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샘학급살이통신문 307 / 덕정초 5

2013년 3월 13일 수요일

 

학급 규칙, 선생님 규칙 정하기

 

 

 

아침부터 학교 폭력 관련 교육이 있었다. 경찰서에서 나와 학교 폭력 관련 교육을 한다며 한 차시 수업을 차지했다. 오늘 미술 시간 균형과 조화라는 주제로 밖에 나가서 사진 찍기를 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기도 해서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학급 규칙과 선생님 규칙을 정하기로 바꾸었다.

 

오늘까지 학급 규칙은 교사인 내가 정해서 이루어졌다. 골마루 다니는 것, 인사는 것, 급식 줄 서고, 함께 먹고 함께 읽어나는 것 따위로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따른 것을 지켜왔다.

 

 

 

 

이제 아이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할 때다. 먼저 모둠별로 학급규칙과 선생님 규칙을 두 가지 씩 정하도록 했다. 두 가지를 정하기 위해 먼저 모둠에서 각자 떠오른 생각을 쓰게 한다. 각자 생각을 펼치고 모으는 일이 먼저다. 그런 다음 두 가지를 추리는 것이다.

 

 

 

 

둘러보니까 '규칙' 삼을 만한 것보다 '이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나 바라는 점 따위가 많아 보인다. 수업 시간 놀자, 영화 보자, 자유 시간 주라는 것도 있고, 평균 점수 90점 이상 받으면 파티를 하자는 ‘의견’도 있다. 일단 다 말하게 하고 나중에 추리면서 걸러내는 기준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하면 된다.

 

몇 분 기다려보니 생각나지 않아서 머뭇거리기에 지금까지 쓴 여러 모둠 것들을 읽어주었다. 다 듣고 나서 생각이 떠올려 쓰는 아이도 생겼다.

 

 

 

 

다시 생각 펼치고 모아서 두 가지 규칙을 뽑아 칠판에 쓰게 했다.

 

 

 

 

각 모둠에서 두 가지를 쓰니까 열두 가지가 나왔다. 같은 의견은 지웠다. 의견 하나하나 물으면 의미를 뚜렷하게 밝혀나갔다.

 

 

 

 

 

정리된 의견에 손을 들게 해서 찬성의견 수를 적었다. 우리 반 아이들 수의 반을 넘으면 채택이 되도록 했다. 학급 규칙을 다섯, 선생님 규칙은 한 가지다. 선생님 규칙도 학급규칙 수만큼 하도록 나중에 나 스스로 네 가지를 덧붙였다.


1. 아침 시간에 자기 하고 싶은 것 하기

 

아침 시간에 지금은 책 읽기를 했다. 그런데 아이들 아침 시간에 일기쓰기나 밀린 숙제 따위를 하는 애들도 보였다. 아이들이 낸 의견을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데 책 읽기 때문에 못했던 눈치다. 그래서 이런 의견을 나온 모양이다. 그런데 자기 하고 싶은 것 하기라고 해서 게임이나 보드게임, 운동장에서 공차기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조용히 앉아서 책읽기 시간처럼 책 읽기와 다른 무엇인가를 마음껏 하자는 뜻이다.

 

 

2. 일기장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만

 

지금까지 일주일은 날마다 냈다. 그래봤다. 10일 정도 했다. 쓰기 싫은 까닭도 있고 귀찮아서 그렇기도 하다. 쓸 내용이 없어서 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쓸 내용을 생각하게끔 지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도 그냥 두 번만 쓰도록 해도 좋겠다는 의견이 많지만

'주말에 한꺼번에 대충 써서 내는 일'

'갑자기 목요일 금요일에 몰아내는 일'

'급하게 몇 줄 대충 적고 내는 일'이 걸린다.


그래서 일기장을 내는 것을 날마다 내고(습관을 들이도록 하기 위해) 일기를 자세히 쓸 날은 적어도 이틀 이상을 하기로 했다. 일기를 못 썼으면 그날 일기장에 날짜와 날씨, 못 쓴 까닭만 쓰고 내면 된다. 그래서 꾸준히 내는 버릇도 들이고, 일기 횟수를 줄이도록 했다. 대신 한번을 쓰도 자세히 진지하게 써야한다. 편법(주말에 몰아서 쓰는 것)은 안 된다는 점을 일러주었다.

 

 

3. 밥 먹고 혼자 조용히 가기

 

지금까지는 급식 줄을 서서 여섯이 함께 움직였다. 여섯 명이 다 먹어야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먹도록 할 의도였다. 그게 아이들한테 무척 까다로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냥 다 먹으면 혼자 가도록 하자는 규칙을 세웠다. 그래도 급하게 먹거나 너무 빨리 늦지 않도록 당부했다. 급식 잘 먹었는지 남기지 않고 다 먹었는지 검사는 어떻게 할까 물었는데 그건 지금 하는 대로 검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아서 검사를 계속 하는 것으로 했다. 나중에서 시간이 흐르면 이것도 잘 되면 다시 물어서 스스로 검사를 하게끔 할 것이다.


4. 8시 30분까지 학교 오기

 

 

5. 교실에서 욕 쓰지 않기

 

 


 

선생님 규칙

 

1. 시간 지키기

 

학기 초라서 공부 방법, 공책 쓰기 따위, 준비물을 챙기지 못할 때와 같이 여러 가지 상황이 일어나면 천천히 설명하느라 쉬는 시간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쉬는 시간을 지켜주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한테 수업시간도 지켜주라고 했다. 최종 합의점은 공부시간 5분 늦으면 쉬는 시간에 5분 늦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 않으면 종치면 바로 마치기로 했다.

 

아이들이 정한 선생님 규칙에는 학급 규칙과 중복이 되는 게 있고 ‘규칙’으로 삼기에는 알맞지 않은 것이 있어서 결국 한 가지만 정해졌다. 그래서 학급규칙 다섯 가지와 맞추기 위해 네 가지를 더 나 스스로 정했다.

 

 

 

전담 시간 학급규칙과 선생님 규칙 그림을 넣어서 인쇄해두었다. 교실 앞 게시판에 두 개를 붙여 두었다. 이제 하나씩 아이들 손으로 아이들 끼리 우리 학급을 꾸려나갈 것이다.

 

땀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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