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샘자료 #상담

 

학교교육과정 설명회가 이번 주까지 있거나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아이들과 얼굴도 익었고 어느 정도 성격과 성향도 알아갑니다.

아이들과 첫 만남,

학부모와 첫 만남으로 서로 알아가는 첫 걸음 뗐습니다.

 

상담, 글을 모았습니다.

깊이 알아가는 단계

마음을 열고 잇는 첫 단추.

한 사람씩 상담을 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싶네요.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하는 방어적인 상담이 아니라

교사가 묻고 아이들과 단답식으로 답하는 식이 아닌

평소 이야기, 자기 삶 이야기,

아이가 먼저 질문을 해서 이끌어 가는 상담을 해보면 어떨까요?

 

그래서 상담이란 말보다 함께 이야기라는 말이 어울릴 듯합니다.

학기 초 바쁘겠지만

아이들과 믿음을 쌓고 엮는 가장 좋은 시간과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제 마음으로 만날 때입니다.

이제 진하게 깊이 있게 알아가는 출발입니다.

 

[367 꿈상담] http://ddamssam.tistory.com/307

[369 꿈 상담, 주제 정해서 이야기하기] http://ddamssam.tistory.com/308

[377 자기주도 시간, 자기주도 학습, 상담] http://ddamssam.tistory.com/312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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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이들이 지낸 지 두 주일이 지날 쯤입니다.


지난 수업 일기를 들춰 보니 학급 규칙을 두 번째 주에 정했네. 첫 주에 정할 수 있었을 건데 왜 그랬나 기억을 더듬어보니 여러가지 조사, 학습 준비, 역할 나누기로 아이들과 관계 세우기를 하는데 시간이 필요했 던 것 같네요.


한 두 주일 지나야 아이들 이름과 성향, 반 분위기를 안다고 할까.


빨리 하기보다는 아이들 호흡에 맞추는 연습을 하는 셈입니다.


규칙 정하기를 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지금까지 익은 습관을 보게 됩니다.

규칙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지시 받거나 예의 바른 행동에 따른 행동 규범이 많습니다.

스스로 정해보지 못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이지요.


그래서 이런 규칙은 일단 정해두고 

한 달 뒤에 다시 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첫 번째 규칙을 한달 간의 유효 기간을 준다는 것이지요. 

그런 다음 문제점을 고쳐서

두 번째 다시 규칙을 고치거나 정합니다.


선생님 규칙 만들기는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그 다음 

봉사위원(반장이나 대표 임원)의 역할도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지요.


누구의 지시보다 여럿이 함께 규칙을 만들고 

한 달 뒤 다시 고치고 다듬어 가면서 

합의하고 맞춰가는 경험이 학급에서 꾸준히 일어났으면 하네요.


처음에는 

기존 지녔던 관성과 습관이 드러나니까

두 번, 세 번 정도 해야

제대로 아이들의 진지함을 꺼집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땀샘학급살이통신문 307 덕정초 5

2013년 3월 13일 수요일

 

학급 규칙, 선생님 규칙 정하기

 

 

 

아침부터 학교 폭력 관련 교육이 있었다. 경찰서에서 나와 학교 폭력 관련 교육을 한다며 한 차시 수업을 차지했다. 오늘 미술 시간 균형과 조화라는 주제로 밖에 나가서 사진 찍기를 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기도 해서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학급 규칙과 선생님 규칙을 정하기로 바꾸었다.

 

오늘까지 학급 규칙은 교사인 내가 정해서 이루어졌다. 골마루 다니는 것, 인사는 것, 급식 줄 서고, 함께 먹고 함께 읽어나는 것 따위로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따른 것을 지켜왔다.

 

 

 

 

이제 아이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할 때다. 먼저 모둠별로 학급규칙과 선생님 규칙을 두 가지 씩 정하도록 했다. 두 가지를 정하기 위해 먼저 모둠에서 각자 떠오른 생각을 쓰게 한다. 각자 생각을 펼치고 모으는 일이 먼저다. 그런 다음 두 가지를 추리는 것이다.

