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경남과학수학교육 페스티벌

수학으로 통하고, 과학으로 감 잡다.

가을이 서서히 지나가면서 겨울이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겨울이라고 외치듯이 하루아침에 쌀쌀함을 넘어 춥다. 겨울 잠바를 꺼내 입어야 할까 고민하는 아침이었다.

경남과학수학 교육 페스티벌이 3회째 열리고 있다. 9시부터 시작하는 이 행사에 아침 일찍 행사 준비하는 이들과 참여하는 이들이 한꺼번에 제시간에 맞춰 모였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부터 차는 줄을 서서 기다리게 했다.


경남과학교육원과 경남과학고등학교, 경남체육고등학교가 모여 있어서 이 세 곳에서 체험 부스와 실적물 전시, 콘서트와 각종 문화 행사, 체험활동이 펼쳐졌다. 그만큼 다양한 행사가 담겨 있다.

과학교육원에 화석 문화재, 자연사관, 곤충표본 전시관이 늘 열려 있어서 볼만하다. 천체 투영관도 이런 행사에 더불어 네 번 상영하고 있었다. 초중고 학생들과 도민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된다.


행사는 토요일, 일요일 이틀간이다. 토요일 첫날 개막식은 오후 점심시간 이후에 시작되었다. 행사는 아침부터 가능했다.

전국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풍물패 아이들의 신명 나는 공연으로 행사장을 흥을 돋웠다. 추운 기운도 조금씩 풀리고, 개막식 전부터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축제의 시작과 함께 절정을 알리기도 했다.


본부석에 있는 부스를 중심으로 징과 장구 소리로 길잡이에 나섰다.

 

1. 융합과학 체험전, 체험 부스


본부석을 중심으로 과학고 앞, 체육고등학교 운동장에 각종 융합과학 체험 부스가 자라 잡았다. 여러 곳에서 참여가 많아 사전 신청이나 아침 예약 신청을 받는다. 인기가 좋은 부스에는 예약이 끝나기도 한다. 예약 없이 바로 참여해서 직접 참여하는 부스는 여러 줄이 한꺼번에 서 있다.


학생 봉사활동 참여자들도 많아서 학생들의 기발한 홍보 방법도 보인다.

수학의 원리를 활용한 여러 가지 작품과 체험활동에 교사 연구회 선생님들도 참여하셨다. 단순히 따라 만들기보다는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과정을 설명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이런 체험 활동이 단순한 결과물을 하나 얻기 위해서 앉아 있기보다는 참여하는 과정에서 원리와 규칙을 하나씩 알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과학수학의 원리가 우리 생활 속 물건에 담겨 있다. 평소에 그런 원리까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이런 기회에서 한 번쯤 생각해보고 깨쳐보면서 과학 수학이란 학문에 좀 더 다가갈 기회가 될 것이다.

 

2. 영재산출물 전시


경남에서 영재교육원이 여러 곳에 있다. 영재교육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공부한 결과물 대회가 해마다 열리고 그 결과물이 전시된다.

 

어떤 것들을 공부하고 연구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생활 속에 과학과 수학의 원리를 탐구해서 정리해 놓았다.

 

, , 동상으로 매겨 붙여 놓았지만, 모두가 한 번씩 볼만한 주제들이다. 탐구, 실험, 결과물을 보면서 생활 속 쓰임새를 볼 수 있다.

자리마다 영재 학생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보고서를 만든 학생들의 생생한 경험과 설명으로 어우러져 보는 것에 듣는 것, 이야기를 나누면 이해해보는 과학 수학의 체험이 될 것이다. 한 부스에 한 가지 정도를 직접 설명을 부탁해서 듣고 모르는 낱말이나 내용을 물어가면서 참여하는 것도 제대로 관람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3. 융합 과학 체험



실내 들어서면 각종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에 참여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과학적 원리를 적용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을 여러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참여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여 놀이도 하고 로봇을 움직이기도 한다.


 

간단하게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로봇을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있다. 다양한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움직이려면 더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이런 체험으로 어떤 원리로 로봇이 움직이는 프로그래밍을 맛볼 수 있다.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 감을 잡는다.

 

융합과학으로 만들어진 여러 가지 결과물로 함께 볼 수 있다. 앞으로 발전될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물들이 수학과 과학이 왜 필요한지 한 번씩 생각하게 한다.


 

직접 수학의 원리를 체험해보고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작품도 본다. 손으로 직접 해보고 그 결과물이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현실이 점점 빨리 다가오고. 직접 해보고 상상해보는 힘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상상하는 힘, 생각하는 힘이 더 기르는 기초가 수학에서도 발견된다.

 

4. 과학문화 콘서트


대강당에서는 과학 콘서트가 열린다. 과학 특강과 퀴즈 대회, 과학노래 수상팀 공연, 마술 공연도 이어져 각종 부스를 참여로 힘들었던 다리를 좀 쉬게 할 겸 좋은 강연과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점점 늘어가는 관람자들로 나중에 가득 차서 앉을 자리가 없었다.

 

5. 태양광 자동차 경주대회 및 에너지 골든 벨 대회

 

체육고등학교 강당에서는 태양광 자동차 경주대회와 에너지 골든 벨 대회가 열렸다. 태양과 자동차 만들기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과 대화 안내가 한창이었다.


태양광 자동차를 만들어 오후에 이어진다. 가족 단위 참여자가 많이 보인다. 무엇보다 직접 만들 수 있어서 참여가 많았다.

 

6. 북버스 운영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를 어느 행사나 빠지지 않는다. 북버스가 있어서 언제든지 책을 볼 기회와 자리를 만들었다. 평소 학교를 찾지만, 오늘은 큰 행사인 만큼 이곳을 찾았다. 여러 곳을 돌아다녀서 쉴 겸 찾는 북버스에 책 한 권을 읽으며 쉴 수 있다. 쉼터이기도 하다.

 

7. 초록 세상 환경존

또 하나의 버스도 있었다. 에너지 산업에 관한 간단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이동 체험관이다. 환경에 이미 상식적으로 알고 있지만, 다시 한 번 되새겨볼 기회가 된다.


운동장에서는 초록세상 환경존으로 꾸렸다. 여러 학교에서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실천 사례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렸다.


직접 참여해보고 결과물을 나눠 가진다. 교사가 직접 안내하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또래 학생들이 봉사하면서 직접 설명해주기도 한다. 같은 또래끼리 설명하고 나누는 과정이 또 하나의 배움이다.

 

8. 수학, 과학 학습 클리닉(과학고 학생들과)


경남과학고등학교에 문을 열었다. 학교를 둘러볼 수 있고 직접 과학 고등학생들과 함께 간단한 실험 체험과 진로지도도 받을 수 있다.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는 현장이다. 과학 고등학교 학생들이 배우고 익힌 것들을 직접 설명하고 이야기한다.

