 리더십 강화가 나왔다. 오늘 이런 원탁 대토론회도 경청과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육감님이 말씀하시는 소통 실천의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싶다.

현장의 어려움과 힘든 점은 여전히 있다. 전혀 없을 수 없다. 한 쪽이 자율적이면 다른 쪽이 타율적이어서는 안 된다. 풍선 효과처럼 한 쪽을 밀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올라서는 경청과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권한을 누리기 위해서는 책임과 배려가 필요하겠다.


오늘 이렇게 현장의 소리를 내고 들어보는 자리가 경청과 협업의 경험이 될 것이다. 민주적인 리더십이 되기 위해서도 경청과 협업이 먼저여야겠지.

상대가 경청과 협업을 하도록 지도하고 바라기보다 먼저 자기 자신부터 실천해 보이는 노력을 펼쳐야겠다. 학생, 교사, 학부모, 관리자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두 토론에 세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이 바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함께 공유하고 같은 생각들이 무엇인지 살펴본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의견을 모아보면서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풀릴 일도 있고, 어느 매듭을 먼저 풀어야 하는지 감을 잡거나 근본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풀고 묶으면서 지혜를 모으면 누구나 교육 CEO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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