 

 

 

 

둘러보니까 '규칙' 삼을 만한 것보다 '이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나 바라는 점 따위가 많아 보인다. 수업 시간 놀자, 영화 보자, 자유 시간 주라는 것도 있고, 평균 점수 90점 이상 받으면 파티를 하자는 ‘의견’도 있다. 일단 다 말하게 하고 나중에 추리면서 걸러내는 기준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하면 된다.

 

몇 분 기다려보니 생각나지 않아서 머뭇거리기에 지금까지 쓴 여러 모둠 것들을 읽어주었다. 다 듣고 나서 생각이 떠올려 쓰는 아이도 생겼다.

 

 

 

 

다시 생각 펼치고 모아서 두 가지 규칙을 뽑아 칠판에 쓰게 했다.

 

 

 

 

각 모둠에서 두 가지를 쓰니까 열두 가지가 나왔다. 같은 의견은 지웠다. 의견 하나하나 물으면 의미를 뚜렷하게 밝혀나갔다.

 

 

 

 

 

정리된 의견에 손을 들게 해서 찬성의견 수를 적었다. 우리 반 아이들 수의 반을 넘으면 채택이 되도록 했다. 학급 규칙을 다섯, 선생님 규칙은 한 가지다. 선생님 규칙도 학급규칙 수만큼 하도록 나중에 나 스스로 네 가지를 덧붙였다.


1. 아침 시간에 자기 하고 싶은 것 하기

 

아침 시간에 지금은 책 읽기를 했다. 그런데 아이들 아침 시간에 일기쓰기나 밀린 숙제 따위를 하는 애들도 보였다. 아이들이 낸 의견을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데 책 읽기 때문에 못했던 눈치다. 그래서 이런 의견을 나온 모양이다. 그런데 자기 하고 싶은 것 하기라고 해서 게임이나 보드게임, 운동장에서 공차기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조용히 앉아서 책읽기 시간처럼 책 읽기와 다른 무엇인가를 마음껏 하자는 뜻이다.

 

 

2. 일기장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만

 

지금까지 일주일은 날마다 냈다. 그래봤다. 10일 정도 했다. 쓰기 싫은 까닭도 있고 귀찮아서 그렇기도 하다. 쓸 내용이 없어서 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쓸 내용을 생각하게끔 지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도 그냥 두 번만 쓰도록 해도 좋겠다는 의견이 많지만

'주말에 한꺼번에 대충 써서 내는 일'

'갑자기 목요일 금요일에 몰아내는 일'

'급하게 몇 줄 대충 적고 내는 일'이 걸린다.


그래서 일기장을 내는 것을 날마다 내고(습관을 들이도록 하기 위해) 일기를 자세히 쓸 날은 적어도 이틀 이상을 하기로 했다. 일기를 못 썼으면 그날 일기장에 날짜와 날씨, 못 쓴 까닭만 쓰고 내면 된다. 그래서 꾸준히 내는 버릇도 들이고, 일기 횟수를 줄이도록 했다. 대신 한번을 쓰도 자세히 진지하게 써야한다. 편법(주말에 몰아서 쓰는 것)은 안 된다는 점을 일러주었다.

 

 

3. 밥 먹고 혼자 조용히 가기

 

지금까지는 급식 줄을 서서 여섯이 함께 움직였다. 여섯 명이 다 먹어야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먹도록 할 의도였다. 그게 아이들한테 무척 까다로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냥 다 먹으면 혼자 가도록 하자는 규칙을 세웠다. 그래도 급하게 먹거나 너무 빨리 늦지 않도록 당부했다. 급식 잘 먹었는지 남기지 않고 다 먹었는지 검사는 어떻게 할까 물었는데 그건 지금 하는 대로 검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아서 검사를 계속 하는 것으로 했다. 나중에서 시간이 흐르면 이것도 잘 되면 다시 물어서 스스로 검사를 하게끔 할 것이다.