 

또한, 진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함께 나누며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 큰 공부다.

 

주말 이틀 동안 이어지는 이 행사에 경남 여러 학교에서 참여했다. 각종 대회가 한꺼번에 한 날에 이루어지고 있다. 각종 세미나와 학생들의 발표, 전시, 체험이 어우러져 있다. 그냥 한번 눈으로 훑어보는 것으로도 한두 시간이 넘어간다. 모두가 깊이 있게 참여하기는 힘들다. 관심이 드는 한두 가지 영역에 집중적으로 참여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관람 방법도 좋을 듯하다.

한 가지 체험 결과물에 만족하기보다 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과정과 원리를 보고 들으면서 배워보자. 현장에서 보고 느끼며 배우는 노력이 배움의 동기에 기름진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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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교육감과 함께 하는 원탁대토론회

교육 CEO, 지혜를 모으다


세 번째 원탁 대토론회가 김해에서 열렸다. 1차 토론은 진주에서 교사들이 참여한 선생님이 말하고, 교육감이 듣는다’, 2차 토론은 창원에서 도민들과 경남도민,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이야기하다를 펼쳤다.

3차는 교장 선생님들의 자리다.


 

두 번은 500인 원탁이었으나 이번에는 300인 정도 꾸렸다.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300인 정도도 아늑하고 넉넉해 보인다. 이야기 소리도 조용했다. 30개의 탁자가 준비되었다.


학교를 책임지고 경영하시는 교장 선생님들의 고민과 지혜를 묻는 자리다. 책임지는 자리에서 함께 토의 토론하는 자리가 오랜만이고 어찌 보면 조금 낯설어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반기신다.


 

토론회에서 준비된 것은 필기도구와 책자, 간단한 음료다. 당연히 있겠지만, 책자는 단순한 행사 안내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토론을 위해 미리 설문 조사한 통계 자료가 나와 있다. 미리 사전 설문한 것이다. 이 설문 결과를 보고 토론 주제를 정하고 의논, 투표한다. 기념품으로 준 수첩은 토론하면서 쓸 수 있게 볼펜과 메모지, 붙임쪽지가 갖추어져 있다.


모두 둘러앉은 자리에서 간단히 인사한다. 먼저 각 탁자에 퍼실리테이터를 소개한다. 퍼실리테이터란 말이 생소하지만 쉽게 말해서 회의를 진행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다. 전체 진행이 따라서 안내하고 차례대로 발표한 내용을 각자 컴퓨터에 기록하면 전체 공유가 된다. 전체 의견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중앙에서 모아 공통 의견이나 특별한 의견을 뽑아서 전체 공유하도록 챙기는 역할이다.

 

 

먼저 마음 열기부터 시작이다. 아직 서로 모르시는 분이 많아서 간단하게 인사하고 어깨도 주무르며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준다. 금방 옆 분들과 함께 웃으면 적응하시는 모습에서 교육 경력과 경륜이 느껴진다. 첫 학급에서 아이들과 마음 나누기 하는 것과 같다.

 

투표 도구 사용법도 익힌다. 각자 나누어준 투표기를 눌러서 연습해본다. 성별도 알아보고, 나이별 참여수도 알아본다.


중앙 큰 화면으로 보여주는 간단한 설문 투표기 숫자를 누르면 의견을 자동으로 모인다. 짧은 시간에 전체 의견이 모여 공통된 생각을 공유한다. 간단한 첫 번째 질문인 교직원 관리 중 가장 힘든 점이 비슷하게 나왔다. 변화 거부, 편의주의, 열정과 사명감 부족!


다음은 오늘 참여한 사람들의 학교 급별, 근무지역별로 자료를 보였다.


 

또한, 토의 전 미리 설문 조사한 자료의 통계 결과를 보이면서 조금씩 토의 주제로 다가간다.


이런 원탁 토론이 왜 필요한지, 어떤 점이 도움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이 이어진다.

 

토론은 크게 두 가지다. 애로점 진단과 발전방안 찾기다. 입론, 공유, 상호토론, 투표로 이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셈이다.


첫 번째 토론은 애로점인 학교장으로서 가장 힘든 점을 묻는다. 학생과 교사의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에 학교 관리자가 힘든 점을 예상하면서 듣는다. 예상한 답도 있지만, 곳곳에서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흘러나온다.

 

이제 각자의 원탁에서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이야기 한다. 그 이야기는 퍼실리테이터가 정리해서 바로 쳐서 올리면 중앙 화면으로 실시간 올라가게 된다.


토의하는 사람이나 참관자들도 실시간 올라오는 의견에 집중한다. 지루하지 않고 여러 의견을 보면서 생각하게 한다. 각 원탁에서는 서로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실시간 올라오는 의견을 볼 겨를이 있을까 싶었지만, 간간이 곁눈으로 보신다.


전체 의견을 들은 본부석에서 모아서 함께 공유할 만한 의견을 다른 색깔로 표시해둔다.

 

입론 과정이 끝나고 함께 공유할 만한 의견을 골라 실제 발표를 하신 분의 의견을 듣는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현장 이야기를 하신다.



학교 현상 구석구석 세부적인 일까지 말씀을 하신다. 교사끼리, 교사와 행정직 사이, 교육청과 학교 업무 관계로 얽힌 이야기, 교육의 사각지대를 말씀하신다.


어떤 점들이 어려운지, 정의적인 의견도 많고, 구체적은 사례와 사건 중심으로도 이어진다.


이제 이런 전체 의견을 몇 가지 공통 주제로 모아 상호 토론을 한다. 미리 사전 설문으로도 한 번 했지만 이렇게 상호토론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리거나 더 깊이 있고 넓게 생각해보면서 힘든 것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찾기도 한다.


이제 상호토론을 마치고 모도 투표기를 들어서 눌러본다. 어느 의견이 가장 힘든 것인지? 교직원 동기부여와 원활한 소통이 단연 높다. 학생과 교사, 교직원들과 관계의 문제다. 교사들과 아이들과 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듯이 교장 선생님은 크게 봐서는 비슷한 어려움을 지니고 계신 것 같다.


학교 경영이 자율성 확보 애로 문제로는 교장으로 인사권이 미미하다는 의견을 솔직하게 답해주신 것 같다. 이런 문제는 교사나 학부모, 학생의 관점에서도 다양하게 의견을 나올 법하겠다.


이런 과정으로 이번에는 두 번째 토론이 이어진다. 첫 번째는 문제점을 찾는 토론이라면 이번에는 해결 방안, 발전 방안을 토론하는 것이다. 진행 방식은 앞선 방법과 같다. 내용만 달리해서 하면 된다. 그래서 빠르게 진행이 된다.







교육청에 바라는 점에는 자율성 확대가 가장 높다.

