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교실, 수업 친구의 나눔&배움&행복으로 교실을 채우다

 

도전과 열정으로 나눔을 잇는 수업 잔치, 행복잔치

10.24() 13~17, 10.25() 10~13


거꾸로교실, 거꾸로학습이란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교사들 사이엔 한 번쯤 들어본 말일 것이다. ‘거꾸로라는 말에 그럼 바로하는 것은 무엇인가? 일반 수업은 교사가 먼저 가르치고 아이들 받아 배우는 과정이었다면 거꾸로학습은 아이들이 먼저 스스로 배우는 과정이 앞선다. 교사는 배워야 할 지식적인 부분은 영상으로 만들어 보내면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교실에서는 토의 협의, 실습 활동을 많이 하도록 한다. 단순한 주입식 학습을 줄이고 깊이 있는 내용과 다양한 활동이 이루도록 구조를 바꾼 것이다. 오늘 수업 나눔 축제는 이런 활동의 결과물을 나누고 공유하는 자리다. 나눔, 배움, 행복이란 낱말이 펼침막에서 돋보인다.


첫 수업 나눔 축제 열리는 대청중학교에 들어서면 수업 사례 사진을 펼침막이 보인다. 수업 모습과 결과물들이 수업 시간 동기를 자극하는 것처럼 호기심을 끈다.


  강당으로 이어지는 안내 화살표를 따라 아이들 작품들이 붙었다. 평소 수업하면서 나온 아이들 작품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3월부터 10월까지 자료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참여한 자료들이다. 거꾸로교실을 실천하는 교사 동아리가 온라인으로 의논해서 하루 전날 준비를 했다고 하신다. 전국 모임이어서 서너 곳은 다른 지역 선생님도 보인다.

 


 

자리별로 한 사람씩 맡았다. 직접 수업을 한 교사가 안내했다. 자기 반 아이들 수업 참여 작품을 펼쳐놓고 수업 과정을 이야기하신다. 전체 50여 분 선생님이 참여하셨다. 수업을 공개하고 수업 이야기를 나눈다.

이건 어떻게 만들었어요?”

미리 영상을 보여준다고 하셨는데 보지 않고 오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요?”

무기력증에 빠진 아이들은 어떻게 참여시켜야 하나요?”

묻고 답하면서 또 다른 배움의 자리로 만들어진다.

펼침막에 쓰인 나눔, 배움, 행복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스스로 준비하고 스스로 찾아와서 나누며 배우는 기쁨, 이것이 가르치고 배우는 교사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국어, 수학, 사회, 예체능과 같이 교과별로 자리를 잡아두었다. 실제 수업 시간에 이루어진 다양한 토의, 토론, 체험, 실습 사례 이런 자료와 사진이 많았다. 협동학습의 여러 가지 구조, 배움의 공동체에서 나오는 수업 방법이 보인다. 모범 사례니, 성공 사례니 그런 것은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실천사례다. 실패는 없다. 과정일 뿐이고 여전히 지금도 도전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수업 이야기다.

 

수학에서는 실생활에 적용해 본 과정과 사례가 많았다. 그려보고 재어보고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머리에 담은 지식이 손과 발, 몸에 담기도록 하는 과정이다. 교과서를 벗어난다는 표현보다 더 확장하고 더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자료들이다. 왜 수학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교사도 배우고 익히며 성장한다. 어떻게 보면 교사는 배우고 익히는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일지 모른다. 진지하게 묻는다. 시도해보지 못했던 방법, 아이들 반응, 수업의 고민을 자리별로 교사들과 이야기한다. 상담이기도 하다.




필요하면 간단하게 수업도 직접 해 보이고 그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열정이 보인다. 직접 수업을 했던 경험이니까 그때 아이들 반응, 참여 상태, 고민,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좋은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시간을 내는지, 생각만큼 아이들이 따르지 못한다면 어떻게 지도하는지, 수업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한지, 사전에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도 이야기 주제로 드러난다.

 

복도 붙여진 아이들 작품, 월별로 차곡차곡 붙여진 아이들 참여 글이 붙었다.

 

시청각에서는 10분 정도를 거꾸로교실 토크가 이어졌다. 간단히 자기 생각, 수업 이야기, 고민 따위로 한 사람씩 나와서 이야기하신다. 질문을 받기도, 그냥 들어주는 것으로도 아무 격식 없이 발표하고 듣는다. 열정이 열정을 부른다. 도전을 깨우고 여럿이 모이게 한다.

 

복도에 붙은 아이들 참여 글을 보면서 홍성일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하신다. 마치 미술관 작품 해설자처럼 수업 사례를 복도를 따라 풀어낸다.

쪽지에 쓰인 몇 아이가 몇 달 뒤 성장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교사는 보람과 수업에 행복한 중독이 되는 듯하다. 보람이 듣는 이에게도 공감으로 이어진다.

꾸준한 실천에서 아이들 믿음이 보인다. 참여하지 않았던, 참여할 수 없었던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무기력에서 일어나는 데 몇 달이 걸린다. 기다려주고 참여하도록 자꾸 변화하고 또래끼리 응원하고 북돋우며 아이들을 깨우는 노력과 도전, 열정이 오늘 행사를 함께 준비한 선생님들의 공통된 마음가짐일 것이다. 수업의 결과보다 이런 도전과 열정이 더 큰 나눔과 배움이다.

 

한두 교실에서 직접 수업을 해보기도 한다. 모둠을 지어서 아이들처럼 해본다. 실제 수업을 한 것을 그대로 해보면서 아이들 마음을 느낀다. 상황을 느낀다. 아이들 마음을 배운다.

 

시간은 어느새 두 시간 가까이 흘렀다. 오늘 일정 마지막으로 논문 발표가 있었다. 부스가 있는 강당에서 그대로 앉았다. 발표자 한 분이 나오셔서 연구한 주제를 발표하신다. 환호와 응원, 손뼉이 이어진다.

어떤 힘과 에너지가 이렇게 모이도록, 행동하도록 했을까?

스스로 힘, 자율, 자기 효능감이 보인다. 느껴진다.

행동이 되었다. 보러 오는 사람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곳곳에서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이 축제가 얼마나 소중하고 공감을 주는지 느끼게 한다. 중고등학교가 대부분이지만 초등도 몇몇 부스가 있다. 초등에서는 프로젝트나 교과 재구성이 돋보인다.

 

거꾸로교실, 수업 친구의 나눔&배움&행복으로 교실을 채우다

이 행사 제목이 너무 뚜렷하게 드러난다.

모두가 수업 친구다. 스스로 참여하고 나누며 배운다. 배울 것이 있다는 것, 내가 해보지 못했던, 도전했지만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려고 도전하는 사람들 이야기, 성패를 떠나 도전하고 노력하는 열정에서 더 배운다. 행복해진다. 이런 마음을 채워서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채울 것이다. 도전과 열정도 채울 것이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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