4. 8시 30분까지 학교 오기

 

 

5. 교실에서 욕 쓰지 않기

 

 

 

선생님 규칙

 

1. 시간 지키기

 

학기 초라서 공부 방법, 공책 쓰기 따위, 준비물을 챙기지 못할 때와 같이 여러 가지 상황이 일어나면 천천히 설명하느라 쉬는 시간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쉬는 시간을 지켜주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한테 수업시간도 지켜주라고 했다. 최종 합의점은 공부시간 5분 늦으면 쉬는 시간에 5분 늦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 않으면 종치면 바로 마치기로 했다.

 

아이들이 정한 선생님 규칙에는 학급 규칙과 중복이 되는 게 있고 ‘규칙’으로 삼기에는 알맞지 않은 것이 있어서 결국 한 가지만 정해졌다. 그래서 학급규칙 다섯 가지와 맞추기 위해 네 가지를 더 나 스스로 정했다.

 

 

 

전담 시간 학급규칙과 선생님 규칙 그림을 넣어서 인쇄해두었다. 교실 앞 게시판에 두 개를 붙여 두었다. 이제 하나씩 아이들 손으로 아이들 끼리 우리 학급을 꾸려나갈 것이다.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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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년 전 이야기가 되었다. 봄 방학 때 나가서 미리 향수와 책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정리하고 온 기억에 이 일기를 보니 새록새록 하다. 수업에서 만날 아이들 얼굴과 반응에 설레며 교실 문을 사그락 닫는 느낌. 그게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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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25. 금요일

봄방학 때 조금만 준비해도 한 해가 수월하다.

 

지난 학년 학급문집을 더 복사해서 글쓰기 식구들과 아는 사람들에게 보냈다.

문집을 보내면서 올해도 문집으로 마무리할 마음을 가진다. 이런 마음에 공부 계획을 하고 결과를 정리할 때는 더 챙겨보고 살피게 된다. 학급누리집도 꾸려서 모으고 고치고 다듬는다. 삶을 가꾸는 게 학급살이의 보이지 않는 목표라면 학급문집은 손에 남는 눈에 보이는 목표물인 셈이다. 이런 마음이면 한 해도 금방이다.

챙기고 남기고 고치고 다듬고 모으는 생활을 해마다 되풀이한다. 이 삶이 지루하고 따분할 것 같지만, 그 안에 새로움이 있고 아이들 삶이 다르다. 해마다 다르다. 그 맛에 살고, 힘이 되고 꿋꿋하게 잇는다. 즐긴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새 내가 나태해진다. 무슨 일이든 대충 넘겨버리며 지치고 힘들어 다시 더 하고 싶은 열정도 식어버릴 것이다. 그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이고, 삶의 굴레에 얽매여 늘 불만의 목소리만 느는 인간으로 바뀌는 의미일 것이다. 결국, 이렇게 늙으면 비참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연구실 일지도 만들어 보았다. 같은 학년끼리 고민하고 회의한 내용을 날짜별로 기록을 해보자는 뜻이다. 올해는 이 한 권이라도 연구실에 남기자고 한다. 꼭 남기지 않아도 서로 가지고 있으면 다음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정도는 안 되더라도 그 정도는 긴박함으로 치열하게 한번 살아보자는 뜻이다. 우리 교사의 한 해 고민거리, 활동거리가 무엇인가 다 나올 것이다. 나한테도 내 후배 교사에게도 자기 자신과 교사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반성해 볼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무엇을 어떻게 고치고 준비할지 좋은 지침도 될 것이다. 누구나 실천해나가면서 스스로 힘으로 성장하는 힘을 만드는 삶. 자기 주도 학습이 필요한 학생만큼이나 자기 주도 교사가 먼저겠다.

 

어제 연구실을 청소하고 소취제 겸 방향제를 샀다. 연구실 청소하고 두었더니 향이 좋다. 집에 가는 일에 교실에 갔다 놓았다. 작년 이맘때도 그랬다.

한 달 정도는 넉넉하게 교실 가득 향이 날 것이다. 별것 아니지만, 아이들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첫 느낌을 어떨까 해서 준비했다. 아직 어수선하게 정리 안 된 교실과 깔끔하게 향기나는 교실의 첫인상은 다를 것이다.