동료 CEO에게 바라는 점은 경청과 협업의 민주적 리더십 강화가 나왔다. 오늘 이런 원탁 대토론회도 경청과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육감님이 말씀하시는 소통 실천의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싶다.

현장의 어려움과 힘든 점은 여전히 있다. 전혀 없을 수 없다. 한 쪽이 자율적이면 다른 쪽이 타율적이어서는 안 된다. 풍선 효과처럼 한 쪽을 밀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올라서는 경청과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권한을 누리기 위해서는 책임과 배려가 필요하겠다.


오늘 이렇게 현장의 소리를 내고 들어보는 자리가 경청과 협업의 경험이 될 것이다. 민주적인 리더십이 되기 위해서도 경청과 협업이 먼저여야겠지.

상대가 경청과 협업을 하도록 지도하고 바라기보다 먼저 자기 자신부터 실천해 보이는 노력을 펼쳐야겠다. 학생, 교사, 학부모, 관리자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두 토론에 세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이 바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함께 공유하고 같은 생각들이 무엇인지 살펴본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의견을 모아보면서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풀릴 일도 있고, 어느 매듭을 먼저 풀어야 하는지 감을 잡거나 근본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풀고 묶으면서 지혜를 모으면 누구나 교육 CEO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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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끓는점, 자전거 타기, 헤엄치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물은 100도가 되어야 끊는다. 20도에 20%, 50도에 50% 만큼 끊지는 않는다

99도까지 열을 한껏 올려서 100도가 되었을 때 끓기 시작한다.

자전거 타기를 처음 배울 때도 수십 번을 넘어지고 엎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균형을 잡아 그동안 넘어지고 엎어지며 움직였던 거리를 단숨에 앞지른다

수영을 배울 때도 물장구치고 숨을 고르며 여러 번 물을 먹다가 어느 순간 물에 뜬다. 한껏 힘이 들어간 팔다리도 부드러워지고 물살을 느끼는 여유까지 생긴다

여기서 어느 순간이란 공통 지점이 있다. 임계점이다. 과학적인 용어이지만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이란 의미다.


살다 보면 어떤 일이 이루기 전에 포기할 때가 있다

소질이 없다, 나에게 맞지 않는다, 별 소용이 없다, 한다고 바뀔 게 없다는 말은 임계점을 넘지 못했거나 그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해서 멈춰버린 상태다. 임계점이 있다는 앎도 중요하다. 그게 목표 지점이 될 수도 있다

몇 개의 임계점을 넘어서 자기 꿈에 다다르게 된다.


임계점을 알고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실패와 포기란 없다. 열정과 도전만 있을 뿐이다

사람마다 속도 차이가 있겠지만 물을 끓이기 위해 99도까지 올려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한 임계점을 지나면 힘과 노력이 덜 들고 부드러워진다. 다음은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와 양에 도전한다.

한 순간을 넘으면 깊이와 넓이가 느껴진다. 또 다른 목표가 보인다. 의미 있는 순간이 보인다


자전거 타기와 같이 짧은 시간 도달 가능한 임계점이 있는가 하면 몇 년, 몇십 년이 걸리는 임계점도 있다

몇 단계의 임계점을 넘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또다시 도전하면서 다른 영역으로 넓혀 융합해 간다.

목표를 세우고, 도전과 열정으로 실천하자. 오래 걸린다

오랜 시간 동안 이어가는 힘은 임계점을 알고 한 고개씩 넘는 재미, 즐거움에서 나온다.

지금 나는 하나의 임계점에 도달했는가, 한껏 열을 올릴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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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교실, 수업 친구의 나눔&배움&행복으로 교실을 채우다

 

도전과 열정으로 나눔을 잇는 수업 잔치, 행복잔치

10.24() 13~17, 10.25() 10~13


거꾸로교실, 거꾸로학습이란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교사들 사이엔 한 번쯤 들어본 말일 것이다. ‘거꾸로라는 말에 그럼 바로하는 것은 무엇인가? 일반 수업은 교사가 먼저 가르치고 아이들 받아 배우는 과정이었다면 거꾸로학습은 아이들이 먼저 스스로 배우는 과정이 앞선다. 교사는 배워야 할 지식적인 부분은 영상으로 만들어 보내면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교실에서는 토의 협의, 실습 활동을 많이 하도록 한다. 단순한 주입식 학습을 줄이고 깊이 있는 내용과 다양한 활동이 이루도록 구조를 바꾼 것이다. 오늘 수업 나눔 축제는 이런 활동의 결과물을 나누고 공유하는 자리다. 나눔, 배움, 행복이란 낱말이 펼침막에서 돋보인다.


첫 수업 나눔 축제 열리는 대청중학교에 들어서면 수업 사례 사진을 펼침막이 보인다. 수업 모습과 결과물들이 수업 시간 동기를 자극하는 것처럼 호기심을 끈다.


  강당으로 이어지는 안내 화살표를 따라 아이들 작품들이 붙었다. 평소 수업하면서 나온 아이들 작품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3월부터 10월까지 자료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참여한 자료들이다. 거꾸로교실을 실천하는 교사 동아리가 온라인으로 의논해서 하루 전날 준비를 했다고 하신다. 전국 모임이어서 서너 곳은 다른 지역 선생님도 보인다.

 


 

자리별로 한 사람씩 맡았다. 직접 수업을 한 교사가 안내했다. 자기 반 아이들 수업 참여 작품을 펼쳐놓고 수업 과정을 이야기하신다. 전체 50여 분 선생님이 참여하셨다. 수업을 공개하고 수업 이야기를 나눈다.

이건 어떻게 만들었어요?”

미리 영상을 보여준다고 하셨는데 보지 않고 오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요?”

무기력증에 빠진 아이들은 어떻게 참여시켜야 하나요?”

묻고 답하면서 또 다른 배움의 자리로 만들어진다.

펼침막에 쓰인 나눔, 배움, 행복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스스로 준비하고 스스로 찾아와서 나누며 배우는 기쁨, 이것이 가르치고 배우는 교사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국어, 수학, 사회, 예체능과 같이 교과별로 자리를 잡아두었다. 실제 수업 시간에 이루어진 다양한 토의, 토론, 체험, 실습 사례 이런 자료와 사진이 많았다. 협동학습의 여러 가지 구조, 배움의 공동체에서 나오는 수업 방법이 보인다. 모범 사례니, 성공 사례니 그런 것은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실천사례다. 실패는 없다. 과정일 뿐이고 여전히 지금도 도전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수업 이야기다.

 

수학에서는 실생활에 적용해 본 과정과 사례가 많았다. 그려보고 재어보고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머리에 담은 지식이 손과 발, 몸에 담기도록 하는 과정이다. 교과서를 벗어난다는 표현보다 더 확장하고 더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자료들이다. 왜 수학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교사도 배우고 익히며 성장한다. 어떻게 보면 교사는 배우고 익히는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일지 모른다. 진지하게 묻는다. 시도해보지 못했던 방법, 아이들 반응, 수업의 고민을 자리별로 교사들과 이야기한다. 상담이기도 하다.