교실을 들어서자마자 자기 이름표가 붙은 자리를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자기 책상 위에 책과 공책이 나란히 하나씩 있다면 무슨 마음부터 들까?

아이들의 새 학년 첫인상을 어떻게 줄까 고민해본다. 아이들 만나기 전에 미리 준비할 게 있다. 아이들을 만나서 해야 할 일도 있다.

새 학년 첫 주는 시간표가 제대로 안 짜여 교과 공부를 바로 하기도 어수선하다. 이럴 때 공부의 의미를 알아보고 공부 방법, 공책 쓰는 법, 모둠 공부 따위를 익히기 좋다. 그래서 미리 본보기 자료, 복사물, 안내 자료, 실습 자료를 챙기기도 봄방학 때 할 일이다. 봄방학 때 좀 쉬는 게 편안하겠지만 이런 준비가 오히려 한 해를 오랫동안 편안하고 안정 있게 지낼 기회다.

 

첫 단추를 끼울 때다. 학교 요구에 맞추기 단추를 낄 것인가, 스스로 미리 낄 것인가, 누군가 끼워주길 기다릴 것인가, 끼우라고 말할 때까지 기다리다 끼울 것인가, 끼우지 못하고 그냥 넘어갈 것인가?

벌써 학급살이는 시작이다. 먼저 시작하기보다는 기초를 얼마나 단단하게 다지느냐가 중요하겠다.

 

<미리 준비할 것>

우리 반 일지 만들기

학급 규칙 안내(학급당번, 일지, 학교 왔을 때 아침에 챙길 일, 각종 줄 서기)

학급 신발장 번호 붙이기

책상 위에 올리는 이름 팻말

첫날 인사말 준비(공부를 왜 해야 하나? 우리는 한 해 어떻게 할 것인가??

책상 위에 올린 공책과 책 한 권

발표 쪽지 만들기

 

<아이들 오면 건네줄 것>

내 명함(선생님 소개 명함 건네기)

학부모에게 담임 소개할 첫 통신문(학급과 담임 소개, 학급운영 원칙 안내)

아동 기초 조사서(한글, 한자, 손 전화, 이메일)

선생님에게 알려 드리는 우리 아이 이야기(설문: 학부모용)

선생님에게 알려 드리는 속마음 설문지

내가 5학년 동안 살아온 이야기 쓰기(새 공책에 첫 일기 주제로)

 

 

<첫 주에 챙겨볼 일>

교과서 공부 방법 안내(수학, 국어, 사회 시간 책상 모형과 모둠 구성)

아침에 왔을 때 아침 활동 안내(, 역사책 읽기, 공책 쓰기)

공책 쓰는 법 익히기, 일기 쓰는 법 익히기

마인드맵 익히기

학급 누리집 안내와 가입, 사용법 익히기

 

Posted by 참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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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땀샘 수업 일기를 정리하다가 다시 본 글입니다. 상담봉사자들이 오셔서 한 상담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데 지금도 생생합니다. 학급운영에서 학급 살이란 이름을 붙인 까닭에 이런 사건이 한 몫을 했습니다.

올해 첫 글을 무엇으로 쓸까 고민을 했습니다. 학급에서 준비할 것, 챙길 것 따위도 있는대 웬만한 사이트 검색해보면 다 나와있습니다. 아이들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먼저 건넬까하는 글로 써 볼까 했는데 이 글에서 마음이 꽂혀서 움직이지 않더군요.

학기 마무리를 달리는 시점에서 나와 아이가 주고받았던 말, 오해, 그때 감정을 한번 더 되새겨본 기회였습니다. 아이의 행동을 먼저 꾸짖었으면 마음이 닫혔을 것입니다. 

우리가 학급 살이를 하는 까닭을 먼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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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

 

1센티 컸다

 

어제 상담 시간이 6교시다. 5교시까지 수업인데 한 시간 더 하고 갔다. 1학기에 학급 상담을 해준다는 공문을 보고 신청했는데 당첨이 되었다.