필요하면 간단하게 수업도 직접 해 보이고 그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열정이 보인다. 직접 수업을 했던 경험이니까 그때 아이들 반응, 참여 상태, 고민,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좋은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시간을 내는지, 생각만큼 아이들이 따르지 못한다면 어떻게 지도하는지, 수업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한지, 사전에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도 이야기 주제로 드러난다.

 

복도 붙여진 아이들 작품, 월별로 차곡차곡 붙여진 아이들 참여 글이 붙었다.

 

시청각에서는 10분 정도를 거꾸로교실 토크가 이어졌다. 간단히 자기 생각, 수업 이야기, 고민 따위로 한 사람씩 나와서 이야기하신다. 질문을 받기도, 그냥 들어주는 것으로도 아무 격식 없이 발표하고 듣는다. 열정이 열정을 부른다. 도전을 깨우고 여럿이 모이게 한다.

 

복도에 붙은 아이들 참여 글을 보면서 홍성일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하신다. 마치 미술관 작품 해설자처럼 수업 사례를 복도를 따라 풀어낸다.

쪽지에 쓰인 몇 아이가 몇 달 뒤 성장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교사는 보람과 수업에 행복한 중독이 되는 듯하다. 보람이 듣는 이에게도 공감으로 이어진다.

꾸준한 실천에서 아이들 믿음이 보인다. 참여하지 않았던, 참여할 수 없었던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무기력에서 일어나는 데 몇 달이 걸린다. 기다려주고 참여하도록 자꾸 변화하고 또래끼리 응원하고 북돋우며 아이들을 깨우는 노력과 도전, 열정이 오늘 행사를 함께 준비한 선생님들의 공통된 마음가짐일 것이다. 수업의 결과보다 이런 도전과 열정이 더 큰 나눔과 배움이다.

 

한두 교실에서 직접 수업을 해보기도 한다. 모둠을 지어서 아이들처럼 해본다. 실제 수업을 한 것을 그대로 해보면서 아이들 마음을 느낀다. 상황을 느낀다. 아이들 마음을 배운다.

 

시간은 어느새 두 시간 가까이 흘렀다. 오늘 일정 마지막으로 논문 발표가 있었다. 부스가 있는 강당에서 그대로 앉았다. 발표자 한 분이 나오셔서 연구한 주제를 발표하신다. 환호와 응원, 손뼉이 이어진다.

어떤 힘과 에너지가 이렇게 모이도록, 행동하도록 했을까?

스스로 힘, 자율, 자기 효능감이 보인다. 느껴진다.

행동이 되었다. 보러 오는 사람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곳곳에서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이 축제가 얼마나 소중하고 공감을 주는지 느끼게 한다. 중고등학교가 대부분이지만 초등도 몇몇 부스가 있다. 초등에서는 프로젝트나 교과 재구성이 돋보인다.

 

거꾸로교실, 수업 친구의 나눔&배움&행복으로 교실을 채우다

이 행사 제목이 너무 뚜렷하게 드러난다.

모두가 수업 친구다. 스스로 참여하고 나누며 배운다. 배울 것이 있다는 것, 내가 해보지 못했던, 도전했지만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려고 도전하는 사람들 이야기, 성패를 떠나 도전하고 노력하는 열정에서 더 배운다. 행복해진다. 이런 마음을 채워서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채울 것이다. 도전과 열정도 채울 것이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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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찾아가는 인문학 콘서트(양산)

심영섭과 함께하는 영화 속의 인문학

경상남도교육청에서 하는 세 번째 찾아가는 인문학 콘서트다. 두 번째 함안에 이어 이번에는 교원과 학부모가 대상이었다. 양산, 김해, 밀양에서 골고루 오신 것 같다.

심영섭 교수와 영화로 이야기를 나눈다. 강사의 약력에 영상 심리학 박사, 상담 심리학 교수가 보인다. 심리학과 영화의 어울림, 인문학적 동기를 자극한다. 심리와 영화를 접목하는 일, 통섭이란 말로 먼저 출발했다.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란 작품을 먼저 보였다. 네덜란드 화가 작품, 베르메르의 간단한 일생을 말한다. 평생 아이를 14명을 낳고, 40 작품만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작품을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영화로도 만들었다. 그림에 작가의 상상이 담겨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 장의 그림이, 한 권의 소설이 되고, 영화가 되었다. 그림 하나가 소설, 영화로 이어져 세계 사람들에게 관심거리가 되었다. 문화 힘이다. 융합, 통섭의 의미를 느끼게 한다.

 

통섭의 의미, 통섭 개념의 역사, 통섭이 필요한 이유로 풀어냈다. 분업화된 현대 사회에서 예전부터 있었던 통섭을 살려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영화가 그런 통섭을 가장 잘하는 매체라고 강조한다. 통섭의 눈으로 볼 줄 알아야 하고 그런 눈을 지닌다면 더욱 영화 감상에 깊고 넓은 관점과 시각을 지닐 것이다.

 

영화 속에 움직임(액션)이 있다. 뮤지컬에 춤이 있다면 영화에는 발레 하는 액션이 있다? 영화의 액션이 발레 같다, 춤 같다는 말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뜨게 한다. 등장인물의 움직임과 함께 카메라의 움직임도 춤추는 듯 움직인다는 말에 공감한다.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움직임, 특성이 아닐까 싶다. 두 가지 다른 상황을 한꺼번에 섞어서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더욱 긴박하게, 강렬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등장인물의 내면, 삶이 보인다.

 

미술 작품을 영화에 드러내는 방법이 여러 가지다. 그림 작가를 아주 좋아한다면 그 작가의 일생을 그리는 영화가 만들어진다. 일생이 아니라면 작품이 소품으로 나오거나, 그 작품의 장면, 그 작품의 빛깔, 색깔을 인용한다고 한다. 모방하듯 융합한 작품,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 소품, 장면, 색으로 느끼게 하여 또 다른 이야기로 작품이 태어난다.


프랜시스 베이컨, 철학자와 이름이 같은 영국 작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했다. 인간 내면의 또 다른 모습을 강렬하고 선명하게, 다른 눈으로 보게 한다. 고정화된 관념의 굴레에 벗어난 자유로운 생각을 보았다.

 

이런 회화에서 아이디어를 구하고 몇 부분을 모방하면서 또 다른 영화가 만들어진다. 회화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구한다. 그림에서 이야기를 찾아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듯했다.


만약 당신에게 2주의 시간이 있다면 책을 읽으라고 한다. 2시간만 있다면 영화를, 2분이 있다면 그림을 만나라고 한다. 한 가지 이야기가 다른 매체를 융합하고 생각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더 많은 생각으로 퍼져간다. 이제 색의 변화와 함께 음악으로 이어졌다.

 

간단한 장면의 배경음악과 이야기 흐름과 느낌을 살리는 전경음악이 영화에서 주는 효과를 느꼈다. 그림과 같이 음악에도 등장인물의 감정을 드러난다. 담긴다. 영상과 음악, 감정까지 융화되어서 눈, , 마음까지 어우러지는 감상이 되었다. 영화의 큰 특징이다.

 

회화 작품이 영화와 어떻게 어울리는가를 넘어 이제는 음악 이야기가 깊어졌다. 잔잔한 음악, 한을 담은 음악, 사람들의 영혼과 이어진 모습을 살려주기도 한다. 그런 장면 장면이 감동되어서 다시 영화를 본다. 그림, 영상, 음성이 서로 어우러져 상황의 공감을 더 높인다. 여러 번 보게 된다. 공감의 시간과 감정을 즐긴다.

 

강사는 통섭이란 말을 시작하면서 끄집어냈다. 미술 작가 작품이 모방과 아이디어, 음악이 붙어서 영화가 된 사례를 자주 보였다. 마지막으로 강사 자신의 삶에 얽힌 영화로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마무리도 다시 통섭으로 돌아왔다.

통섭형 인재로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세종대왕을 불러냈다. 한 가지 뚜렷하게 하면 그것이 밑거름되어 또 다른 것을 깊어 파게 되고, 점점 다양해지면 서로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문학과 삶의 연결 고리가 만들어진다. 인문학 공부를 하는 까닭이겠지.

 

문학 작품의 의미가 무엇인가?

문학 지식도 생기겠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더 크다. 그래서 문학에 사람이 붙어서 인문학이 되었다. 왜 사느냐는 질문을 자꾸 하게 된다.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오늘은 영화를 보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

여전히 책 읽기가 강조된다. 기본이다. 내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또 다른 삶, 다른 사람의 삶을 다 겪을 수 없어 책에서 느껴 본다. 살핀다. 책에 담긴 인생과 철학, 생각이 그림, 음악, 또는 그림과 음악이 합쳐서 영상으로 표현된다. 거꾸로 그림, 음악, 영상에서 삶의 의미를 읽기도 한다. 그것을 읽어내는 힘을 인문학이 우리에게 준다.

책은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이야기가 우리 삶이 될 수도 있다.

세 번째 인문학 콘서트는 삶을 보는 관점과 시작을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네 번째 인문학 콘서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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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읽고 다 기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잊는다. 그래서 되풀이하면서 잊지 않으려고 한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에 따르면 학습한 내용은 하루 지나면 34%, 이틀 지나면 28%, 한 달 뒤는 21%를 기억한다고 한다. 잊지 않으려면 한 시간,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로 주기적인 반복이 필요하다고 한다. 잊을 만하면 다시 읽는 것이다. 단기 기억을 반복해서 장기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기억한 내용이 언제든지 튀어나올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식구들 전화번호와 주소는 잘 기억한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잊을 만하면 반복하면서 언제든지 튀어나오는 장기기억으로 담긴 것이다.

   여기까지는 반복적인 노력으로 억지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억지 감정은 좋지도 않지만, 습관 붙이기도 힘들다. 참고 이겨냄, 버팀이란 감정이 따른다. 기억에도 좋은 감정이 붙어야 오래 꾸준히 이어진다. 재미가 붙어야 스스로 하게 된다.

 

   첫 시작으로 대부분 보고 듣기다. 보고 듣는 방법만 반복하면 지루하다. 느껴보고 이야기해보며 직접 겪는 방법도 있다. 재미가 잘 붙는다. 보고 읽으면 단순 지식을 기억하지만 행동과 실천으로 다양한 감정과 느낌까지 기억한다. 감정을 담은 기억은 오래간다. 그것도 좋은 감정, 즐거움, 재미가 좋다.

   여기까지 다다르지 못해 책을 읽어도 그때뿐이다. 시간이 흐르면 읽는 내용도 잊힌다. 한 번 읽고 잠시 생각하고 잊기를 반복한다. 한 번 읽고 읽었다는 기억만 남는다. ‘나도 읽어봤다고만 하지 어떤 내용과 느낌을 말 못하고 자기 생각과 삶의 변화도 없다. 그래서 더욱 독서의 필요성에 회의감도 들기도 한다.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 소질이 없다며 손을 놓기까지 한다. 읽기만 하고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꾸준한 행동과 실천으로 삶의 변화를 주어야 한다. 삶을 가꾸어야 한다.

 

   먼저 잊을만하면 반복해보자. 한 번 읽을 책은 바로 다시 읽고, 일주일 뒤 다시 읽어보고, 한 달 뒤 다시 보고, 일 년이 지나기 전에 다시 읽어 보자. 책장에 꽂아두고 생각 날 때마다 다시 보자.

   자꾸 보면 읽는 속도와 전체 흐름 찾기도 빨라지고, 중요 핵심 부분이 쉽게 잡힌다. 한 번 읽을 때 몰랐던 부분이 이해되고, 잘못 이해 한 부분이 나타나기도 하고, 별 의미 없던 부분이 크게 보이기도 한다. 다른 관점,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반복해서 본다고 같은 내용이 그대로 반복되지는 않는다. 앞서 본 것에 더 많은 생각과 또 다른 생각으로 뻗을 수 있다.

   같은 학년을 여러 번 담임하면 교과 내용 중심에서 점점 아이들 마음, 생활, 성장, 철학 쪽으로 뻗는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문제는 잊을만하면 지점, 반복할 시점을 놓치거나, 알면서도 귀찮아서 하지 않거나 별 필요가 없어 보여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데 있다.

 

  반복과 노력 시점에 도전, 용기가 필요하다. 의무감이나 어쩔 수 없이, 시켜서 읽으면 효과도 낮고 스스로 선택할 기회에 포기하기 쉽다. 스스로 선택이 아니면 생각 없는, 시간만 채우는 하는 척하는 습관이 붙는다. 그런 시간도 공부 시간, 책 읽는 시간으로 여기며 자기만족에 머물기도 한다. 실력도 효과도 없다. 오히려 후회와 동기만 약해질 뿐이다. 물리적인 시간만 채운다고 읽는 게 아니다. 반복이 아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해야 한다.

 

  꾸준히 이어갈 힘이 동기다. 학습 동기다. 책 읽기에 즐거움이란 감정이 붙어야 한다. 스스로 잡고 마음도 가야 한다. 마음의 눈, 즐거움과 재미의 눈이다. 즐거움이 자주 일어나야 행복감이 된다. 그게 빠른 길이다. 효과가 좋다.