상담을 마치고 청소를 하고 아이들이 돌아가는데 나한테 무슨 말을 한다.

“**는 버릇이 없어요.”

?”

상담 시간이 자기소개를 하는 ***가 나는 이런 것 싫어요. 안 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해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황당했어요?”

무슨 말인 자세히 알고 보니까 상담 시간 자기소개 차례 때

6-3***입니다.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선생님 권유로 오게 되었고, 이곳에서 하고 싶은 일은 상담 선생님이 다시는 이 학교에 오지 않는 것입니다.”

라고 말한 모양이었다.

 

그래, 무슨 까닭이 있겠구나. 다른 약속이라도 있는데 남으라고 해서 화가 난 게 아닐까?”

그래 그렇게 말하는 게 좀……

그래 상담 선생님이 뭐라 시든?”

역시 상담 선생님이라서 무슨 화가 난 일이 있네, 몇 번 같이하면 재미있을 거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래, 그런 일이 있었네. 한번 알아봐야겠네.”

평소에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문자가 왔다.

쌤 저는 다시는 상담프로그램 안 할 거예요. 그런 것 다시는 신청하지 마세요. 우리에게 묻지도 않고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손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 따르릉, . 한 번에 끊어져 버렸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행동에 화부터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이 녀석이 어떤 마음인지 살피기에 앞서 이런 행동에 화가 나서 다그치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을 것이다. 좋지 않은 얼굴빛을 먼저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은 미안하기도 하고, 무슨 오해가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먼저 앞선다.

문자를 보냈다.

무슨 일이야? 왜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니? 선생님이 놀랐다. 말하기 어려우면 메일로 보내줘

잠시 뒤

선생님 마음대로 상담 신청하신 것과 아까운 시간은 어떻게 하실 거죠? 하고 싶은 사람만 시키세요.’

 

‘**이 다른 계획이 있었는데, 샘이 그 시간을 막은 모양이네. 그럼 얘기를 미리 하지 그랬냐? 이야기했으면 들어줄 건데. 신청은 시간이 급하고 기회를 놓치기 아까워서 그랬다. 미안^^’

학급 누리집에 당번이 일지를 남겼다.

 

20101001

오늘은 금요일이라서 5교시 공부만 하고 마치지만, 상담 수업 때문에 6교시까지 하고 집으로 갔다. 오늘이 첫 상담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애들이 1교시를 더하고 가니 약간 짜증 나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상담 선생님이 오셔서 분위기 메이커를 해주셔서 분위기가 갑자기 좋아지는 듯했다. 그렇게 상담 선생님이 내주신 복사물을 다 완료하고, 선생님이 자기소개를 시켜서 애들의 소개를 들어본 뒤, 수업은 금세 끝나버렸다. 첫날이라서 그런지 애들은 아직까진 재밌어하진 않았지만, 상담선생님은 언젠간 재밌어 할 거라고 굳게 믿으시는 것 같았다

 

일지 밑으로 **가 댓글을 남겼다. 1020분쯤이다.

 

난 진짜 재미없었다. 선생님이 우리를 위해 신청한 의도는 좋은데 시간 낭비인 것 같다. 왠지 그 상담 선생님들에게 신뢰가 안 간다. 안 그래도 바쁜데 왜 그런 것까지 해서 시간을 더 낭비하는지 모르겠다. 난 그 상담 프로그램이 마음에 안 드니까 마음에 드는 아이들만 6교시에 하는 상담수업에 남았으면 좋겠다. 별로 하고 싶지도 않고, 고민도 없는 아이 괜히 남겨가지고 시간을 낭비하는 바보 같은 짓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억지로 하기 싫은 사람까지 시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말 고민이 있고, 묻고 싶은 게 있다면 직접 장유에 있는 임시로 머물고 있는 곳에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괜히 우리 학교까지 찾아와서 우리 기분을 나쁘게 해서 결국 돌아오는 건 상담 선생님들도 기분이 나빠질 것이다. 우리가 별로 대응하지 않으니 선생님들도 별로 안 좋아하실 것이다. 우리 3반이 아닌 2반에 가도 되는데 왜 하필 우리 반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1반이 반응이 좋아서 한 번 더 왔다면 1반에나 가지 왜 3반에 올까? 난 아무튼 상담 수업이고 상담선생님이 안 오셨으면 좋겠다.