행복한 책 읽기는 즐거운 책 읽기의 반복과 실천이다. 책 읽는 필요성과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가능하다. 믿자. 실천하다. 주기적으로 읽어 가면서 첫 번째 단계인 습관이 드는 임계점을 통과하자. 스스로 꾸준히 하면서 즐거움을 자주 겪으면 행복하게 읽는다. 즐거운 경험이 성취감이 되어 또다시 실천하는 동기가 된다. 알고 깨치는 즐거움과 실천하는 재미까지 붙는다. 몸에 붙는다. 몸에 붙은 지식이 토의 토론에서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배경 지식이 된다.

 

   취업과 시험 수단, 자격증을 위한 책 읽기는 목적 달성이 되고 나면 손을 놓기 쉽다. 물론 그렇게라도 하면서 필요성과 즐거움을 느껴 습관이 되면 좋겠다. 그런데 중간에 흐지부지되거나, 목적 달성 뒤에는 덮어 버리니까 포기하고 만다. 보고 읽기에만 머물고 행동과 실천이 없고 즐거움이 없으니 행복하지 못한 책 읽기로 기억되고 만다. 그래서 반복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따라하거나, 수단으로 해본 경험은 한번 해 봤다고 하면서 넋두리만 늘어난다. 책을 봐도 별것 없다며 포기한 자기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며 살 것인가? 너도 해봤자 포기한다, 아무 소용없다, 그러니 도전하지 말고 그냥 되는대로 살라는 인생론을 펼칠 것인가? 결국, 남는 것은 스트레스와 힘듦, 귀찮음, 아무 필요성 없으니까 시간 남으면 보이는 대로 (TV, 영화, 매체)로 즐기며 살라며 자기 삶을 표준화시킬 것인가? 스스로 선택할 기회가 왔을 때 지금까지 고생(참고 이겨내며 했던 일)했으니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하면서 넋두리만 남은 삶이 내 삶이었다고 알리거나 아이들에게 물려 줄 것인가?

 

  행복한 책 읽기는 행복이 목표이기보다 그 자체가 삶이고 행복이다. 행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읽는다면 그것 또한 또 하나의 수단이 되어 얽매이기 쉽다. 읽는 것 자체가 삶의 한 부분으로 삼자. 밥 먹듯이 똥 누듯이 숨 쉬듯이 읽자. 읽고 실천하자. 한 가지 덧붙인다면 글쓰기까지 이어졌으면 합니다. 읽고 생각한 것을 써보면 더 넓어지고 깊어진다. 또 다른 실천 거리가 될 것이다. 아이들이 일기 쓰듯이 수업 일기도 쓰자. 어른들도 쓰자. 일기는 평생 지니고 다녀야 할 습관이다. 밥 먹듯이, 똥 누듯이, 숨 쉬듯이!

 

   다섯 가지 감각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다. 정보를 기억하는 방법들이기도 하다. 보고 듣고 여기에 냄새 맡기, 맛보기, 만져보기가 함께 들어가면 오래 기억된다. 기억이 생생해진다.

머리까지 이해는 시각과 청각이라면 실천과 행동은 후각, 미각, 촉각으로 살리는 일이다. 그냥 보았다, 들었다는 것보다 보고들은 것을 만져보고 맡아보고 맛보면서 온몸으로 겪을 때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한다. 생생한 기억에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오감을 살려내는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다. 어릴수록 오감을 살리는 활동이 많이 필요하다.

경험 많은 어른들은 점점 보고 듣는 쪽으로만 쏠리게 된다. 자기가 한 경험만큼의 감각 기억을 지니게 된다. 오감을 살리는 일이 줄어들기 쉽다. 물론 열정적인 사람은 보고 듣고만 있지 않고 여전히 다양한 감각을 쓰고, 쓰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열정적이다. 도전적이다. 젊게 산다.

 

  아이들에게 책 읽기보다 즐거운 감정의 경험이 더 필요하다. 오감을 살려서 실천하는 경험도 더 필요하다. 무작정 따라 하기, 체험 위주 경험이 아닌 책을 제대로 읽으면 개념 있는 실천으로 삶을 가꾸게 된다.

감정도 배운다. 보여주고 들려주기에 냄새 맡게, 맛보게, 만져보고 느끼도록 생활 속 본보기가 필요하다. 어른들도 함께 가꾸어야 할 삶이다. 가정, 학교, 사회에서 만들어야 한다.

   책 읽기를 스스로 하고 행동하면서 즐거움을 붙이자. 행복한 책 읽기는 생각으로만 머물지 않고 실천하는 데 있다. 책과 한몸이 되는 삶, 때로는 책대로, 때로는 그 반대로 실천이 되기도 한다. 어른이 아이들에게 주거나 시키기보다 함께 하자. 지금까지도 즐거움을 익히지 못했다면 다시 시작하자. 늦지 않았다. 삶의 행복을 한 가지 찾아가는 즐거움도 사는 재미와 맛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함께한다. 아이와 친구와 동료들과 함께 행복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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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찾아가는 인문학 콘서트를 다녀와서

 

우리 가족, 으로 ()하고 ()잡다



경상남도교육청에는 찾아가는 인문학 콘서트가 지난 924일 거창에서 먼저 열렸고, 이번 109일 두 번째로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한글날과 함께 겹치는 쉬는 날인데도 준비한 자리가 꽉 찼다. 중학생이 가장 많아 보이고, 부모와 함께 온 모습이 넉넉해 보였다.

 

축하 공연



함안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첫 문을 열었다. 함안 청소년들로 짜인 오케스트라가 네 곡을 먼저 연주했다. 아담한 강당에 현악기의 울림이 잔잔했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쉽게 보지 못하는데 특히 학생들 공연이 눈에 들어왔다. 이어 학생 댄스 동아리 공연도 이어졌다. 아이들의 끼가 보이는 공연이었다.

보통 강연에서는 간단한 인사말을 시작해서 바로 강연(강의)가 이어진다. 이번 행사는 두 공연을 준비한 게 눈에 띈다. 언뜻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긴 했지만, 이런 기회를 마련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끼를 펼칠 기회가 주어서 좋다. 학교에서만 공연보다 이렇게 같은 동네, 지역 사람들에게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보이는 노력과 기회가 아이들에게 희망과 도전을 준다.

 

강연회 들어서는 문 앞의 인문학 책 소개와 행사 안내하는 봉사 학생들도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다. 중간중간 상품권 추첨도 하면서 기대감을 식지 않도록 노력했다.

 

우리 가족 책으로 통하고 감을 잡다.


오기영 교수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훨씬 젊으셨다첫 번째 막연하게 보고 따라서 움직이는 것의 문제점을 보였다.