 

나름대로 논리가 서 있다. 물어보지 않고 어른 마음대로 시킨 것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다. 또한, 상담에 대한 인상이 썩 좋지 않은 듯하다. 자기를 들어내는 것에 대한 불만도 가득하다. 상담이 고민이 있는 사람만 푸기도 있지만 자기 자신을 찾는 과정일 수도 있다. 문제가 있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내 속에 숨은 능력이나 다른 사람과 서로 마음을 나누며 느끼는 과정을 겪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하기도 하다. ‘상담을 보는 관점을 여러 가지였으면 한다.

그 밑으로 나도 댓글을 남겼다

 

상담은 자기 고민을 푸는 것도 있지만, 숨겨진 자기 장점이나 능력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또래끼리 다른 사람끼리 생각을 나누어서 자기의 소중함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지. 그런 경험을 자주 많이 하면서 우리가 공부를 왜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찾기도 해. 뻔히 아는 이야기고, 늘 하는 이야기지만 소개하는 것도 해마다 다를 수가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생각하고 고민하고 느끼는 것들이 함께 커가잖아. 그런 성장만큼 내 마음도 커가고 있지. 그런 마음을 서로 따뜻하게 이해하고 나누면 공부하는데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잘할 수 있겠다. 선생님은 믿는다. 그런 힘이 커야 제대로 공부하고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희에게 안 물어보고 정한 것을 사과한다. 왜 상담을 신청했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 것도 이 자리에서 사과를 할게. 따로 남아서 한 시간 더 하는 것도 사과할게. 선생님 나름 생각에서 좋은 기회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 부디 그런 마음 조금이나마 헤아려서 좋은 시간 보냈으면 해.

 

다음 날 아침, 평소보다 **가 늦게 왔다. 머리도 부석부석하다. 평소와 다른 없이 인사를 나누었다. 내 골마루 쪽으로 나가 연구실로 나가는 길에 창밖에서 보니 나를 쳐다보고 있다. 손짓으로 나와 보라고 하고, 연구실로 데리고 갔다.

 

그래, 어제 화가 많이 났지? 어제 그 시간에 다른 일이 있었느냐?”

다음 주 수학여행이라 어제 학원에서 당겨서 공부한다고 해서……

그럼 미리 이야기하지 그랬냐? 선생님이 상담한다고 2주 전부터 이야기했는데……

, 저는 그 상담이 부모님이 오셔서 하는 그런 상담인 줄 알았어요.”

그렇구나, 그래서 화가 나고 그 화를 그 시간에 이야기했네.”

.”

그럼, 어제 선생님이 문자도 보냈지만, 너희한테 물어보고 신청하지 않은 것은 사과할게.”

아니, 제가 잘못했어요. “

선생님은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하고 나서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할 것 같네. 어제 그런 말을 해버렸으니 다른 사람(또래 친구와 상담교사)은 무슨 생각이 들었겠니?”

황당했겠지요.”

그래, 버릇이 없다거나 건방지다는 말도 나오겠지.”

.”

지금 선생님하고는 오해를 푼 것 같은데 그 사람들에게 아직 풀지 못했잖아. 어떻게 할까?”

제가 사과할게요.”

선생님도 사과할게. 아침 시간에 친구한테 말해도 되겠지?”

아니,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사과할게요.”

아니, 선생님도 잘못했으니까 먼저 사과할게

선생님은 **가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 생각해. 공부도 잘하고 말이야.”

아니, 공부는 별로……

씩 웃음을 띤다.