- 싱크 홀에 빠지는 사건, 앞사람이 빠지고 덩달아 뒷사람이 빠지는 현상

- 승강기 실험, 승강기를 타면서 모두 벽 쪽을 보는 모습이 앞을 보던 사람도 덩달아 따르는 모습

- 중국의 전족 이야기, 작은 발 예쁘다는 사회 관념에 따라 어릴 때부터 억지로 발이 자라지 않게 했던 습관이 결국 발이 기형화된 이야기

- 코끼리 말뚝 이야기, 코끼리가 어릴 때 스스로 끊을 수 없는 얇은 줄로 묶어 두면 커서 끊을 힘이 있어도 그대로 묶여 있다는 이야기(학습된 무기력)

 

우리 생활에서 자주 일어나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삶,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행동의 문제점을 짚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자기 생각 없이 행동하는 모습은 독서도 비슷하다. 시키는 것만 따라만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로 빚어지는지 가늠하게 했다.


게임을 하는 뇌와 책 읽는 뇌의 전두엽 변화 사진을 보였다. 따라 하는 뇌와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뇌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눈에 들어왔다. 사회 분위기나 취업으로 어쩔 수 없이, 따라 하는 삶이 결국이 나중에는 포기하고 계속 이어가지 못한다. 책을 즐기며 읽는 선진 외국 대학의 캠퍼스 모습과 소비적인 우리 대학 풍경이 겹쳐진다. 


책을 읽고 조금 생각하고 멈추고


책을 읽고 머릿속으로만 조금 생각하고 멈추고 잊는다. 또 몇몇 책을 읽고 조금 생각하고 멈추고 잊는다. 이러는 삶을 예를 들었다. 읽고 잠깐 생각하고 말아서 습관이 되지 않는다.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사는 읽고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열정과 도전이 필요하다는 답을 주었다.

아스널 축구 선수를 보려고 버스를 따라 몇십 분을 달리고, 오토바이를 타며 따르는 열정을 보인 베트남의 한 청년이 결국, 아스널 축구팀을 만나 사인과 기념촬영을 했던 영상을 보았다. 청년의 도전과 열정을 보여주었다성남 프로축구 골키퍼가 페널티킥을 다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공 차는 선수들을 움직임을 분석하며 탐구한 열정의 결실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만나고자 막고자 했던 노력이 목적을 이루었다. 생각에 머물지 않고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진 결과다. 여러 가지 영상과 사례를 보이면서 청중의 관심을 이끌어갔다. 청중들이 감탄하면서 보고 듣고 적었다.


일자리는 사라지지만 일거리는 늘어난다.


우리 미래에는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다. 기계 문명의 발전으로 단순 노동의 줄어든다. 벽돌공, 자동차 산업 따위에서 단순 반복적인 일은 점점 로봇의 일로 바뀐다. 그렇지만 그런 로봇을 만들고, 관리하고, 로봇이 제대로 끝마무리 못 하는 부분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또 다른 새로운 일거리가 늘어난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말이다. 창의적이고 협력적으로 해야 할 일자리에 바뀐다는 말이다.


일자리를 보고 공부할 게 아니라 일거리를 생각해봐야 한다. 창의성, 도전정신, 팀워크가 필요하다. 지식이 아닌 지혜가 필요하다. 자기 생각을 펼치고 문제 해결 경험과 글쓰기도 많아질 것이다.

 

상상하고 도전하는 만큼 만들어진다.


레고 정신이다. 아이들 장난감인 레고가 무궁무진 많은 생각과 변화를 부린다. 여러 가지 모양과 건물을 만들어내고 만드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금도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 멈추지 않고 생각하고 상상하여 만들고 있다.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모양과 형상이 된다. 생각하는, 상상하는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행동해야 한다. 행동하는 지성을 마지막으로 힘주어 말했다.

 


책을 읽으면 본질 이해하는 힘이 생긴다. 그게 책이 주는 효과이기도 하다. 단편적으로 읽고 소비하는 습관이 아니다. 읽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삶에서 나온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밥 먹듯이 늘 가꾸어야 할 습관이다. 마치 기초 학문과 같다. 본질을 알아야 문제 해결하는 근본 문제를 알 수 있다.


얼마 전 유행했던 과자가 있었다. 그냥 유행한 게 아니다. 사람들의 입맛을 3년 동안 연구해서 가장 입맛에 맞는 성분과 비율을 찾아서 만들어서 더욱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신뢰감을 주었다.


행동하지 않으면 오래가지 않는다. 흥미가 떨어진다. 읽기만 하면 성취도는 높을지 몰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습관이 붙지 않고 잊어버린다.

영원한 창의성은 없다고 한다. 교육정책이 단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다른 영역과 함께 엮고, 즐기는 배움으로 상상력이 발휘하도록 바뀌고 있다. 배움을 즐겨야 오래가고 그게 생활 속에 적용된다. 적용된 경험은 또다시 지식의 기초와 바탕이 되어서 성장한다. 창의, 융합, 상상력을 즐기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인문학 강좌에서 함께 나누려는 것이다. 열정이 생기는 감정적 체험이 많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뿐만 아니다. 열정을 갖도록 하는 마음, 실천과 도전하게 하는 감정, 즐거움을 느끼는 꾸준한 체험이 필요하다. 단편적인 일회용, 소비성 체험이 아닌 몸에 담는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나만의 특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따라가는 사람과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향해가는 사람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을 따라 하는 사람에게는 주체성이 없고 스스로 선택할 기회 때는 손을 놓고 만다. 젊었을 때는 이런 행동들이 어느 정도 성취를 이뤄도 도전과 실천이 없다면 늘 한곳에 머물고만 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향해가기 위해 자신을 먼저 발견해야 한다. 또한, 향해야 할 목표도 있어야 한다. 자신의 발견은 튼튼한 기초와 기본이 된다. 향할 곳은 삶의 목표 지점이다. 다음은 꾸준한 실천과 행동이다. 도전과 열정의 힘으로 이어야겠지.

 

여러 가지 사례의 영상과 사진, 통계 시각 자료로 관중의 호기심을 꾸준히 이끌었다. 현재 문제점, 다른 나라들이 사례, 우리 현실 분석과 미래 사회 예측, 그 해결점과 대책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나갔다. 아이들보다 함께 온 어른들 호응이 더 좋았다. 물론 학생들도 빨려들었다. 강사의 노력과 열정도 함께 담겨 있어서 재미있는 인문학이었다.

인문학이라는 낱말에 풍기는 어렵거나 딱딱함을 없애주는 강의였다. 세 번째 인문학강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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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다 보면 힘들 때도, 여유로울 때, 쉬어야할 때도 있다.

처음 산을 오를 때는 정상이 얼마쯤 걸릴지, 길이 익숙지 않아 발 앞만 보고 가기도 힘들다. 어느 쪽으로 가야하는지 길 찾는데 온통 신경을 쓰게 된다. 이런 길도 서너 번 다니다보면 익숙해져 눈높이가 달라진다. 높고 멀리 보인다. 목표 지점(정상)에 얼마 쯤 가야 닿을 것인지 감이 잡힌다. 어느 곳이 숨 가쁜지, 쉴 곳은 어딘지, 호흡을 고를 수 있다. 호흡 조절이 가능해지면 처음 올랐을 때보다 훨씬 여유롭다. 앞만 보고 가던 길에 풀과 나무 먼 산을 볼 여유가 생긴다.

 

우리 경험과 공부, 책 읽기 따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방향을 몰라서 바로 코앞만 보기에도 바쁘다. 목표 지점과 거리, 숨 가쁘고, 언제 어디서 쉴지 몰라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피곤해지기 쉽다같은 내용을 서너 번 겪으면 자기 호흡을 깨닫고 몸에 익게 된다. 빠르기 조절과 쉴 지점이 보인다. 한 번으로 끝나버리면 곤두선 신경, 숨 가쁨과 힘듦만 남아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과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 산을 한두 번으로 오르고 다시 찾지 않는 사람도 많다. 첫 경험인 힘듦과 숨 가쁨까지만 겪고 체험정도만으로 멈춰버린다. 온전한 코스를 서너 번 도전하고 겪으며 자기 호흡, 목표 지점에 대한 감을 잡으면서 느끼는 여유로움과 즐거움까지 겪지 못했기 때문이다익숙해진 산길에는 꽃과 나무, 풀벌레 소리, 발아래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숨 가쁨과 힘듦이 익고,  자기 몸으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면 눈과 귀가 뜨인다.

 

같은 학년을 여러 번 하는 까닭도 비슷하다.

처음 겪는 학년은 산을 처음 오르는 느낌이다. 길을 몰라서, 목표 지점과 감이 없어서 열심히 걷지만 신경도 많이 쓰이고 숨도 가쁘다. 언제 쉬어갈지도 몰라 가다 포기하거나 멈추기도 한다.두세 번 같은 학년을 하면 똑같은 교육과정이지만 깊이를 달리 느낄 수 있다. 보지 못한 것, 빠뜨린 것, 그냥 넘긴 것, 가치 있는 것들이 들어온다. 우선 학교 행사와 학급 교육과정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아이들 반응, 행동 패턴도 보인다. 언제 바쁜지, 천천히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그런 호흡을 알면 학급살이에 속도와 깊이를 조절할 힘과 여유가 생긴다. 그런 여유의 눈과 마음이 아이들을 더 깊이 볼 수 있는 기회다. 교육과정도 재구성하고 통합할 수 있는 눈이 트이기 시작한다.

 

산 오르기 처음 30분 정도가 가장 힘이 든다. 

길도 가파르고 숨도 가쁘다. 정상 부근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정상 부근부터는 능선을 타면 편해진다. 그때부터는 발아래 산이 시원하게 보인다. 땅만 보던 눈이 먼 산을 향하고 가까운 나무와 풀꽃도 보인다. 풀벌레 소리도 귀에 들어온다. 더 멀리 더 가까이 보고 들을 수 있다. 이때부터 즐기게 된다. 한두 번의 경험만으로는 신경이 곤두 세워지고 길 찾기, 끝까지 오르기만 했던 힘듦만 남는다. 여유와 즐거움이 붙으려면 서너 번 정도의 경험, 호흡과 감을 잡을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운전하는 사람과 그냥 옆에 타고 가는 사람의 피로는 다르다.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지만 목적지를 알고 가는 사람과 모르고 가는 사람의 느낌과 상태는 다르다. 얼마 남았는지 어디를 통과하고 쉴지 운전자는 온몸으로 느끼고 조절한다. 지루할 겨를이 없다이런 차에 타고만 가는 사람은 지루해지기 쉽다.  목표지점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능동적, 수동적이게 된다. 능동적인 사람은 주제척인 경험을 반복하면서 온몸이 산다. 수동적인 사람은 한두 번의 경험만을 반복하면서 쉽게 지루하고 피곤해진다. 같이 몸이 피곤해도 정신 건강은 다르다.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고, 잃는 사람이 있다. 도전하면서 깊이 넓히는 사람이 있고, 경험이 많은 듯 보이지만 하나씩 포기해가는 사람이 있다. ‘나도 한 번 해보았다고말하면서 한 번의 경험으로 평가만 하는 사람도 있다같은 경험을 여러 번 해보고 여전히 도전하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한 번을 하고 있다. ‘해 보았다고 단정 짓지 않는다. 여전히 하고 있는 중이다. 하고 있다는 말은 같은 행동, 경험이지만 처음과 다른 무엇인가를 찾는다는 말이다.

 

책을 읽는 것과도 같다. 처음 읽을 때는 줄거리 중심으로 읽지만 두 번째 읽으면 처음 읽을 때 보이지 않았던 사건이나 인물이 드러나게 된다. 세 번째 읽으면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생각나고, 네 번째 는 자기 삶과 엮어보기도 한다. 같은 책을 여러 번을 읽으면 똑같은 내용이어도 다르게 읽힌다. 관점과 깊이와 넓이가 달라진다. 속도 조절도 가능해진다. 빠르게 넘어갈 부분, 천천히 곱씹을 부분이 보인다. 이렇게 읽으면 책 읽는 즐거움이 붙는다.

 

같은 경험을 반복하는 까닭은 즐거움을 몸에 붙이기 위해서다.

책 읽기, 공부하기, 학급운영(살이)도 결국 즐거움이 붙으면 오래가고 새로워 진다. 깊이와 넓이가 생기고 자기만의 전문성을 키워진다. 자기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힘, 자기주도적인 삶으로 이어진다처음 산을 오를 때는 자기 주도가 아니라 힘들고 지루하다. 다른 사람을 따르다보니 자기 호흡과 감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이것도 자꾸 하면 점점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때쯤이면 의지하지 않고 가는 길을 즐길 수 있다. 몸에 익기 때문에 익은 만큼의 여유가 생긴다. , , 코가 열리고 생각도 넓게 펼쳐진다.

 

즐거움은 힘듦이 몸에 붙어 익숙해졌을 때 주는 선물이다.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힘이다. 같은 행동과 경험의 반복이 결코 똑같은 결과의 반복이 아니다. 행동은 같아 보여도 그 내면에는 생각과 관점이 깊이 있게 펼쳐지고 성장한다.

 

살빼기, 자전거타기, 수영 배우기, 그림그리기……

모두가 한두 번의 경험으로 안 된다. 어려움과 힘듦, 상처가 따른다. 익숙함에 즐거움이 붙고, 자기 주도, 자기 것으로 바뀐다. 그래서 배움이 즐겁다. 즐겁게 하는 배움이 몸에 붙으면 잊지 않는다. 잊을 수 없다.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한다. 살맛이 난다. 세상은 그렇게 살맛나게 살아야한다. 힘듦, 어려움의 뒤 즐거움을 얻자. 포기하지 않으면 꼭 온다고 믿자.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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