훌륭한 사람도 실수해. 실수는 어쩔 수 없지만, 그 실수를 풀고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지. 또 다른 사람 오해를 푸는 노력이 필요해. 그래야 다른 사람이 나를 신뢰, 믿음을 갖는 것이야. 그런 사람이 더 훌륭한 사람이지. 네가 이렇게 생각하니 좋아. 친구들한테는 말하면 되고 상담 선생님한테는 어떻게 하지?”

제가 사과하겠습니다.”

그래 상담 선생님께 무슨 말이라도 하면 좋겠다.”

**과 함께 교실에 들어왔다.

조용히 앉히고 어제 있었던 일을 끄집어내고 **이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했다. 오해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화가 나면 누구나 실수한다. 인격, 인간성을 의심하거나 오해하지 말자는 것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는 오해하지 않도록 풀어야 한다. 가지고 있거나 묻어두면 다른 이가 내 인격을 오해한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라고 실수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 실수를 어떻게 인정하고 더 큰 오해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배움이다. 또한, 실천이기도 하다. 그것을 가르치고 싶다. 그런 사람을 되게 하고 싶다.

 

학급에서 이런 일을 푸는 과정이 아이도 나도 커가는 기쁨이다. 결과가 늦을 수도 있다. 이런 일을 덮거나 묻고 넘길 수 있지만 함께 머리를 맞대어 풀어보는 게 학급 살이가 아닌가 싶다.

학급에서 많은 일이 벌어진다, 내가 시키기도 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 그런 일들이 다 좋을 수 없다. 싫어도 참고 따르기도 하고, 좋지만 귀찮아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선생님 눈치를 보면 하기도 한다.

학급운영이라 아니라 학급 살이라고 말하는 것은 운영의 주체가 교사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살이는 함께 살아간다는 뜻이 담겨 있다.

 

어제오늘 진하게 살았다. 뜻있게 살았다. 미안하고, 화나고, 잠시 오해하고, 서운하고, 걱정되고, 진지하고, 안심되고, 시원하고 고맙고, 기쁘고, 뿌듯하고 힘이 생겼다. 살다 보면 좋은 감정에서 일이 생겨 나쁜 감정으로 끝맺기도 하지만, 좋지 않은 감정에서 시작하여 좋은 감정으로 해결될 때도 있다. 좋지 않은 감정에서 시작해서 좋지 않은 감정으로 남으면 늘 찝찝하고, 스트레스가 된다. 가장 좋은 것이 좋은 감정에서 좋은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좋겠지. 그것은 일이 아닌 추억쪽에 가깝겠다.

학교에서 가르침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품었다. 또한, 아이들이 익히는 배움이란 것도 무엇인가 되돌아보았다. 나에게 이번 일을 풀어가는 고정이 아깝지 않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도 아이도 함께 커가는 좋은 경험이었다.

나도 1센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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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땀샘 학급 살이 이야기는 새롭게 합니다.

이제 학급 아이들은 없지만 그동안 남겨둔 아이들 이야기로 다시 되돌아보고 이야기를 엮어 보도록 할 것입니다.

장학사라는 이름이 부담스럽게 아직 어색하지만 여전히 '선생님'이란 말이 참 좋습니다.

선생님으로 꾸준히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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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 2014.12.12.

실과일과 직업의 의미와 중요성 알기

진로에 대한 공부를 한다일과 직업의 중요성이다.

여섯 가지 일과 직업의 중요성이 나온다교과서에 그림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여섯 명 아이를 시켜서 쓰게 하고나서 하나씩 설명해 나갔다자아실현의 의미를 이해시키는데 시간이 필요했다까다롭고 추상적철학적이라서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 여러 가지 직업에 대해서는 모둠 토의를 해서 알아보기로 했다여섯 모둠으로 나눠 분류 기준에 따라 직업의 종류를 써보고 점검해 보았다.

일과 직업의 중요성 가운데 자기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손을 들게 해 보았다경제적 보상이 가장 많다사회봉사와 자아실현이 아무도 없었다서운하기도 씁쓸하기도 했다.

갖고 싶은 직업에는 문화예술언론 부분이다요즘 아이들 모습생각을 엿볼 수 있다가치를 아무리 강조했어도 경제와 미디어 매체에 크게 휘둘리는 것 같다.

중요성이나 직업에 대한 단순한 지식만 살펴보는데 거치지 않고 자기 생각친구들 생각을 알아보면 또 다른 재미와 관심생각할 거리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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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 2014.12.12.

실과, 일과 직업의 의미와 중요성 알기

진로에 대한 공부를 한다. 일과 직업의 중요성이다.

여섯 가지 일과 직업의 중요성이 나온다. 교과서에 그림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여섯 명 아이를 시켜서 쓰게 하고나서 하나씩 설명해 나갔다. 자아실현의 의미를 이해시키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까다롭고 추상적, 철학적이라서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 여러 가지 직업에 대해서는 모둠 토의를 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여섯 모둠으로 나눠 분류 기준에 따라 직업의 종류를 써보고 점검해 보았다.

일과 직업의 중요성 가운데 자기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손을 들게 해 보았다. 경제적 보상이 가장 많다. 사회봉사와 자아실현이 아무도 없었다. 서운하기도 씁쓸하기도 했다.

갖고 싶은 직업에는 문화, 예술, 언론 부분이다. 요즘 아이들 모습,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가치를 아무리 강조했어도 경제미디어 매체에 크게 휘둘리는 것 같다.

중요성이나 직업에 대한 단순한 지식만 살펴보는데 거치지 않고 자기 생각, 친구들 생각을 알아보면 또 다른 재미와 관심, 생각할 거리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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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 2014.12.10.

문집에 넣을 시화 만들기

오늘은 미술 시간에 문집에 넣을 시화 만들기를 했다해마다 하는 우리 반 학급 행사이기도 하다시를 한 편씩 뽑아 저번에 경남도민일보에 낸 시를 복사해 두었다한 편 미리 뽑아두어서 시 지도 시간은 번 셈이다.

작년에도 했던 과정을 A3 종이에 칼라 인쇄해서 과정을 칠판에 붙여두었다.

연필로 쓰고 진하게 볼펜이나 사인펜으로 쓰고그리고연필 자국을 지우는 과정이다.

 

1) 받침판 준비

밑에 깔아서 쓸 격자 판을 코팅해서 만들었다작년에는 코팅하지 않고 만들었다밑판 위에 종이를 대면 격자 모양이 보인다제목이름본문을 쓸 수 있도록 모양이 있으니 흐트러지지 않게 가지런히 글을 쓸 수 있다.

 

연필 글은 나중에 지우개로 지우니까 너무 진하게 쓰지 않는다글자 크기나 격자에 꽉 차도록 한다.


2) 진하게 쓰고연필 글씨 지우기

연필로 쓴 글을 사인펜이나 볼펜과 같은 것으로 진하게 뚜렷하게 쓰게 한다연필만으로 쓴 것은 스캔하면 희미하게 보이기도 하다격자에 맞춰 쓴 것은 자간이 일정해서 보기에도 안정적이다다 쓴 글에 연필로 쓴 글을 이제 지우면 된다.


3) 그림 그리기

그림 그릴 차례다먼저 처음 시 자료에 그림을 그린다새로 옮겨 쓴 종이에는 실수하면 다시 써야하기 때문이다준비한 시 자료에 그림을 뚜렷하게 그리고 그 위에 대로 또 베끼거나 보고 따라 그린다이때도 먼저 연필로 먼저 그리기를 한다.

글씨 쓰는 방법과 같이 진하게 그리고연필 자국은 지운다.


4) 완성정리스캔해서 모으기

완성한 작품은 파일로 끼워 놓는다글 쓰고 그림 그리면서 구겨진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끼워서 두꺼운 책을 덮어두면 펴진다그런 다음 스캔하면 깔끔하게 나온다.


해마다 시화 만들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 요령이 생겼다올해는 한두 시간 만에 금방 해결되었다칠판에 붙여둔 과정과 밑판에 깔 격자 판이 효과를 본 것 같다그리고 앞에 했던 아이들을 작품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확실한 감을 잡은 것도 도움이 되었다


 시화_만들기.pp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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